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호의 편지가 왔습니다!!
2통인데 하나는 저한테 온거구 한통은 동아리 이름으로 왔네여!!
여러분들 꼭 근호에게 편지를 써 줍시다!!
주소:충남 공주시 반포면 국곡리 사서함 119-14
32사단 신병교육대 1중대 2소대 40번
훈련병 유근호(꼭 유로 쓰라네여!! 류 말고요!!)
우편번호 314-929
=======================================================
Splash 여러분께....
일단 저보다 낮은 사람들은 없으니깐, 존대말로 쭉 쓸께요.
00' first 군바리 근호랍니다. 모두 잘 지내고 계시는지 궁금하군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곳 32사단 신병교육대에 들어온지도 벌써 보름이 되어가네요.
생각보다 낯설은 군대생활이지만 나름대로 적응 잘 하면서 열심히 생활한답니다.
옆 전우들도 좋은애들이구, 다른 신교대에 비해 이곳이 좀 편한 편이랍니다.
과거의 자유로운 생활은 전혀 할 수가 없지만 이곳에서 느끼는 또 다른 즐거움들이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겨지고 있답니다.
벌써 2주차 훈련인데, 이번 기수는 모두 32사단 자체충당요원으로 충청남도나 대전쪽에서 근무하고 일부 몇명은 전경으로 빠진다고 하네요.
참, 짧게 자른 머리를 못 보여드리고 왔네요.
하긴 전 입영일날 아침에 잘랐거든요. 나중에 보시면 되겠죠 뭐.
왠지 중학교 새로 들어갈때 머리 잘랐던 그 모습과 흡사하네요.^^
언제나 토요일이면 꼭 볼링장에 나가서 볼링을 치곤 했는데,
이곳에서 주말은 토요일에는 오전훈련, 일요일에는 종교행사로 몸은 조금 편하답니다. 지난 주말에 처음 편지 쓸 시간을 주었는데,
여자친구가 없다보니, 가족에게 제일 먼저 쓰는데....
10장이나 썼답니다. 왜 그리도 할말이 많던지...
그리고 이곳에서 뭐하다가 부모님 생각만 나면 왠지 모르게 눈물이 핑 돈답니다.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이해하시겠죠?
암튼 뭘하고 지내시는지 궁금하네요.
99',00' 한테는 가기전에 연락을 했었는데, 예비역 형들에게 연락 못 드려서 죄송하구요.
참, 저 3月 10日이 퇴소일이랍니다. 지금은 전우들과 퇴소일만을 손꼽아 기다리면 매일매일 훈련을 받고 있답니다.
군대 안 가는(?) 몇몇 사람들에게 꼭 가라고 권유해쥬고 싶네요.
누구라고는 밝히지 않겠슴다. 아는 분들은 다 아시겠죠? ^^;
군대라는게 남자로 태어났다면 왔다갈만한 좋은 곳인것 같습니다.
항상 배고파하고, 간식도 없구 밥먹고 뒤돌면 배고프고.... 그렇긴하지만....
사람들이군바리를 싫어하는 이유를 여기와서 알았습니다. 생각보다 잘 씻지 못하고 빨래도 자주 못하니.. 냄새가 이렇게 심해서야 -.-;
편지가 끊겼네요. 시간이 자주 나지 않아 이틀째 쓰는 거랍니다.
오늘에서야 주소가 도착했답니다. 원래 편지 안쓸려고 했는데,
여기오니까 별루 생각나는게 없어 동기들 따라 편지 쓰기를 시작했답니다.
주소를 하나도 안가져와서 고민했는데, 누나가 노트북에 정리해 놓은거 보내주어서 오늘부터 열심히 쓸것입니다. 음하하하
대보름이 지났지만 아직도 밝은 달이 훤히 비추네요.
내일이면 벌써 토요일이네요. 볼링장에서 다들 모이시겠죠?
내일은 눈치우기 싫은데.... 계속 눈이 와서요. 낮에 훈련중에도 눈이 내렸답니다.
이제 3주차 훈련이 시작되기전 주말이 되는군요.
다들 몸 건강히 지내시구요. 다음에 또 편지 드리겠습니다.
이왕이면 답장도 좀 많이 보내주세요.
편지 한 통 받는 행복이 이곳에서는 너무나 크니까요.
모두들 안녕히 계셔요.
2001. 2. 9.
00' 근호
p.s 꼭 '유'자로 쓰시구요. 입대전 몇몇 사람들이 편지 보내준다고 하던데...^^
기다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