
납작납작하게 썰은 무
둥근 대소쿠리에 가지런하게 늘어놓고 나니
저만치 있던 가을 햇살이 쏟살 같이 달려온다.
썰 때도 늘어놓을 때도 마음은 이 자식 저 자식 밥상 위에 올라가 계셨다
쪼글쪼글해진 무말랭이 한 입 씹어보시더니
허기로 얼룩졌던 그 세월이 입안에 고여 있다 베어나 온 듯
잘근잘근 씹히는 먼 그리움의 맛이 새록새록 하신가보다.
그러면서도 당신 입맛이 자식 입맛이 아닐까 봐 끄덕해지는 무말랭이를
간밤에 몸 뒤척이듯 이리저리 뒤척거리며
서걱거리는 손바닥으로 달려온 햇살을 살갑게 어루만지신다
낡은 일기장을 펼치듯 거슬러간 시간은
사각알루미늄 도시락 이야기가 나왔고
도시락 반찬은 허다하게 오그락지였고
아직도 오그락지는 묵은 냄새가 베인 것 같아 달갑지 않다고
기어코 이야기해 버린 나는 여전히 철부지다
그러거나 말거나 납작하게 썰어 놓은 무는
가을 햇살을 몸속으로 부지런히 숨기고 숨기는 만큼 오그라들었다
지닌 사랑 깊어질수록 오그라드는 당신 모습 어머니처럼.
* 오그락지... 무말랭이를 깨끗이 씻어
말린 고춧잎과 찹쌀로 만든 풀에 갖은 양념을 섞어 버무린 밑반찬.
첫댓글 맛나겠습니다
저는 채썰어말려서 한답니다
모양은 칼잡이 맘.....이겠지요?
제 절친도 미국에 있는데
반가워요....^^
@이혜원(대구) ㅋㅋ 대구입니다
다음에 닉네임입니다
퀄트의하나의기법인데 볼티모어에서 시작했다는 하나의방법이랍니다
글도예쁘고 색깔도 이쁘고
맛도 좋아보입니다ㆍ
컴으로 사진 올리는게 익숙지가 않아
초보티가 많이 납니다만
예쁘게 보인다니 감사합니다..^^
오그락지.... 이름도 어찌 이리 이쁠가요~
맛있게 버무려놓은 오그락지가 절로 밥맛을 부르네요. 살포시 정도 부르는듯 하고요~ㅎㅎ
오그락지라는 사투리가
정감이 더 간다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저도 글로 쓰놓고 보니
참 예쁜 사투리라는게 실감이 나더라구요.
....감사합니다...^^
글솜씨가 뛰어나십니다
저도 오그락지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감성이 풍부하던 옛날에는
낙서 삼아 더러 남긴 글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 감성들도 고갈이 나버렸는지
영~~~ 기회가 오지 않더군요....^^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시네요~~오그락지도아주맛나게보입니다 ^^눈요기잘했습니다~
음식솜씨 신통찮고
사진올리기도 신통찮고
..그러다 쓰놓은 글을 겻들어 올렸더니
.....감사합니다....^^
아침에 음식 구경하러 왔다
덤으로 멋진 이야기체 시 한 편
감상했습니다.
햇살을 몸속으로 부지런히 숨기고 숨기며
오그라드는 무말랭이를 어머니에
비유하신 시구가 마음을 아릿하게
만드네요. '무말랭이'라는 표준어
보다는 '오그락지'라는 경상도 사투리가
음식 이미지에 더 맞는 것 같아요~ㅎ
솜씨꾼들이 많은 틈에
올리기가 망설어지던데
이런 과분한 칭찬에 .....
오그락지라는 사투리 덕을
제가 톡톡이 받는 기분....
감사합니다....^^
글솜씨가 아주 좋으십니다.
오그락지란 말은 첨 들어보고 무우말랭이 반찬이라고 하는데......
칭찬에 어떤 감사맘을 전해야 할지
옛날부터 쭉 이어 온
서민들 밑반찬이지요.
....감사합니다....^^
물말랭이가 추억과함께 양념과어울려 맛있는 요리가 되었네요~~^^*
어머니께서 전수해주신데로
모양만이라도 제대로 흉내내고 싶은
맘이네요.
그때의 엄마보다
더 많은 세월을 딛고 걸어가는 지금이지요
.....추억의 먹꺼리 오그락지지요...^^
맛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도독
오도독

수분만 날려서 무침해도 맛나지요 
*^

^*
소리까지 맛있는 무말랭이(오그락지)
누구나 다 좋아하는것 같아요.
채썰어 살짝
소리로만으로도
음식의 맛을 느끼는
오그락지라는 걸
오늘에야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군침도네요, 솜씨가 좋으시네요
맛있어 보여요
칭찬에 감사맘 보냅니다.....^^
음식보다 글솜씨에 반해서 댓글 달아봅니다.
맞아요. 오그락지.....숨긴 햇살만큼 오그라드는......
일상에서 묻어나는 일들을
유심히 바라다보면
참 아름다운 순간들이 많은것 같아요
... 그런 아름다운 맘으로 사는 분들이
많은 전음카페인것 같아요.....^^
멋진 작품이네요~
글도 오그락지도요~^^
멋지게 봐 주신 분도
엄청 멋있는 분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