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머슴을 둘씩이나 둘 정도로, 농사가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정작 나는 농사에 대해서는 영 젬병이다. 농사일을 제대로 해본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중학교시절에 가장 재미없어 하던 과목도 농업이었다. 점수를 올려볼 욕심으로 독하게 공부를 해도 90점을 넘긴적이 없었던 것같다. 농업성적은 번번히 전과목평균을 떨어뜨리는 원흉이었다. 중학교 졸업후 유학차 고향을 떠난 개인사 역시, 나를 촌놈답지 않은 촌놈으로 만든 원인으로 작용하였던듯하다.
고향의 죽마고우들은 종종 이 촌놈답지 않은 촌놈을 촌사람답게 만들어주곤 한다. 최근 나는 벗님네들 덕분에 새로운 체험을 한 바 있다. 옻나물파티에 초청을 받아 이놈을 시식하는 기회를 가졌던 것이다.
정보검색을 해본즉, 이놈은 봄나물의 왕으로서 비빔밥, 부침개, 무침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있다고 한다. 항암작용과 더불어,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능도 지니고 있단다. 여태껏 알지못하고 있던 새로운 사실들이다.
연회장소는 신설동의 개미식당... 동창회 모임을 수차례 가졌던 곳이기도 하다. 옻이 오를 위험이 있다고 해서, 미리 예방약을 복용하였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하니, 50여년전의 소년 3명과 소녀 1명이 한창 담소를 나누고 있다. 상위에는 처음으로 대하는 옻나물이, 지글거리며 익어가는 삼겹살과 함께 시식을 기다리고... 쌉사름, 담백,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이러하니 막걸리가 빠질 수는 없는 일이다. 얼큰하게 취한다.
이날의 번개미팅비용은 아직도 가시지 않은 풋풋한 소녀티와 더불어 , 마치 봄바람과도 같은, 훈훈한 심성을 지니고 있는 홍일점이 쾌척하였다. 여기에는 아마도 촌놈답지 않은 촌놈의 옻순시식을 축하하는 의미도 담겨져 있었을 것이다.
첫댓글 첨 접하는 음식이라
혹여나 알레르기 증상은 없는지...
처음 접하는 귀한 음식과 함께
건강에 좋은 음식을 접하였어니..
더욱 건강한 모습을 지켜가시고
또한,
함께한 시간이 고맙고 즐거웠다오.
늘 건강 지켜가시길~^-^
개미식당은 고향의 여느 음식점처럼 분위기나 주인의 용모가 공히 촌스럽고도 허럼하다, 그래서 마음을 더욱 편하게 해주는 곳이다. 음식마저 저마다 토속적인 맛을 지니고있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