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 문을 열기 전에는 잠깐 멈추게 된다.
밖에서는 여러 번 상상했지만,
막상 손잡이를 잡으면
문이 무겁게 느껴진다.
문을 열자
고무 매트 냄새가 먼저 들어온다.
도복이 스치는 소리,
샌드백을 치는 둔탁한 소리,
줄넘기가 바닥을 두드리는 박자,
스파링이 끝난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가
한 공간 안에 섞여 있다.
처음 온 사람은 대부분
문 앞에서 한 번 멈춘다.
들어가야 하나.
조금 더 있다 들어갈까.
안에서는 아무도 특별히
자신을 쳐다보지 않는다.
그런데도 신발끈을 다시 묶고,
휴대폰을 한 번 더 확인한다.
관장은 익숙한 표정으로 다가온다.
“어떻게 오셨어요?”
그 한마디에
어깨는 조금 내려가지만,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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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복은 맞게 입었는지,
인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
물은 언제 마셔도 되는지.
사소한 것들이
계속 신경 쓰인다.
준비 운동이 시작되면
사람들은 각자 몸을 푼다.
누군가는 스트레칭을 하고,
누군가는 줄넘기를 한다.
오래 다닌 사람들은 익숙하게 움직이지만,
처음 매트에 선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동작을 계속 따라본다.
조금 늦게 움직이고,
조금 늦게 멈춘다.
어떤 체육관이든
첫날은 비슷한 풍경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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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에서는
줄을 맞춰 섀도 복싱을 시작하고,
주짓수에서는
매트 위에 둘러앉아 몸을 푼다.
유도와 레슬링은
구르기와 낙법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킥복싱과 무에타이는
기본 스텝을 먼저 익힌다.
종목은 달라도
처음 온 사람의 시선은 비슷하다.
코치보다
옆 사람을 더 자주 본다.
언제 움직이는지,
언제 쉬는지를
먼저 살핀다.
수업이 이어지면
파트너를 정하는 시간이 온다.
잠시 혼자 남는다.
그때 오래 다닌 회원이
먼저 다가온다.
"같이 하실래요?"
짧은 한마디지만,
첫날 가장 오래 기억나는 말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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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배우는 동작은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발은 꼬이고,
손은 엉뚱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설명을 들을 때는 쉬워 보였는데,
막상 해보면 잘되지 않는다.
옆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해내는 것 같다.
하지만 그들도
한때는 같은 동작에
발이 꼬였다.
쉬는 시간이 되면
사람들은 물병을 들고
벽에 기대앉는다.
누군가는 땀을 닦고,
누군가는 말없이 숨을 고른다.
처음 온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한 번 보고
물병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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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링이나 롤링을
처음 보는 날도 있다.
조금 전까지 웃으며 이야기하던 사람들이
"시작."
한마디가 나오자
분위기가 달라진다.
처음 보는 사람은
그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기술보다
타이밍이 먼저 낯설다.
운동이 끝나면
사람들은 장비를 챙긴다.
도복을 접고,
글러브를 가방에 넣는다.
처음 온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잠시 서 있는다.
주변 사람들을 한 번 둘러본 뒤,
다른 사람들을 따라
조용히 체육관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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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마다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다.
조용한 곳도 있고,
웃음이 많은 곳도 있다.
선수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고,
퇴근 후 운동하러 온 사람도 있다.
하지만 처음 문을 열던 사람들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걷는 것도 조금 어색하다.
걸을 때마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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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운동한 사람도
처음 체육관 문을 열던 날은
한 번뿐이었다.
문을 열기 전
잠깐 망설였던 순간.
낯선 매트 냄새.
처음 악수를 건네던 사람.
어색하게 따라 하던
준비 운동.
기술은 달라지고,
장비도 바뀐다.
그래도 새로운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날이면,
한 번쯤 처음의 자신을 떠올린다.
그리고 다음 수업이 시작되면,
매트 위에는
오늘도 처음 체육관 문을 연 사람이 서 있다.
〈 미스터파커 컴뱃 | 𝗠𝗥𝗣𝗔𝗥𝗞𝗘𝗥 𝗖𝗢𝗠𝗕𝗔𝗧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