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짐을 꾸려서 집을 나섰다. 아장아장 걸어 다니던 다섯 살 시절에 시도했던 여행만큼이나 바보스럽기 짝이 없고, 결국 헛수고가 될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던 여행을 하기 위해서. 에릭 호퍼는 이런 말을 했다. ‘행복 탐색이야말로 불행의 중요 원인 중 하나다.’ 그건 괜찮다. 난 이미 불행하니까. 밑져야 본전이다.”
“그는 행복의 파랑새를 잡았을까? 아니면 실컷 헛수고만 했을까?”
삐딱하고 불평 많은 여행자가 만난 행복에 관한 작지만 큰 진실들
에릭 와이너의 첫 번째 목적지는 네덜란드다. 그는 행복 연구의 대부이며 ‘세계 행복 데이터베이스’를 연구하는 루트 벤호벤 교수를 만난다. 벤호벤 교수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에 관해,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에 관해 인류가 아는 모든 지식을 총망라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말한다.
“외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보다 행복하다. 낙천적인 사람이 비관적인 사람보다 행복하다. 기혼자가 독신자보다 행복하지만, 자녀가 있는 사람이 자녀가 없는 부부보다 더 행복한 것은 아니다. (...) 종교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다. (...) 사람들은 직장으로 출근할 때 가장 불행하다. 바쁜 사람은 할 일이 너무 없는 사람보다 행복하다. 부자는 가난한 사람보다 행복하지만 그 차이가 아주 근소하다.”
하지만 에릭 와이너는 데이터가 제시하는 행복의 기준이나 연구 결과를 기준 삼아 결혼은 하되 아이를 낳지 않고, 교회를 열심히 나가고, 박사 학위를 그만두는 식으로 해답을 내는 게 무의미하다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그는 길을 떠난다.
경제 수준과 더불어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스위스. 국가가 직접 나서 ‘국민행복지수’라는 지표를 만들어 국민 행복 총량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펴는 부탄. 돈이 엄청나게 많아서 국민의 세금 없이도 잘 돌아가는 카타르. 실패가 권장되는 나라 아이슬란드. 불행의 시작은 시기심과 비교에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몰도바. 모순덩어리 인도. 불행한 마을을 대상으로 행복 증진 프로그램을 시행한 영국. 그리고 에릭 와이너 자신의 집인 미국까지.
이 책의 특별하고 재밌는 포인트는 에릭 와이너가 발견한 작은 진실에 있다. ‘그곳에 살면 행복이 저절로 찾아올까’ 궁금해하며 여행한 그가 발견한 것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나 외형적인 ‘행복의 조건’이 아니라 각 나라, 문화, 사람들이 보여준 ‘행복의 다양한 얼굴들’이었다는 점이다.
2021 베스트셀러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의 대표작
“팬데믹 한가운데, 더욱 소중하게 와닿는 진짜 행복 이야기”
《행복의 지도》는 2021년 출간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저자 에릭 와이너의 대표작으로, 2008년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워싱턴포스트〉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이후 세계 20여 개국에 번역·출간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고, 2008년 한국에서도 출간돼 저자에게 큰 명성을 안겨줬다. 그는 이 책 출간과 함께 “빌 브라이슨의 유머와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이 만났다”는 평을 들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논픽션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2008년 출간한 책을 번역 수정과 교정 후 2021년 한국어판 저자 서문을 추가하여 재출간했다. 아래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보내는 저자 서문 중 한 대목이다.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는 견딜 수 없는 일을 견뎌왔다.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연결되어 있는데, 저 비열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런 상호연결을 잔인할 만큼 효율적으로 이용해서 비행기와 크루즈선, 사랑하는 사람의 입술에 몰래 숨어 돌아다녔다. 지구촌이 죽음의 함정이 되었다. 그래도 우리는 버텼다. 무엇을, 무엇을 위해서? 행복을 찾기 위해서. 공허한 미소를 띤 스마일 상징 같은 행복이 아니라, 그보다 심오한 행복, 진짜 행복을 찾기 위해서.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아 돈키호테 같은 여행길에 나선 뒤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하지만 또한 전혀 바뀌지 않았다. 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아이슬란드는 엄청난 경제적 붕괴를 겪었는데도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곳 중 하나다. 태국은 쿠데타를 비롯한 여러 정치적 격변을 겪었는데도 국민들은 항상 ‘사눅’, 즉 재미를 위한 시간과 미소를 지을 시간을 찾아낸다(그들은 미소의 마에스트로다). 히말라야의 나라 부탄은 국민행복지수 정책을 계속 세련되게 다듬고 있다. 이미 말했듯이, 행복은 튼튼하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중에서)
희망은 모든 사람이 마지막에 의지할 수 있는 닻이다.희망이 무너지면 엄청난 슬픔이 그 뒤를 따르는데,그 슬픔은 죽음과 거의 맞먹는다.
마하바라타
우리가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딱 세 가지밖에 없다.
긍정적인 감정(좋은 기분)을 증가시키는 것.
부정적인 감정 (나쁜 기분) 을 감소시키는 것,아니면 화제를 바꾸는 것.
이 세번째 방법을 우리는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심리학에서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지만,때로는 광대를 동원하거나 웃음을 터뜨리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행복해지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해도 괜찮습니다.그 사람들은 의미 있는 삶을 원하는 거니까요.의미있는 삶과 행복한 삶이 항상 같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