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뭐하러 대통령 합니까?>
230731_제140차 최고위원회 회의
정청래 최고위원: 책임이란 무엇인가.
책임지는 윗선은 없고,
윗선은 아랫선의 책임만 묻고 있습니다.
네이버 검색에 따르면 ‘책임’이란 ‘어떤 일에 관련되어 그 결과에 대하여 지는 의무나 부담. 또는 그 결과로 받는 제재’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무조정실은 오송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하여 충북경찰청‧청주시 등 5개 기관 공직자 34명과 공사현장 관계자 총 36명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했고, 과실이 드러난 공직자 63명을 징계 조치 하겠답니다.
무한책임이 있는 충북지사나 청주시장은 수사나 징계 대상에서 빠져있습니다. 윗선은 권한만 있고 책임으로부터는 해방된 겁니까? 전쟁에서 참패한 지휘관‧사령관은 책임이 없고, 병사만 책임지는 꼴입니다.
이태원 참사 때도 재난의 최종 책임자 윤석열 대통령은 제대로 된 사과나 책임지는 자세가 없었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멀쩡하게 금의환향했고, 경찰청장도 번쩍이는 계급장의 경찰청장 옷을 입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수법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적용된 겁니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는데, 아랫물만 억울하게 됐습니다.
김영환 충북지사 땅 건너편 공사를 발주한 공무원을 직위 해제할 모양입니다.
오송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다음 날 16일, 그것도 일요일 이상한 공사 발주를 했는데 결국 각종 의혹만 남기고 담당 공무원에게만 책임을 넘기는 형국입니다.
18일 사후결제가 드러나면서 절차위반이 그 사유라는데 아무래도 찜찜합니다. 꼬리 자르다가 꼬리 밟히는 법입니다. 참 이상합니다. 정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한겨레 단독 “‘해결사’ 양평군 국장, 승진 직후 양평고속도로 변경안 결재” 제하의 기사를 보면, 이 국장은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받는 중이었는데도 국민의힘 소속 양평군수가 취임한 지 6일 만에 원포인트 승진했고, 도로국장 승진 후 김건희 일가 땅 특혜 의혹이 불거진 강상면 병산리 종점안 등 세 가지 노선안을 결재한 장본인이라는 겁니다.
윗물이 아랫물을 봐준 겁니까? 아랫물이 역류한 겁니까? 아니면 꼬리가 몸통을 흔든 겁니까? 어떤 공무원은 윗선은 빼고 수사 대상자가 되고, 어떤 공무원은 수사 중인데도 승진을 합니다.
누구는 흙수저 공무원이고 누구는 금수저 공무원입니까? 이래서야 공직기강이 바로 서겠습니까? 뒷배에 따라 공무원도 승진과 징계가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겁니까?
극우 유튜버 김영호 통일부 장관 임명, 언론탄압 대명사 이동관 방통위원장 지명, 이런 사람들 밑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은 또 어떤 정신적 고통을 당할지 참으로 걱정됩니다.
정무직 공직자, 선출직 공무원들, 어공들이 권한만 있고 책임은 지지 않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이름도 빛도 없이 묵묵히 일했던 늘공들만 희생되어야 합니까? 윤석열 검사독재정권 치하 공무원들이 참 불쌍합니다.
사람이 수십 명, 수백 명 죽어 나가도 책임지는 장관이 없고, 대통령은 제대로 된 사과도 없고, 책임지지도 않습니다. 아랫선 꼬리 자르다가 윗선 꼬리 잡히게 되어 있습니다. 언젠가 반드시 외상값을 계산하게 될 날이 있을 겁니다.
임진왜란 때 비겁한 선조는 의주로 도망치고도 조선의 남해에서 23전 23승을 거둔 이순신 장군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두 번이나 파직했습니다.
나라는 임금이, 대통령이 지키는 것 같지만 결국 백성이, 국민들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나라를 지킵니다. 못된 군주는 결국 백성들이 들고일어나 그 책임을 묻고 권한을 회수합니다. 그것이 역사의 교훈입니다.
대통령은 국정 최고 책임자입니다. 책임지지 않고 아랫사람들에게 책임만 묻는 대통령, 이러려고 대통령 했습니까? 이럴거면 뭐하러 대통령 합니까?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