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다.
자동화 공정과 대량생산 체계를 도입하면 주택건설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진다.
제조업의 역사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공사기간이 단축다면 노무비가 절감죌 가능성이 크다.
노무비는 재료비를 제외한 모든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주52시간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노동력 부족,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폭우, 미세먼지,
자재 수급문제, 공사지연 등 여러 요인으로 노무비가 오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혁신적인 해결책이 필수다.
모듈러주택은 OSC(Off-site Construction.탈현장) 공법을 활용해 공장에서 부재의 80% 이상을 사전제작한 후
현장에 운반해 설치하는 주택을 말한다.
건축의 많은 부분을 건설현장이 아닌 효율적 통제가 가능한 공장환경으로 전환함으로써 건축의 미래를 재편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국토교통부는 2030년까지 연간 3000가구의 공업화 주택을 공공발주할 계획이며 관련 제도 개선을 통해
민간의 기술개발을 유도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22가구의 모듈러주택을 완공했고
세종 6-3블록 UR1.2 프로젝트로 7층, 416가구가 현장에서 적층 중이다.
또 세종 5-1 생활권 12층. 450가구에 이어 경기 의왕 초평지구에 20층, 381가구 규모의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 건설을 추진한다.
모듈러주택 활성화 배경엔 주택 공급절벽, 노동력 감소, 안전사고 증가 등 사회환경의 변화가 있다.
모듈러 건축은 속도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비용절감은 여전히 논쟁거리다.
경영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19년 보고서에서 모듈러 건설이 20% 비용 절감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으나
국내 업계에선 일반주택 대비 공사비가 30%이상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공정자동화와 품질표준화를 통한 대량 생산과 탄소배출.폐기물.소음저감 효과를 고려한다면 가격인하 가능성은 충분하다.
모듈러의 장점을 살려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 추진돼야 하며 기술 고도화를 위한 R&D(연구.개발)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
이익이 없는 구조로는 도전을 계속하기 어렵다.
모듈라주택은 건물을 공장에서 대량생산한다는 점에서 '파괴적 혁신'의 성격을 지닌다.
모듈러주택이 주류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실천 방법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결국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질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술발전에 맞춰 시장을 조성하고 기업들이 그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세금감면, 기금지원 등 인센티브도 강화해야 한다.
모듈러주택은 주택문제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수요가에 대응하는 주택공급, 탈현장 건설방식의 발전, 산업의 융복합 및 자동화, 생산.소비의 공유화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비용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국민이 주거안정을 이뤄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속도감 있는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
이지은 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