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17. 토요일
2024년도 여름철 절정의 순간을 맞이한다.
요럴땐 너무 더버서 어디 피서로 도망갈 곳도 없다.
기냥 집에 콕 틀어박히가~ 에어컨 밑에서 시원하게 보내는게 최고의 방안 같은데 ...ㅎㅎ
집 근처로 이사 온 세무사 동생 연락을 받고, 두리봉에서 접선한다.
적당한 시간에 여유있게 보면 좋겠지만
이 성실한 녀석이 지 자식들 손수 밥챙겨 먹여 학교에 보낸다고 ...
아침에 시간이 없댄다. 쨘한게... 대단타~
지난날 나는 저렇게 했을까싶어 반성의 마음도 드는 데..ㅎㅎ
(실제 난 저렇게까지 못하지 싶다.)
어제 문자로 '술마시는 약속이 있어 잘하면 못갈수도 있다'고 해놓고,
이놈이 새벽 5시반에 전화가 왔더라.
부지런하긴 하네. 은근 신뢰가 가는 거 있지? ㅎㅎ
역시... 사짜들은 뭔가 달라도 좀 다르다. 독한 구석이 있다.
6시반에 보기로 했는데 뭘 이리 서두르나 싶어도
눈을 떴으니 나가야지?
나도 오늘 계산성당에 처제 결혼식이 있어서 빨리 갔다가 빨리 와야한다.
새벽산행.
일어나는게 좀 귀찮아 그렇지, 함 가보면 너무너무 좋은거 있지? ㅎㅎ
진짜 좋다.
물론~ 경험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르겠지만...
상쾌한 공기 마시며 조용한 동네길을 지나 산으로 열심히 걸어 올라간다.
20분 넘게 걸어 두리봉 앞 정자에서 만나 반갑게 얼싸안고,
물한잔 마신 후 연호역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같이 갔다가 중간에서 동생은 빠지고~ 나 혼자 걸어온다.
약 10키로 산행.
온몸은 땀으로 젖었지만 머릿속은 맑은 물처럼 시원해지는게 너무너무 좋다.
이 조그마한 행복감이 내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돌이켜보면 지금껏 이 소중한 가치를 너무 만만하고 아무렇지 않게 평가 해온 건 아닌지...
아쉽고 미안해져온다.
이 행복, 이 조그마한 기쁨이 삶의 모든 것일수도 있는데...
바보같이~
어쩌면 우린 너무 큰것만 바라고 살아왔는지 모른다.
오늘도 소중하게 보내야지, 암~♡♡
오후에는 계산성당에 가서 태어나 처음으로 성당분위기를 맛본다.
경건한것이 묘한 성스러움이 있더라
처제 결혼식
젊은날부터 아는 지인들이 많은 관계로
이래저래 얼마나 결혼식장에 많이 갔었겠는가?
대부분 축의금 내고 나 왔다는 인사만 하고 나왔었지만 그러다가도 한번씩 어떻게 하나
한번씩 들여다보곤 하는데...
요즘 시대가 많이 바뀌어 얼마나 세련되게 결혼을 하는지.
젊은이들의 기발한 예식을 보며 혀를 내두른다.ㅎㅎ 역시 뭐든 표현하려는 그 젊음이 좋다.
그러나~ 오늘 치뤄질 이번 결혼식은 뜻밖에 계산성당에서 진행된다니 무척 낯설고 새로웠다.
그러고보니 성당에서 치룬 결혼식은 처음이네?
그건 그렇고. 바로 어제가 와이프랑 20년전 결혼했을 그때 같은데
벌씨로 20년이 흘렀네?
시간 ... 진짜 빠르다. 왜 이리 사는지 반성도 해보며 성당의 경건한 결혼식을 지켜본다.
한여름밤의 꿈, 아베마리아, 찬송가 등등
생생한 합창 음악 사운드도 좋고, 분위기도 성스럽고 신성스러운게 묘한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클래식한 분위기에 이런 조촐한 결혼식도 괜찮을 것 같다.
성부와 성자, 성령의 힘으로~
처음 가보는 성당에서 새로운 경험. 그렇게 하루 마무리한다.
그나저나, 큰일이다.
얼마 안 있으면~ 나도 우리딸 시집보내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