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용가능한 관광지 드물다
장애인이 가보고 싶은 여행지 ‘제주도’
최근 장애인들의 활발한 자립생활 운동과 함께 전동휠체어가 보편화됨에 따라 사회에서 활동하는 장애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장애인들의 사회생활 확대는 이들이 사회활동을 함에 있어 불편함 없이 움직일 수 있는 ‘편의시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본지는 사단법인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구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와 공동으로 장애인들의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사회생활 여건형성을 위해 공공장소를 비롯한 학교, 공공기관의 편의시설을 취재·보도한다. <편집자주>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돌아왔다. 바닷가의 눈부신 파도와 계곡의 시원한 물줄기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들뜨는 요즘이다. 지난 1년간 지루하게 반복된 일상을 탈출해 멋지게 휴가를 보낼 계획에 직장인들의 마음은 바쁘기만 하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올해는 환율상승과 경기악화로 산이나 바다, 계곡 등의 국내 여행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1264명을 대상으로 ‘올해 여름 휴가 계획과 준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6.4%가 ‘휴가를 국내에서 보내’ 경비를 절약하겠다고 답했다.
인크루트가 최근 직장인 797명을 대상으로 휴가지 변화에 대한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7년의 경우 국내 휴양지로 휴가 계획을 잡았던 직장인 비율은 60.9%에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75.9%로 크게 높아졌다. 반면 해외여행은 2007년 27.4%에서 올해는 13.9%로 급감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가시즌을 맞아 국내에 포진한 아름다고 멋진 휴가지에서 휴식을 취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반면 장애인들에게는 꿈만 같은 이야기다. 비장애인의 경우 가고 싶은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것과 달리 장애인들은 장애인편의시설이 갖춰진 특정 장소만 갈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전국관광지 1696곳 중 469곳만 접근가능
2007년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현 무장애연대)와 한양대관광연구소에서 전국의 관광지, 관광숙박시설, 관광음식점의 접근성을 조사한 결과, 총 1696곳(관광지 459곳, 관광숙박시설 332곳, 관광음식점 904곳) 중 469곳인 약 25%만이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시설별 이용이 가능한 곳의 개소수는 관광지 169곳, 관광숙박시설 51곳, 관광음식점 249곳이었다. 여기서 이용이 가능한 관광시설도 장애인의 접근성이 완벽하게 보장되었다기 보다는 접근이 가능한 곳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장애인의 접근성이 완벽하게 보장된 시설은 아주 극소수일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성윤 무장애연대 팀장은 “장애인의 삶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관광에 대한 욕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이에 비해 장애인이 갈 수 있는 관광지는 별로 없고, 있다하더라도 이에 대한 정보가 없거나, 또 관광지까지 가기 위한 대중교통시설도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편의증진법 시행령 별표 1,2에 따라 관광시설 및 숙박시설, 항만, 도로, 철도역사, 여객자동차터미널 등은 장애인편의시설을 고루 갖춰야 한다. 시행령에 따르면 이들 시설은 장애인 등이 출입이 가능한 출입구를 1개소 이상 설치하고, 장애인 등이 통행 가능한 구조의 보도와 여성·남성용 화장실을 각각 1개소씩 설치해야 한다. 이 밖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과 시각장애인 유도 및 안내시설도 설치기준에 속한다.
국내 여행지 가운데 장애인 편의시설이 그나마 갖춰져 있는 곳은 제주도다. 특히 제주도는 장애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기도 하다.
제주도 가운데 성산 일출봉은 정상까지 접근로가 계단으로 이루어져 접근이 불가능하지만 일출봉 하층부에 조성된 산책로의 경우 계단이나 턱이 없고 성산의 아름다운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산책로 시작부근에 장애인전용주차구역과 장애인전용 화장실도 구비돼 있다.
그런대로 편의시설 설치한 관광 1번지 제주도
또 김면미로공원도 가볼만 하다. 랠란디 나무를 촘촘히 심어 사람 키보다 높은 미로를 만들어 놓은 이 공원의 매표소 부근에는 장애인전용 화장실과 장애인전용 주차구역 등의 편의시설이 있다. 하지만 장애인정용 화장실은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지만 세면대나 대변기 손잡이 등이 잘못 설치돼 이용한 불편이 따른다. 반면 미로공원 전체가 평탄한 흙길로 이어져 있어 장애인이 관광하기에 편리하다.
여행에 대한 장애인들의 욕구가 높아짐에 따라 장애인 관광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 팀장은 장애인 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관광시설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관광시설에 대한 정보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관광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정부정책의 수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 _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 출처 복지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