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일기올려놓았던 것처럼 시작은 아주 조용했고 평온했습니다. 그러나 발걸음이 점점 16황포포구 선착장(푸동 동방명주가 강사이로 직선으로 보이는)에 가까와지면서 사람들 숫자가 거대한 인파로 바뀌어갑니다. 관광객과 현지 나들이객들이 뒤섞여 원래 북적이던 곳이었던 듯 한데 주말까지 겹쳐 그야말로 인산인해 지경이 도를 넘습니다.
이 많은 인구를 수용할 화장실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니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16포구부터 푸동신구로 넘어가기 위한 몇 개의 포구 주변의 화장실은 줄이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여자화장실은 훨씬 심해서 준이 뒤로 서있는 여자들의 줄은 밖에까지도 길게 나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사진도 찍고 이리저리 거닐다 겨우 식당 하나 발견해서 점심도 해결합니다. 마치 여의도와 강남역 일대의 빌딩을 모아놓은 듯한 거리풍경에 노점상, 식당 그리고 다양한 상점이 아예 빠져버린 딱 그 분위기! 그러니 거대한 건물들은 거리 곳곳 가득하지만 그저 건물일 뿐 생활모습은 아예 배제되어 있습니다. 어찌 그리 식당 자체가 아예 없는지... 예전의 수두룩하던 노점식당들이 그립습니다.
황포강을 건너 푸동신구로 건너가는 방법은 배를 타던지 비싼 해저터널 열차를 타야하는데 넘어가는 기점마다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 관광버스를 타고 여기저기 둘러봅니다. 제가 이어폰을 끼고 설명을 들으니 태균이도 똑같이 이어폰을 끼고 있습니다. 뭐든지 엄마하는대로 해보곤 합니다.
이미 만보를 걸었으니 피곤하기도 하고 여독과 일상의 피곤함이 가득한 얼굴이 태균이가 찍어준 사진 속에 있습니다. 이미 한국 이상으로 상승된 물가하며 모든 명소에 붙여진 엄청난 입장료 가격들이 유럽박물관이나 미술관과는 비교가 안됩니다. 영국 박물관과 미술관은 입장료가 무료이기까지 하니 과거유산의 기념관과 현대 최첨단 문물로 박제한 화려한 볼거리 집합소 차이는 이렇게 현격합니다.
그러니 입장을 하려는 인구들과 입장은 안하고 밖에서 대기하거나 그냥 주저앉아있는 인구도 너무 많아서 극치의 혼잡은 상하이의 도심의 특징인 듯합니다. 그렇게 졸기도 하고 자기도 하면서 달리는 것보다 서있거나 도로에 정체되어 있는 시간이 더 많은 관광버스에서 오후 시간을 보냅니다. 수시로 시끄럽게 떠드는 중국인들의 높은 목청은 양념일 뿐, 2층 버스에서도 위험하게 자리이탈을 하고 버스가 달리는 중에도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아이들을 제지하지 않는 분위기도 낯설지 않습니다.
일단 중요지점들은 평일에 다시 시도하기로 하고 파란라인과 빨간라인 두 대의 버스를 타고 이리저리 구경해보는데 어째 브로셔 내용과는 달리 두 대 버스 라인이 거의 비슷합니다. 그렇거나말거나 맛있게 먹을 저녁식당을 찾아야 하는데 다시 호텔로 걸어 돌아오는 만보길 동안 식당은 전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리비에라라는 호텔 식당이 있어 시도해보려했지만 최소코스로 해도 3인 식사가 900위안이라니... 한화로 23만원 수준입니다. 그것도 10% 서비스비가 따로 붙는다하니 한끼에 25만원 이상이라 포기!
이미 다른 날 디너크루즈 부페도 예약해 놓았고 좀더 현지 중국식을 맛보려던 기회를 더 찾아보는 게 나을 듯해서 무작정 걷다보니 벌써 호텔에 다다르고... 하는 수 없이 저녁도 편의점 음식으로 해결합니다. 한국에도 없는 JP Morgan빌딩까지 거대하게 우뚝서있는 상하이 속으로 들어가보니 글로벌 자본의 쏠림이 스카이스크래퍼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마천루의 끝없는 전개와 웅장함, 화려한 건물 외양들, 아낌없이 퍼부어대는 대규모 전기사용의 외관장식 등등 이제 위성에서 내려다보면 지구의 밤은 미국보다 더 화려하게 중국이 빛나고 있을 듯 합니다. 그런 와중에 잠옷이나 내의차림으로 그대로 외출하기, 아파트 밖 빨래널어진 풍경, 아무렇지 않게 아무데서나 피워대는 흡연문화 등은 이 최첨단 도시에서도 아직 공존하고 있습니다.
벌써 20년도 더 된 이야기지만 일때문에 중국에서 거의 한달에 반 이상을 체류하고 돌아다닐 때 숱하게 목격한 장면들! 화려한 외양의 멋진 대리석 건물도 비만 오면 건물 곳곳에서 비가 떨어지고, 방음은 너무 엉망이라 호텔방에서 밖에 소리가 다 들리고... 그것 또한 발전과정상의 서두른 흔적들인데 그런 것들이 대폭 수정된 느낌이긴 합니다.
호텔주변에 식당이 없으니 난감하지만 오늘은 전철타보기 시도를 해보며 다시 열난 탐색전을 이어가야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황포강 주변 강변도로는 정말 깨끗하고 잘 꾸며지고 잘 관리되어 있어서 그것 하나는 확실히 가치가 넘칩니다.
첫댓글 다낭에 비해 일기가 넘 짧지만, 중국의 발전 속도를 알 수 엤어 즐겁게 읽습니다. 언제나 촤대치로 날씬한 대쵸님, 건강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