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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쩌리짱
나는 자주 너에게 비겁했던 것을, 솔직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했었지만,
못내 아쉽게 꿈에서 깨어 어두운 방에 홀로 누운채로 천장을 쳐다보며, 그 생각을 고쳐했다.
밀어낼 줄 밖에 몰라서, 남은 시간, 곁에 아마 그 누구도 없을지도 모를 내 인생에,
너 하나라도 두고두고 곱씹을 수 있는 오롯한 아름다움으로만 남겨두어,
-우아한 고독
中
그제서야 나는 연수가 도로 벗어놓은 노란 스웨터의 의미를 눈치 챘다.
나는 초록색 카디건을 입고는 다녀올게- 하고 문을 나서는 연수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평소처럼 웃으려 노력했으나 실제로는 어땠을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머릿속이 멍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부스스 일어나, 옷장으로 다가가 옷장 문을 열었다.
방금 연수가 벗은 노란색 스웨터가 얌전히 도로 접혀져 놓여있었다.
이 옷은 연수에게 ‘예쁜 옷’이었다.
내가 이 옷을 입은 연수를 특히 늘 예쁘다 했었기 때문이었다.
하얗고 보드라운 얼굴빛에 노오란 스웨터가 봄빛처럼, 작은 새처럼 사랑스럽게 어울려서.
하지만 아마도 이제 연수에게, 더 이상 그것은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누군가에게 어른스럽게 보여야만 했기 때문에.
-늪위의 왈츠 中
그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세상의 수많은 진부한 사랑얘기들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아마 그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그가 말 한대로, 그것이 그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는 알 수 없다. 그저 지금, 만약 딱 내일까지만 빌린 자전거 위에서
누군가의 등에 그것만이 우주의 전부인 것처럼 매달려 바람을 가르고 싶다면,
그것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당신이였으면 하고 바랄 뿐.
-Cayman island 中
나는 밀물같이 밀려오는 과거의 기억을 애써 밀어두고 다시 그 드라이 플라워를 쳐다보았다.
누군가 조금만 힘을 주어 쥐면 곧장 시간과 함께 부서져 내릴 메마른 그 흰 꽃이, 어쩐지 꼭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화와 드라이플라워와 땅콩잼 中
물 위를 지치며 달려온 듯 물기를 머금은 여름햇빛이, 나뭇잎 사이, 그 밖으로 반짝거렸다
녹음의 그늘은 옅은 바람에 창가에서 작게 흔들렸고
우리는, 깊은 우물처럼 서늘한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고있었다.
분명 작렬하고 있는 태양이, 온 공기를 떨어내고있는 매미가,
마치 여기와는 다른 어느 먼 곳의 것인 양 현실성이라곤 없던 그 조용한 방 안에서
마침내 네가 내게 남은 한 걸음마저 모두 다가섰을 때,
멀직이 떨어져있던 테이블 위 유리컵 안의 얼음조각이 달칵, 내 마음 처럼 내려 앉았고
그때 분명, 우리 사이에 성에처럼 끼어있던 연약한 여름의 막이 파삭, 하는 소리를 내며 깨졌다.
-여름정경
접시는 이제 거의 다 비워지고 있었다. 조용한 식탁.
네 생일마다, 우리는 두사람 다 마음속으로 이틀 뒤 그의 생일을 함께 축하한다.
그렇게, 우리는 여전히 셋이다.
얼마쯤 먹먹한 공기. 마주보고 웃어도 어쩔 수 없는 공허함.
서로가 없으면 견딜 수 없는데.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눈이 나를 마주할 때 마다,
나는 어김없이 그가 그 눈속에 떠오른는 것을 본다.
잊어야 하는 그를 서로에게서 끊임없이 마주하며
우리는 여전히 벗어날 수 없는 그 여름속을 맴돌고있다.
우리는 지금도 계속 걷고있다.
이 영원한 여름 속을, 아직 그와 함께인, 우리 두사람이서.
