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 골드 앤 와이즈 - 김연아 선수 인터뷰
2015년
김연아처럼 살아보기
지난 연말 스포츠 전문 기자들이 선정한 '올해의 뉴스 톱 10'이 발표됐다.
그중 단연 눈길을 끈 내용은 김연아 선수의 은퇴였다. 문득 궁금했다.
은퇴 후 김연아는 자유로운/지, 행복한지 그리고 어떤 꿈을 새롭게 꾸는지,
그녀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은퇴 후 첫 겨울
그동안 우리에게 겨울은 김연아의 계절이었다.
빙상에서 춤추듯 아름답게 경기하는 그녀를 보며, 감동하고 환호하고 그러면서 행복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김연아가 선수 생활에서 은퇴했다.
새로운 겨울. 은퇴 후 첫 겨울을 김연아는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그녀를 만나 올겨울이 주는 의미가 남다르지 않으냐고 물었다.
우리가 알던 김연아의 삶과 다른 새 인생을 살고 있을 것 같아서였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최고를 경험한 사람이 자신의 장을 떠나서 만든 시간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내 예상을 빗나갔다.
"거의 날마다 태릉 빙상장에 가요. 대학원생이니 학교에 공부하러 가고, 시간이 되면 빙상장에 가서 후배들을 봐주고 있어요. 지난해 여름부터 꾸준히 하는 일이에요. 후배들이 하는 걸 보면서 보완해야 할 점이나 신경 써야 할 부분을 조언해주고 있어요. 그렇다고 선생님처럼 구는 건 아니고요.
메인 코치님들이 따로 있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간섭하는 건 아니고, 사이드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정도예요. 다들 어려서부터 함께 연습한 사이라 그냥 언니, 누나처럼 지내는 거죠."
사실 기사를 써야 하는 입장에서 '빙상장이 너무 좋아 떠나지 못하겠어요'라든가,
'정말 이젠 지긋지긋해요' 같은 드라마틱한 이유가 나와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여전히 침착한 김연아는 빙긋 웃으며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그 장소가 특히 싫거나, 지겹거나 그런 감정은 없어요. 너무 익숙해 떨어지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냥 선수들 봐주는 게 재미있어요. 예전부터 선수들 훈련하는 모습 보는 걸 좋아했고요.
은퇴하기 전에도, 선수 생활을 그만둬도 이렇게 훈련 관람하고 여건이 되면 조언도 해줘야겠다고 생각했지요.제게는 그게 지극히 평범한 일이니까요. 기분 좋게 하고 있고, 또 후배들이 잘하니까 보람도 있어요."
그러니까 김연아에게 은퇴란 아주 커다란,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게 아니었다.
단지 선수 생활을 마감할 뿐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는 뜻이 아니었다.
"변화가 없진 않죠. 육체적 고통이 없다는 건 큰 변화예요. 편안해졌죠.
우리는 몸을 쓰는 사람이니까 훈련하지 않을 때도 몸을 예민하게 다뤄야 하잖아요.
먹는 것도 그렇고, 또 통증에서 자유롭지도 않고요. 그러니 시간이 있어도 마음 편히 놀 수 없죠.
늘 긴장 상태예요. 그것에서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죠. 시간 여유도 생겼고요.
선수 시절에는 훈련 끝나면 피곤해서 자기 바빴는데, 요즘은 숨 돌릴 여유가 생겼으니 크게 달라진 셈이죠.
정말 큰 변화 아닌가요? 저는 굉장히 다른 삶을 산다고 생각하는데요, 하하!"
내가 할 수 있는 일
기온이 조금 올라도, 또 떨어져도 겨울은 여전히 겨울이듯 김연아의 생활도 그랬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우리나라 피겨 스케이팅계의 버팀목으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었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도 피겨 스케이팅과 관련된 삶을 살 듯해요.
고무적인 사실은 제가 할 때보다 피겨 스케이팅 종목이 훨씬 희망적이라는 거예요.
가끔 시합 때 어린 선수들을 보는데 끼가 넘치고 야무진 선수도 많아요.
보면 뿌듯하고, 한편으로 그 생활이 얼마나 고된지 아니까 안쓰러운 마음도 들고요.
