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이란 돈을 뇌물이 아닌 퇴직금으로 받는 세상이 난 지금 살고 있다. 70조 넘는 멀쩡한 외환은행을 부실로 몰아 자격도 되지 않는 론스타에 헐값으로 팔아먹은 인간들이 아직 우리나라 재무를 맡고 있다. 구석구석 마피아들 천국이다. 자신들의 이권을 지키고자 서로를 견제하고, 헐뜯고, 거래한다. 그러나 마나 난 그들이 입만 떼면 위한다는 국민의 한 사람이자 오른 가스비, 전기세에 놀라서 가슴 졸이는 소위 가축처럼 ‘개, 돼지’로 분류되는 소시민 중의 하나로 눈칫밥이나 먹고 산다. 그런 쪼잔한 인간이 그리운 사람이 하나 있다.
제5공화국이라 함은 전두환 정권을 말한다. 대한민국 유명한 점쟁이들을 다 붙잡아 족쳐서 대한민국 대통령은 ‘전두환’이라고 말하게 만든 대단한 정권이다. 누구 아이디어인지 정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아싸리’하다. 아싸리는 일본말이니 우리말로 ‘산뜻하다’로 표현하기엔 단어가 아까울 정도다. 그 5공화국에서 전두환 정권의 치적으로 꼽히는 게 있다. 바로 ‘물가안정’이다. 요즘처럼 대충 ‘무대뽀’로 물가를 잡은 것도 아니다.
전두환 대통령이 경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었던 사람이 아니다. 정말 운 좋게 그는 사람을 잘 만났다. 김재익. 그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오늘날 보수 우익의 뿌리를 생산한 전두환 정권은 놀랍게도 경제에서만큼은 역대 그 어떤 정권보다도 좌파적 입장을 취했으며, 빈부 격차를 최소화하며 가장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 말기. 권력은 썩을 대로 썩어 누가 먼저 해 먹는가 경쟁을 벌일 시기에 노동자들의 불만은 최악을 치닫고 있었고 성장지향정책은 대기업 배만 불려 놓았으며 급속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 상황에서 갑자기 등장한 전두환은 경제에 대해 너무도 몰랐다. 당연히 모를 수밖에. 그는 정치인도 경제학자도 아닌 군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당시 좀 깨어 있었던 사람들은 전두환을 아주 무식한 백정으로 취급하였고 학생들은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 그런 전두환 밑에 김재익 교수가 들어간다. 학생들은 권력에 미쳐 날뛰는 어용교수라 치부하였다.
그러나 상락 김씨 집안의 인물, 그가 있었기에 우리나라로서는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었는지. 경제의 개방화와 국제화는 결국 독재체제를 어렵게 하고 시장경제가 자리를 잡으면 정치의 민주화는 자연히 따라온다고 그는 학생들을 설득했다. 그리고 전두환 대통령에게 “당신 하라는 대로 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내게 모든 전권을 주겠는가.” 했고 경제에 대해선 도통 무식했던 전두환은 그에게 시원하게 한마디 한다.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
개방경제정책, 대기업 독과점을 막기 위한 공정거래제도, 중소기업 육성정책, 벤처기업 육성정책, IT산업 육성, 동북아 허브 경제론, 금융실명제. 그의 정책이 꽃을 피운 것은 그가 죽고 난 뒤 하나둘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옷장에서 나온 수천 통의 이력서는 그의 어머니의 꼬장꼬장한 성품을 말해준다. 그런 어머니 밑에서 큰 김재익의 성품 또한 만만찮았다. 정말 친한 사람이 그에게 인사청탁을 하였는데 그는 이 한마디로 거절했다고 한다.
“당신의 그따위 접근 자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바로 그런 자세 때문에 일자리를 알아봐 줄 수 없겠다.”
그는 45세의 젊은 나이로 아웅산에서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만약 그가 살아 있었더라면 우리나라는 더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었을지도 모르겠다. 그가 그립다. 많이 어려운 이때, 우리는 또 하나의 젊은 영웅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싸움박질이나 하는 이상한 인간들에게 정말 신물이 난다. 붕어빵 하나에 천 원씩이나 한다. 이노무 시키들아.
첫댓글
저도 살다 보면, 그리운 사람이 더러 떠오릅니다.
그분은 훌륭했다고....
생각이 있는 작품 감사합니다.^^
우리 삼촌 이름하고 같네요 ㅎ
여하튼 경제대국으로 부강해져서 국민이 행복하길 빌어봅니다 고물가 시대에 냉파로 버팁니다
냉장고 파먹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