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국가의 안전이 백성 개인의 안전보다 우선합니다. 개인보다는 다수가 중요하지요. 그런데 그 국가라는 테두리에 사실 국가보다는 제한된 권력의 이익이 숨어있다면 어쩌겠습니까? 소위 국가라는 거대 조직을 빌미로 사욕을 채우려는 의도가 숨기 쉽다는 말입니다. 그런 경우를 이야기의 소재로 하여 나온 영화나 드라마가 많습니다. 실제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기에 이야기도 만들어집니다. 아마도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들이 겉으로 나타난 경우보다 훨씬 많으리라 짐작합니다. 왜냐하면 그 권력의 소유자가 사실을 드러낼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국민은 그냥 모르고 넘어갑니다. 소위 어쩌다 들통이 나야 알게 됩니다.
개인정보 보안이 우선인가, 국가의 안보를 위해 개인의 정보를 비밀히 침투하여 사용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리 국가안보가 우선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생활을 함부로 침투해서 그 정보를 빼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소위 기본권 우선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래서 도청은 불법입니다. 그런데 국가권력은 안전을 빌미로 하여 마구잡이로 드나들며 개인의 생활을 침범합니다. 누가 뭐라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하기야 알 수가 없는 일입니다. 평범한 시민이 자기가 도청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찌 알겠습니까? 사실을 알고 나면 살고 싶은 마음까지도 달아날 것입니다. 24시간 감시당한다고 생각을 해보십시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니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칩니다.
그런데 그런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천지사방에 CCTV가 걸려있습니다. 물론 그 유용성을 인정합니다. 근래 범인 검거에 아주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나아가 범죄 예방에도 공이 크지요. 함부로 나쁜 짓을 하겠습니까? 누가 어디를 지나가는지, 무엇을 했는지, 누구와 만났는지 등등 다 나타납니다. 마음만 먹으면 한 사람의 삶을 다 따라갈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사람의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만 모릅니다. 때로는 도난방지를 목적으로 자기 집안에도 설치해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은 도적의 침입을 방지하는 목적이 있지만 어쩌면 스스로의 삶을 유출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해킹당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자연생태계를 녹화하려고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곳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더구나 유명인사가 살해를 당했습니다. 국가의 막강한 권력을 제한하기 위해 함부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을 반대하는 의원입니다. 그의 협조를 얻어 개인정보 수집활동을 가능하도록 하는 법률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기관의 고위인사가 있습니다. 어쩌면 국가의 안전을 위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자기 권력을 최대한 유지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듯합니다. 협력을 청했다가 만약 거부를 당한다면 그 뒤에 어떤 조처를 해야 할지도 미리 다 계산해두었습니다. 그래서 위장 사고를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그만 생태계 녹화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멀리서 감시하고 있던 요원이 그 카메라 필름을 수거하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가만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일을 추진했던 고위인사에게 보고하고 당장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필름을 수거해서 자기 사무실로 돌아와 확인한 평범한 이 사람은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미 사고사로 보도가 다 되었는데 사고가 아닌 것이 필름에 담겨 있으니 말입니다. 섬뜩 위험을 감지합니다. 만약을 위해 복사본을 만들어 가지고 피해 도망합니다. 그러나 막강 권력이 모든 힘과 수단을 동원하여 추적합니다. 역시 만약을 위해 다른 사람 선물보따리에 슬쩍 넣어버리고 도주합니다. 얼마 가지 못하여 사고로 죽음을 당합니다. 아무리 뒤져도 그 사람에게서 테이프를 찾지 못합니다.
사고(?)를 넘겨받은 변호사가 아무 것도 모르고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사실 마피아와 겨루고 있던 상태에서 엉뚱한 사고에 말려든 것인데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르고 쫓깁니다. 그래서 마피아가 복수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대처합니다. 차츰 이유를 깨닫게 됩니다. 마피아의 거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던 중간책과 연결이 되고 그와 더불어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함께 도망자가 되었으니 싫어도 협력해야 합니다. 그만한 실력자이지만 역시 권력에 대항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미 신상 털기로 모든 활동에 제약이 생깁니다. 그런 속에서 말 그대로 고군분투합니다. 중요한 증거물인 테이프까지 망가집니다. 삶을 망가뜨린 복수를 해주어야 하는데 증거물까지 날렸으니 어쩝니까?
아슬아슬 쫓아가지만 보면서도 속이 부글부글 끓습니다. 저렇게 권력을 사용(私用)하는 자들이 있으리라 생각하니 더욱 속이 뒤집힙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마음만 먹으면 우리는 모두 감시 속에 갇혀 살게 됩니다. 그러나 대화 속에서 나온 말이지만 ‘정부가 우리 집에 들어올 권리는 없어요,’ 하는 말처럼 되기를 원합니다. 과연 그 상태로 삶이 유지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언제 어떻게 끌려들어갈지 어찌 알겠습니까? 참으로 무섭습니다.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Enemy of the State)를 보았습니다. 쫄깃합니다. 1998년 작품이네요. 과연 누가 또는 무엇이 국가의 적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저도 몇번 본적이 있네요.....
감사합니다
복된 주말, 복된 한 달을 빕니다. 벌써 8월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