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애민(愛民) 제4조 애상(哀喪)
6. 향승(鄕丞)이나 아전과 군교(軍校)가 상사(喪事)를 당했거나, 본인이 죽었거나 했을 때는, 마땅히 부의하고 조문하여 은정(恩情)을 남기도록 하여야 한다.
옛날에 조신(朝臣)이 상사를 당했을 때에는 임금이 반드시 몸소 조문하고, 그 소렴(小斂)(주1)도 보고, 그 대렴(大斂)(주2)을 보며, 염(斂)에는 수의(襚衣)를 보내 주고, 장사에는 폐백을 보내 주었다.
그 의의를 미루어 보면, 수령이 부하 관속들을 위해서도 의당 그와 같은 은정(恩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위령(魏令)(주3)에 이르기를,
“관장(官長)이 죽으면 아전들이 재최(齊衰)의 복을 입는다.”
하였고, 촉(蜀)나라의 초주(譙周)(주4)가 말하기를,
“임시로 참최(斬衰)(주5)의 복을 입었다가 새로 수령이 오면 벗는다.” - 《통전(通典)》에 나온다. -
하였는데, 후세에 이르러도 모두 재최복을 입는다.
장차 아랫사람들에게 복 입기를 요구하면서 어찌 위에서 은정을 베풀지 않아서 되겠는가?
무릇 아전이나 군교 중에서 당자가 죽었거나 혹은 부모의 상을 만났거나 했을 때는, 종이와 초〔燭〕를 부의하고 미음이나 죽을 쑤어다 주어 마시기를 권해야 한다. 그의 좌우에 있던 향관(鄕官)이 죽거나 혹 상사를 당해도 또한 이와 같이 해야 한다. 그들이 장례를 지내게 될 때에는 한 잔의 술과 두 접시의 안주로써 예리(禮吏)를 보내어 치전(致奠)하게 하는 것도 그만두어서는 안 될 일이다.
향교의 재임(齋任)(주6)으로서 내가 도임한 후에 공사(公事)를 집행하던 사람이면 또한 이와 같이 해 주어야 하고, 비록 외촌의 풍헌(風憲)(주7)이라도 여러 달 동안 공사를 집행하여 안면이 친숙한 처지라면 또한 같은 예로 해야 한다.
경내(境內)에 조관(朝官) 출신이거나, 효행과 재주가 있어 이미 추천된 사람과, 태학생(太學生) 혹은 문예(文藝)가 뛰어난 자로 자신이 죽었거나 상을 당한 자가 있으면 또한 이와 같이 해 주어야 한다.
시노(侍奴)와 문졸(門卒) 등 일체의 관속들에게는 모두 미음이나 죽으로써 위로함이 있어야 한다.
[역주]
[주-D001] 소렴(小斂) : 소렴은 염(斂)의 맨 첫 단계로 사람이 막 죽었을 때 그 시신(尸身)을 우선 옷과 이불로 싸는 것이다.
[주-D002] 대렴(大斂) : 대렴은 소렴을 한 다음 날 시신을 관(棺)에 넣는 의식이다.
[주-D003] 위령(魏令) : 위(魏)나라의 법령(法令)이라는 뜻인 듯하다.
[주-D004] 초주(譙周) : 삼국(三國) 시대 촉(蜀)나라 사람으로 자는 윤남(允南), 호는 복우자(伏愚子)이다. 경학(經學)에 정통하고, 천문(天文)에도 매우 밝았다. 작위가 광록대부(光祿大夫)에 이르고 양성정후(陽城亭侯)에 봉해졌다. 저서에 《법훈(法訓)》ㆍ《오경론(五經論)》ㆍ《고사고서(古史考書)》 등이 있다. 《三國志 卷42 譙周傳》
[주-D005] 참최(斬衰) : 오복(五服) 중 가장 무거운 복(服)으로, 거친 삼베로 짓되 아랫단을 꿰매지 않은 상복이다. 이는 외간상(外艱喪 아버지나 남편의 상)에만 입는다.
[주-D006] 재임(齋任) : 향교(鄕校)에서 숙식(宿食)하며 거기 일을 맡아보던 유생(儒生)이다. 곧 거재유생(居齋儒生)의 임원(任員)을 가리킨다.
[주-D007] 풍헌(風憲) : 조선 시대 향소직(鄕所職)의 하나로, 면(面)이나 이(里)의 일을 맡아보았다.
鄕丞吏校。有喪有死。宜致賻問。以存恩意。
古者。朝臣有喪。國君必躬弔之。視其小斂。視其大斂。斂有贈襚。葬有贈幣。推其義也。守令爲官吏。宜亦有恩。魏令曰。官長卒。吏屬齊衰。蜀譙周曰。權假斬衰。代至而除。見通典。 以至後世。亦皆齊衰。將責下報。可無上施。凡吏校身死。或遭其父母之喪者。宜以紙燭致賻。饘粥勸飮。鄕官曾在左右者。或死或喪。宜亦如之。至其葬也。以一盞之酒。二豆之肴。遣禮吏致奠。未可已也。
〇鄕校齋任。其我來後行公者。宜亦如之。雖外村風憲。其累月行公。顔面親熟者。亦宜一例。
〇境內。有朝官出身及孝行才諝。曾經薦報及太學生。或文藝超等者。宜亦如之。
〇侍奴門卒。一應官屬。皆宜有饘粥之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