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然과 人生을 노래한 고시조
江山 죠흔 景을 힘센이 닷톨 양이면,
내 힘과 내 분으로 어이하여 엇들쏜이
眞實로 금하리 업쓸씌 나도 두고 논이노라.
-김천택 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싶은 깊은 열망을 나타냄
白鷗야 말 물어 보자 놀라지 말아스라
名區勝地(명구승지)를 어디 어디 보았는다
날다려 자세히 일러든 너와 내게 누가 놀리라
-김천택 作
**갈매기에게 산수 경치 좋은 곳을 묻는 작가의 심경은, 자연 속에서 자연의 경관을 완상玩賞하며
유유자적하려는, 자연과의 화합과 몰입을 희구希求하는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음
잔 들고 혼자 안자 먼 뫼를 바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러하랴
말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하노라
-윤선도 作
**山中新曲(산중신곡) 가운데 6수로 된 연시조 ‘漫興(만흥)’ 중의 셋째 수이다. 인간과 교섭을 끊고
먼 산의 경치를 바라보면서 혼자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문득 마음 속에 박혀 오는 산의 모습, 웅장
함이여, 태연 자약함이여, 세상의 무엇보다도 미덥고 반가운 모습, 말없는 말을, 웃음 없는 웃음을
이심전심으로 느끼면서 황홀한 기쁨에 젖는다. 때로는 사람이 그립기도 하고 친구가 찾아오면
좋으려니 하는 막연한 생각도 가져 보지만, 이제 산보다 더 좋은 친구가 없다. 자연에 몰입되어
無我境(무아경)에 든 산같이 의연한 고산의 고고한 모습을 그려 볼 수 있음
盤中(반중) 조홍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柚子(유자)ㅣ 안이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는
품어 가 반기리 업슬세 글노 설워하나이다.
-박인로 作
**한음 이덕형으로부터 감을 대접받고 느낀 바 있어 지었다는 이 작품은 ‘早紅柿歌’라고 널리 알려져
있는 효를 주제로 한 작품. 그러나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고 그것을 갖다 드리지 못함을 서러워한다는
것은 평소에 효심이 두텁지 않고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 노계가 감을 보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고
서러워한 것은 그의 충효로 일관된 진실한 삶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음
漁父四時詞(어부사시사) -윤선도 作
우는 거시 벅구기가. 프른 거시 버들숩가
이어라, 이어라
漁村어촌 두어 집이 내속의 나락들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말가한 기픈 소희 온갇 고기 뛰노나다. <春詞>
**우는 것이 뻐꾸기인가? 푸른 것이 버들 숲인가? 노 저어라, 노 저어라. 어촌의 두어 집이 안개
속에 들락날락하는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맑고도 깊은 못에서 온갖 고기가 뛰논다‘
년닙희 밥 싸 두고 반찬으란 쟝만 마라.
닫 드러라, 닫 드러라.
靑篛笠(청약립)은 써 잇노라, 綠簑衣 가져오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심한 白鷗백구는 내 좃는가, 제 좃는가 <夏詞>
**연잎에 밥을 싸서 준비하고 반찬일랑 장만하지 마라. 닻 들어라, 닻 들어라. 청약립은 이미 써
있노라, 도롱이 가져오느냐.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무심한 갈매기는 내가 저를 좇는 것인가,
제가 나를 좇는 것인가.
그려기 떳는 밧긔 못 보던 뫼 뵈는고야.
이어라, 이어라
낙시질도 하려니와 취한 거시 이 흥이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석양이 눈부시니 천산이 錦繡(금수)ㅣ로다. <秋詞>
**기러기 날아가는 저 멀리에 지금까지 육지에서는 보지 못했던 산이 새삼스레 드러나 보이는구나.
노 저어라, 노 저어라. 낚시질도 즐기려니와 자연에 마음 쏠리는 것이 이 또한 즐거움이다.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석양이 눈부시게 빛나니 모든 산이 수놓은 비단같이 아름답구나.
여튼 갣 고기들히 먼 소해 다 갇나니
돋 다라라라, 돋 다라라.
져근덛 날 됴흔 제 바탕의 나가 보쟈.
지국총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밋기 곧다오면 굴근 고기 믄다한다 <冬詞>
**물이 얕은 갯가의 고기들이 겨울이 되어 수온이 낮아져 따뜻한 먼 못으로 몰려 갔으니, 돛 달아라.
돛 달아라, 잠깐 동안 날씨가 좋을 때 일터(어장)에 나가 보자.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미끼가 좋으면
씨알 굵은 물고기가 문다고 하더라.
