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일오버(failover)란 컴퓨터 서버, 시스템, 네트워크 등에서 이상이 생겼을 때 이와 동일한 다른 예비 시스템으로 자동적으로 전환하는 기능을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고장절환이다. 절환도 일본말 기리까에를 한자로 그대로 가져와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얼마전 카카오톡이 안돼서 이상했다. 그럴리가 없는데.... 처음엔 내 스마트폰이 고장 난 것으로 알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카카오 데어터센터에서 화재가 난 것이었다. 화재가 났으면 다른 시스템으로 절환해서 일반 국민들이 애로를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업의 책무이고 소비자에 대한 최소한의 에치켙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국민들에게 빨대만 꽂아 단물만 빨아먹고 그러한 백업장치는 하지 않았다.
요즘은 자율주행차에다 주율주행 선박까지 나왔다. 자동화 선박이 처음 나온 것은 1960년대말이었다.
당시 육상 경기가 좋으니까 유럽에서는 배를 탈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야간에는 당직을 서지 않는 기관실 무인화선이었다. 야간당직은 누구나 부담스럽다. 그래서 야간에는 기관실 당직을 서지 않고 대신에 기계가 사람 대신 감시를 하게 했다.
나는 수출선에서 70년대 후반에 기관실 무인화선을 탔었다. 낮에는 정비작업을 하고 오후네시부터 5시 사이에 기관선원 전원이 첵크리스트를 들고 기관실 전반을 돌면서 각기기 마다 정상 비정상을 첵크하여 모두 정상이면 기관제어를 브릿지로 옮기고 기관 무인운전에 들어갔다.
기관무인 운전에 들어가기 위해선 각기기마다 예비기기가 있어서 운전중인 기기가 고장나면 곧바로 예비기기로 대체 되도록 돼 있었다. 한참 잠들어 있을 야심한 밤에 기관실 이상상태 발생으로 알람부자가 울리면 당직기관사는 팬츠바람으로 기관실로 뛰어 내려가서 이상 발생 기기를 확인함과 동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한 다음 브릿지와 기관장에게 보고하고 복구가 된 후에는 다시 리세트 해놓고 기관실을 나온다.
당시에 제일 자주 알람이 울었던 기기는 연료유 청정기와 빌지 웰 하이알람이었다. 또 가끔 보조 보일러에서 불이 붙을 때 케이싱으로 가스가 새어나와 그 위 천정에 붙은 센서가 이온 감지기로 화재발생 경보를 울리는 것이었다. 초창기에는 평균 이틀만에 한번씩 야간중에 알람이 울어 차라리 당직을 서는 편이 낫다는 불평을 하기도 하였다.
선박자동화운전은 예비 기기가 반드시 설치돼 있어야 하므로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또 운용하는 사관들도 자동제어와 시퀜스화로 등을 잘 알고 고장발생시 고칠 수 있는 역량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기기뿐만 아니라 인적으로 백업 시스템이 잘 갖추어졌을 때 기관무인화 운전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를 보면 기본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돈벌이만 했던 모양이다. 이를 감시해야 하는 정부도 모르고 있다가 불이 나자 업체만 비난하기에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