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개통을 앞둔 호남고속철도(KTX)를 놓고 야권(野圈)에서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미 올해 초 호남고속철도가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문제로 야권 내 호남과 충청의 갈등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운행 요금이 비싸다는 것 때문에 다시 한번 두 지역 간 신경전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일부 호남 의원들은 10년전 호남고속철도 노선을 결정하면서 오송역을 거쳐가도록 한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충청권 의원들은 “그렇지 않다”며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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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송역에서 정차중인 KTX 차량./조선일보DB
새정치민주연합 박혜자 광주시당, 황주홍 전남도당, 유성엽 전북도당 위원장은 지난 13일 ‘왜 호남선 KTX가 경부선보다 더 비싸야 하는가!’라는 성명을 내고 요금 재조정을 요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호남’ 시당 위원장들이 한목소리로 문제 제기를 한 것이었다.
이들은 성명에서 ‘거리가 비슷한 KTX 경부선과 비교했을 때 동일 거리에서 호남선의 요금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주장했다. 거리가 304㎞인 용산역에서 광주송정역까지의 운행요금(코레일 책정)이 4만6800원인 반면, 거리가 293㎞인 서울역에서 동대구역까지의 요금은 이보다 낮은 4만2500원이다. 결국 1㎞당 요금이 호남선은 154원, 경부선은 145원인 셈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 위원장인 박혜자 의원(광주 서구갑)은 본인의 블로그에 “사실을 알고 보면 호남선의 운행요금이 늘어난 이유는 호남선 분기역이 기존 천안역에서 오송역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라며 “호남선KTX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더니 결국 마지막까지 논란이 이어진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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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고속철도 노선도./조선일보DB
지난 2005년 정부는 경부와 호남 고속철도가 갈라지는 분기역으로 충북 오송역을 선정했다. 당초 정부는 천안아산역을 유력한 분기역 후보로 고려했지만, 충북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한 것이 결정에 영향을 줬다. 호남KTX가 경부선과 천안아산역에서 갈라지지 않고 오송역에서 분기하게 되면서 노선이 19㎞ 길어져 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지적이다.
그러나 오송역이 위치한 충북 청주 지역의 의원들의 주장은 다르다.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충북 청주시 흥덕구갑)은 “오송역 때문에 가격이 차이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오송역 인근에 인구가 100만명에 가까운 청주와 세종시가 있어서 (호남고속철도의) 수요 증가를 유발한다”고 했다. 같은 당의 노영민 의원(청주시 흥덕구을)은 오송역이 호남고속철도 요금이 비싸게 책정되는 이유라는 질문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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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로템이 제작한 호남고속철도 차량./뉴시스
호남지역 의원들은 호남고속철도 요금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남 지역 시도당 위원장들은 “2005년 당시 건교부 장관이 전남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호남선 분기역이 거리가 먼 오송역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요금을 추가 부담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조치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비(非)호남권 의원의 생각은 조심스러웠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시동두천시)에게 호남고속철도 요금에 대해 묻자 “(경부선 KTX를 공사할 때 보다) 어떤 요소가 있는 것인지 정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답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