어부사시사는 효종 4년(1653년) 작가가 67세 이후 전남 보길도의 芙蓉洞부용동에 은거하면서 지은 것으로,
춘하추동 네 계절을 각각 10수씩 읊은 40수로 된 연시조이다. 고려 때부터 전하여 온 漁父詞어부사를, 명종
때 이현보가 漁父詞어부사 9장으로 개작하였고, 이것을 다시 윤선도가 후렴구만 그대로 넣어 40수로 고친
것임
陶山十二曲(도산십이곡)
이런들 엇다하며 뎌런들 엇다하료
草野愚生(초야우생)이 이러타 엇다하료
하물며 泉石膏肓(천석고황)을 고텨 므슴하료 <1곡>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랴? 시골에 파묻혀 있는 어리석고 못생긴 사람이 이렇게 산다고 해서
어떠랴? 더구나 자연을 버리고는 살 수 없는 이 버릇을 억지로 고쳐서 무엇하랴?
古人도 날 몯 보고 나도 古人 몯뵈
고인을 못 봐도 녀던 길 알 잇
녀던 길 알 잇거든 아니 녀고 엇뎔고 <9곡>
☞옛적의 훌륭한 어른도 지금의 나를 보지 못하고, 나 역시 옛적의 그 분들을 보지 못하네. 그러나, 옛날의
어른들은 보지는 못하더라도 그 분들이 행하던 길(학문의 길)은 지금도 우리 앞에 가르침으로 남아 있네.
그렇듯 옛적의 훌륭한 어른들이 실천한 올바른 길이 우리 앞에 있는데야 그 길의, 그 올바른 도리를 따르지
않고서 어찌 할 것인가?
옛 성현군자들이 행하던 人倫大道를 오늘날의 우리들도 실천궁행하여야 함을 주장한 노래임.
當時에 녀든 길흘 몃해 바려 두고
어듸가 다니다가 이제사 도라온고
이제나 도라오나니 년듸말마로리 <10곡>
**그 때 뜻을 세우고 학문과 수양에 힘쓰던 길을 몇 해씩이나 버려두고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다가
이제야 돌아왔는가? 이제라도 돌아왔으니 다시는 다른 곳에 마음을 두지 말고 옛날에 하던 학문
수양을 하리라.
․어듸가 다니다가-그 동안 벼슬살이 한 것
․년듸 말 마로리-앞으로는 책만 읽으며 지내겠다는 것
靑山이 엇뎨하야 萬古애 프르르며
流水는 엇뎨하야 晝夜애 긋디 아니하는고
우리도 그치디 마라 萬古常靑 호리라 <11곡>
**푸른 산은 어찌하여 영원히 푸르르며, 흐르는 물은 또 어찌 하여 밤낮으로 그치지 않고 흐르는가?
우리도 저 물같이 그치는 일이 없이 저 산같이 언제까지나 푸르게 살리라.
청산도 영원하고 유수도 영원한데, 우리 인생은 왜 순간자에 지나지 않는가? 그렇다고 탄식만 할 것이
아니라 萬古常靑 하도록 힘쓰자는 것이다. 그럼 그 길은 무엇인가? 학문 수양을 하여 凡俗(범속)하지
않은 사람으로 옛 성현과 같이 후세에 이름을 남기면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愚夫도 알며 하거니 긔 아니 쉬운가
成人도 몯다 하시니 긔 아니 어려운가
쉽거니 어렵거낫 듕에 늙는 주를 몰래라 <12곡>
**어리석은 사람도 알아서 행하니 그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 그러나, 성인도 다하지 못하는 법이니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이렇게 쉽고도 어려운 것이 학문이기는 하지만, 쉽든 어렵든 간에 학문을
닦는 생활 속에 늙어가는 줄을 모르겠다. 학문이란 어떤 사람도 할 수 있는 쉬운 것인 동시에, 아직껏
어떤 사람도 다하지 못한 것이 또한 학문의 길이다. 그러므로 그저 닦고 닦을 뿐인 것이다. 여기에서
학문에 임하는 퇴계의 정신 자세를 엿볼 수 있다. 학문이란 취직의 도구도 아니요, 명예를 이룩하기
위한 방편도 아니다. 학문 그 자체가 학문의 목적임을 퇴계는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 ‘도산십이곡’에 대하여
도산십이곡은 작가가 65세 때 지은 것으로 그의 원숙한 정신적 기록이다. 작가가 경북 안동에 있는
兎溪(토계)에 물러가 陶山書院을 세우고 후진을 양성할 때에 理學(이학)을 닦는 心志와 정서를 노래한
것이다. 주자의 無夷精舍(무이정사)를 본받아 천석고황과 강학과 사색으로 나날을 보내던 그의 생활상이
잘 나타나 있다.
도산십이곡은 ‘전 6곡’과 ‘후 6곡’으로 나뉘어 있는데, 전자는 ‘言志’라 하여 사물에 접하는 감흥을 읊은
것이고, 후자는 ‘言學’이라 하여 학문과 수양에 임하는 심지를 노래하였다.
첫댓글 자연과 인생을 노래한 고시조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이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