-영원한 여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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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오랫만이다..ㅎㅎ 전에 한번 직접쓴 글들 들고왔는데 예상외로 언니들이 너무 좋게 예쁘게봐줘서
또와야지했는데 되게 늦게왔네 ;;;ㅎㅎ
위에 링크달아놓은 글도 그렇고 요번글도 그렇고 전부다 제가 쓴 글에 나오는 글귀! 엄청 모자라지만...TT...
그래도 이 새벽 언니들이 잠깐이라도 편안해졌으면 혹은 그리운 무언가를 떠올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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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06.01 00:56
첫댓글 대박.....나 이거 책인줄 알고 검색해봤는데 없는거야....여시가 직접 쓴 글이라니.....꼭 책 내주라.... 읽어보고 싶어......
헐... 첫 글 쩔어 진짜 심장어택당했어
으앙 너무죠타
글 너무 잘쓴다ㅠㅠㅠㅠ 짱이야 소설책 사고싶어졌어.....ㅠㅠㅠ 혹시 뭐 하나 물어봐도될까...?마지막 글에 왜 그를 떠올리는지 조금더 듣고싶어ㅠㅠㅠㅠ 얘기해주고싶지 않으면 안해줘도 괜찮아....ㅎㅎㅎㅎ 글 잘봐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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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06.01 12:43
ㅠㅠ와....
세상에.... 나 소설책에서 뽑아온 글들인 줄 알았어... 글이 너무 그림처럼 예쁘다 ㅜㅜㅜㅜㅜㅜ
헐 대박 나 글 보고 책 읽고싶어서 찾아보려고 했는데 진짜 대박이다 뭔가 공감되고 생각하게 되는 글귀들이야ㅠㅠ여시짜아아앙ㅇ이다!
.....??? 직접쓴글이라고?? 와 나진짜 책에 나온 글귀 옮긴건줄 알았어ㅠㅠㅠ 완전 감동적인 글 많다..ㅠㅠ
세..상에...... 어떡하지 나 너무 좋아ㅠㅠ 여름같아ㅠㅠㅠ내가 좋아하는 여름분위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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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봐줘서 고마워요~ 댓천♥
오ㅘ...금손 나진짜소름돋앗어 저장하고두고두고봐도될까
응~.~고럼!
대박 이건진짜대박 제발자주써줘 미쳤다진짜♡♡♡♡
우와...진짜좋아 개인 블로그에 올리고 봐도 될까?
적어두는건 괜찮은데 인터넷은 여기서만 봐줬으면 좋겠어 ~ 고마워 !!ㅠㅠ
와 난 책인줄알고 읽어봐야지 제목도 이쁘다 이랬는데 와우...여시금손이다진짜
언니가 쓴 거 였다니 나 영화나 책인 줄알고 네이버랑 구글에 제목쳤는데 안나와서 ?????이러고 있었는데...언니 진짜 작가해도 될 거같아...
언니가쓴거야?? 대박.. 나진짜감동했어 나이제언니팬할래ㅠㅠㅠ
진짜금손....문학작품인줄..ㅠㅠㅠ이런글너무좋다
우와 직접 쓴거야? 진짜 짱이다ㅠㅠ 너무 단어가 예뻐서 아 이 책 봐야지 하고 꼼꼼히 보고 있었는데ㅠㅠ 언니! 우리 꼭 자주 봐여ㅠㅜㅜㅠㅠ♡
진짜 금손이다.... 나 글 읽고 바로 제목 적어서 나중에 책 찾아 읽을려고 했는데.... 직접 쓴 글이라니까 뭔가 더 몽글몽글 맺히는 기분이 들어 ㅠㅠㅠㅠㅠ
제가 팬이예요ㅠㅠㅠㅠ 또 와서 읽어야겠다 ㅠㅠㅠㅠㅠ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06.01 22:58
와 이게 직접 쓴 글이란 말야...? 대단하다.....
와진짜좋다 ㅠㅠ 고마오 언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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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좋다 오랜만에 청아한 글 잘 읽었어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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