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4월 22일(금)■
(창세기 19장)
30 롯이 소알에 거주하기를 두려워하여 두 딸과 함께 소알에서 나와 산에 올라가 거주하되 그 두 딸과 함께 굴에 거주하였더니
31 큰 딸이 작은 딸에게 이르되 우리 아버지는 늙으셨고 온 세상의 도리를 따라 우리의 배필 될 사람이 이 땅에는 없으니
32 우리가 우리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동침하여 우리 아버지로 말미암아 후손을 이어가자 하고
33 그 밤에 그들이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큰 딸이 들어가서 그 아버지와 동침하니라 그러나 그 아버지는 그 딸이 눕고 일어나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더라
34 이튿날 큰 딸이 작은 딸에게 이르되 어제 밤에는 내가 우리 아버지와 동침하였으니 오늘 밤에도 우리가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네가 들어가 동침하고 우리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후손을 이어가자 하고
35 그 밤에도 그들이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작은 딸이 일어나 아버지와 동침하니라 그러나 아버지는 그 딸이 눕고 일어나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더라
36 롯의 두 딸이 아버지로 말미암아 임신하고
37 큰 딸은 아들을 낳아 이름을 모압이라 하였으니 오늘날 모압의 조상이요
38 작은 딸도 아들을 낳아 이름을 벤암미라 하였으니 오늘날 암몬 자손의 조상이었더라
(묵상/창 19:30-38)
◆ 롯의 정신적 트라우마
(30) 롯이 소알에 거주하기를 두려워하여 두 딸과 함께 소알에서 나와 산에 올라가 거주하되 그 두 딸과 함께 굴에 거주하였더니
소돔에서 도망쳐서 소알에 왔지만, 롯과 그의 딸들은 엄청난 정신적 트라우마가 생겼다.
자기가 살던 소돔이 하루아침에 아무것도 남지 않고 다 타버렸다. 그냥 불난 정도가 아니다. 흔적이 사라졌다. 소돔에 사는 아는 사람들이 모두 죽고 사위도 죽고 재산도 다 날아갔다.
게다가 아내조차 천사의 말을 따르지 않음으로써 소금기둥이 되었다.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롯과 그의 딸들의 정신적 트라우마는 우리 상상을 초월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떤 여인이 가족과 함께 피난 가려고 차 문을 여는 순간 갑자기 날아든 총알에 멀쩡했던 자기 남편이 옆에서 죽고, 아이도 총에 맞아 머리가 터졌다. 살아남은 여인이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겠는가?
사람들은 다리가 장애인 사람이 잘 걷지 못하면 이해한다. 그런 사람에게 나처럼 걸어보라고 하는 것은 조롱이다. 사람들은 이처럼 육체적 장애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고 제법 배려한다.
그런데 정신은 보이지 않으니까, 잘 이해하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한다. 정신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고칠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이것저것 조언하지만, 사실은 정신도 육체만큼 뚜렷한 실체를 가지고 있으며, 정신적 장애도 육체적 장애만큼 분명하다.
육체에 자잘한 질병이 많듯이 정신도 그렇다. 정신에 생긴 상처는 허구가 아니라 육체적 상처만큼이나 실제다. 우울증 걸린 사람에게 왜 우울하냐, 기뻐하고 살어라 하는 등의 조언은 쓸데없는 것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조언이 아니라 따뜻한 격려와 치료를 위한 도움기도다. 하나님은 정신적 트라우마든, 육체적 트라우마든 다 고치시는 분이시다.
불쌍한 롯을 어떻게 할 것인가?
롯은 어떻게 해야 했을까?
성도라면, 자신에게 정신적 상처가 생겼음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치료를 호소해야 할 것이다.
◆ 롯의 딸들
(32) 우리가 우리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동침하여 우리 아버지로 말미암아 후손을 이어가자 하고
롯의 딸들도 정신적 트라우마가 심했다.
이제는 누구도 믿을 수 없고, 온전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롯의 딸들이 아버지로부터 후손을 얻고자 한 것은 이런 정신적 트라우마의 결과다.
롯의 딸들이 아버지와 상관한 것은 분명히 잘못이다. 보다 나은 방법을 찾았어야 했다.
그러나 이들을 음란하다느니, 천륜을 거슬렸다느니 비난하면 안 된다. 이들은 성적인 쾌락을 추구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식을 얻기 위한 여인의 간절함과 온통 죄인들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제대로 된 사람의 후손을 낳고자 하는 열망 때문이었다. 나는 롯의 딸들의 정신적 트라우마를 고려할 때 그들의 시도가 오히려 눈물겹도록 불쌍하고 애처롭게 느껴진다. 이들의 행위를 오늘날 역겨운 근친상간과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
단 한 번의 시도로 그들은 자식을 얻었다.
큰딸이 낳은 아들은 모압이었고, 둘째 딸이 나은 아들은 벤암미이었다. 전혀 예기치 않은 방법으로 롯의 자손이 생겼다. 이들은 후에 모압과 암몬이라는 거대한 민족을 이루고 오랫동안 요단강 동편에 거주했다. 후에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모압과 암몬을 괴롭히지 말고, 그들의 땅을 탐내지 말라고 하신다. 하나님께서 롯 자손에게 주신 땅이라고 하셨다(신 2:9, 19)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은 예수님의 족보 중에 룻이라는 모압여자가 나온다(마 1: 5). 그녀는 자기 민족의 신을 버리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신앙하는 경건한 여인이 되었고, 다윗의 증조할머니가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메시아의 조상이 되었다.
인간은 무수히 실수하고 잘못을 범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속에서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분이시다.
인생을 살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보게 되지만, 그 와중에서도 내가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은 하나님은 선하시며 은혜로우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생에서 가끔 충격적인 사건을 만나고 그것 때문에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기도 한다.
그런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면 인생 전체가 꼬이고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형제는 어렸을 때 실수로 불을 내어서 창고를 몽땅 날린 일이 정신적 트라우마가 되었다. 그 후로 그는 평생 자신감이 없고, 무슨 일을 해도 두려워했다. 그리고 늘 신세타령하며 살게 되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나님께 나아가서 치료해주실 것을 구해야 한다.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말 4:2)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