그래도 후배들이 열심히 해서 잘 가줬으면 해요. 물론 다들 잘하고 있어서 이 정도 해주는 것만으로도 무척 고맙죠. 선배 입장에서 그들이 열심히 하는 동안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거예요. 국제 대회 경험에서 배운 것도 알려주고요."
최고가 된 노하우
만약 내가 김연아의 후배라면 가장 배우고 싶은 점이 바로 '집중력'이라는 말에
김연아는 누구나 어떤 일을 할 때는 집중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물론이다.
누구나 어떤 일을 할 때 집중해서 한다. 그러나 김연아의 집중력이란 알다시피 더 특별하지 않은가 말이다.
"직장인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요. 운동 선수들이 찰나의 싸움이기 때문에 좀 더 그래 보이는 게 아닐까요? 짧은 시간에 해내야 하니까요. 제가 다른 점이 있다면 글쎄요,
집중력이라기보다는 흐트러진 집중력을 되돌리는 능력이 좀 더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경기 중에 실수하면 모든 리듬이 얽히면서 흐트러지거든요.
그럴 때 빨리 제자리를 찾아야 하죠. 실수가 전부가 되게 해서는 안 되니까요.
워낙 단순한 성격이고 많은 생각을 한 번에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서 금방 잊고 잘 되돌렸던 것 같아요."
모두 열심히 사는데 자기 자신이라고 특별할 게 없다며 겸손해하는 김연아.
그는 덧붙여 "현재에 충실한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선수 생활을 할 때도 너무 먼 곳까지 생각하지 않았어요.
지금 내가 하는 것만 생각했죠. '이걸 잘하자. 이걸 하고 나면 그다음, 그다음', 그렇게 눈앞에 보이는 지점에 집중했어요. 저도 흔들릴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너무 앞선 것, 먼 것을 생각하면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지금 것도 망치게 돼요. 순간에 충실한 게 큰 도움이 되었죠."
아, 이거구나. 김연아가 지금의 김연아일 수 있었던 이유.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충실한 것.
그러고 보면 우리는 너무 멀리 있는 꿈을 좇아 살아온 게 아닐까.
눈앞에 펼쳐진 삶에서 답을 찾지 않고, 다른 생이 있는 것처럼 지내오진 않았을까.
김연아의 목표는 행복하게 사는 것
김연아는 뭘 하든 앞으로 행복하게 사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행복한 것 같다고도 했다.
이유를 물으니, "딱히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라는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의 생활이 정말 행복한 김연아는 2015년 운전면허를 따고,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동계스포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지면 더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비단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행사가 아니라 전 세계인의 축제이기 때문이다.
주최국인 만큼 축제를 즐겁게 이끌어가기 위해 지금보다 좀 더 깊은 관심을 부여주셨으면 한다고 정중히 부탁하는 김연아. 이 글을 보는 독자 모두 2015년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한다는 덕담도 빼놓지 않았다.
새로운 해를 맞았다. 2015년 한 해는 김연아처럼 살아보기로 하는 건 어떨까.
해가 바뀌었다고 모든 것을 변화시키려 하지 말고, 먼 미래가 아닌 현재에 투자하며 살아보는 거다.
김연아처럼 금메달리스트나 분야의 최고가 되는 건 아닐지라도, 적어도 1년간 행복하게 살 수는 있을 것 같으니 말이다.
역시 멘탈갑
첫댓글 "현재에 충실한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선수 생활을 할 때도 너무 먼 곳까지 생각하지 않았어요.
지금 내가 하는 것만 생각했죠. '이걸 잘하자. 이걸 하고 나면 그다음, 그다음', 그렇게 눈앞에 보이는 지점에 집중했어요.?저도 흔들릴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너무 앞선 것, 먼 것을 생각하면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지금 것도 망치게 돼요.?순간에 충실한 게 큰 도움이 되었죠.
연느는 진리 ㅠㅠ
오오오오!!!
머저래 찍는 사진마다 잘나와 ㅠ
존멋ㅠㅜ
항상 겸손한 연아ㅠㅠ
연아 앞으로도 행복햇음 좋겟다 ㅜㅜㅜㅜㅜ 너무멋져
다른걸 다 떠나 정말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인듯..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