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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023년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놓친 우려사항
미 국방부는 지난 10월 19일 의회에 『2023 중국 군사력 보고서(Annual China Military Report 2023)』 공개본을 보고했다.
미 국방부는 2000년부터 매년 공개본과 비밀본으로 나누어 의회에 중국 군사력 분석과 평가를 보고하고 있으며, 일반에게는 공개본을 발표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 군사 문제 연구가들에게 당해연도 ‘필독서’이자 주요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총 10개 장(章: chapter)의 200쪽 분량으로서 2022년 한 해 동안 중국군이 어떠한 자원과 기술로 군사력을 어떻게 증강하였고, 향후 20년 중국 군사력 위협이 어떠한 양상으로 발전할 것이며, 중국과 러시아 간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우선, 2022년 미 『국가안보 전략서(NSS)』가 중국을 ‘미국에 도전하는 유일한 국가(only country)’로, 2022년 미 『국방전략서(NDS)』가 중국을 ‘추적하는 위협(pacing threat)’으로 정의한 이유로 중국 군사력 강화를 들었다.
다음으로, 중국 당 중앙군사위원회(中軍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하는 2049년에 중국군이 ”세계 일류 군대“가 되어 중화민족 부흥(the great rejuvenation of the Chinese nation)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한 핵심이 중국군의 차세대 첨단 전력 개발이라고 보았다.
또한, 중국군이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fight and win wars)”라는 강군(Strong 强軍: Army)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군 현장 지휘관들이 중국 주변 지상, 공해, 공역에서 활동하는 인도-태평양 지역 내 미국, 중국 주변국과 기타 제3국에 대해 거칠고(coercive), 비신사적(unsafe)이며, 비전문적(unprofessional) 대응을 하는 주된 원인으로 평가하였다.
아울러, 중국 지도부가 중국 군사력 팽창을 국가 위상과 힘을 대변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간주한다며, 현재 중국군의 위협이 이미 중국 주변국을 압도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이에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고 보았다.
이례적으로 이번 보고서는 중국군이 미군 단독으로 또는 동맹국 군과 함께 동아시아 공해와 공역에서 실시하는 정례적 군사작전에 대해 거칠고, 위험한 대응작전을 실시한 구체적 사례와 자료들을 아래와 같이 공개하였다.
첫째, 지난 2년 동안 동아시아 지역에 배치된 미군이 중국군의 위협적 비행과 해상활동에 대해 약 150∼180회 이상의 긴급대응을 하였고, 중국군의 미군 또는 미국과 동맹국 군에 대한 위협적이며, 비신사적이며 비전문적 군사적 대응에 대한 긴급대응 횟수를 포함하면, 약 300회 이상이라고 공개하였다.
둘째, 중국군이 2013년부터 시 주석이 추진한 『一帶一路(BRI)』 사업을 명분으로 총 8개 이상의 해외 준(準)군사기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하였으며, 이는 중국군이 제1∼2 도련(島連: Island-chain) 지리적 개념만이 아닌, 중국 국익이 적용된 전 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구사하려는 준비작업이라고 보았다.
셋째, 중국군은 2021년 시 주석이 강조한 軍民融合( Military-Civil Fusion) 전략을 통해 서방의 첨단 과학기술을 불법으로 도용하거나 역설계하여 중국군 현대화를 추진하였다. 예를 들면 중국 지상군이 미군 다영역작전(DMO)과 유사한 『多域精角戰』을 구사하고, 중국 해군이 최초의 케터필터식(CATOBAR) 3번째 항모 푸젠(福建)함을 진수하였으며, 중국 공군이 H-6N 전략 폭격기를 대체하기 위한 H-20형 스텔스 장거리 전략 폭격기를 개발한 사례를 들었다.
넷째, 중국 핵무기 확장이다. 지난 5월 기준으로 중국 로켓 사령부는 다탄두 독립목표물 재진입체(MIRV) 능력을 갖춘 핵탄두 500기를 보유하였고, 2030년에 이르면 약 1,0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이며, 전략지원사령부의 网絡空間部隊와 航天部隊 역량을 통해 미군의 인지전(cognitive warfare)을 모방한 우주 기반의 인지 영역 작전(Cognitive Domain Operation: CDO)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이러한 중국군 보고서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다음과 같이 매우 부정적이었다.
첫째, 중국 국방정책 기조가 공세적이 아닌, 방어적 기조이고, 오히려 전 세계에 수많은 해외기지와 군사력을 배치하는 미국 국방정책 기조가 공세적이라며, 미중 간 어느 쪽이 위협을 가하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대표적으로 중국군이 방어적 군사전략을 유지하는 상황에 미군은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세계 분쟁과 국지전에 직접적 개입을 하는 등의 공세적 군사전략 개념을 채택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중국 국방부는 중국 해군이 1985년 중국해군 책자에서 세계 최초로 중국 동부 연안으로부터 태평양까지 2개의 도련 개념을 채택한 것이었으며, 이는 해상 방어선이었다며, 중국군이 반접근/지역거부(A2/AD)의 방어적 전략을 구사하는 것을 마치 제1도련을 넘어 제2도련 또는 중국의 해외 이익에 따라 글로벌 역량을 갖추려는 것으로 “달걀 내 뼈 찾아내는” 식의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였다.
둘째,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에서의 미중간 군사적 위협 행위를 기술한 용어와 중국이 맞대응한 미군의 군사작전을 기술한 용어 간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번 보고서는 중국군의 군사적 활동 및 대응을 위협(threat), 도전(challenge), 거친 대응(coercion), 위험한(risky) 행보, 과도한(exceed) 역량 등의 저강도 수준의 용어를 사용한 반면,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가 미군이 중국군의 위협에 대해 맞대응한 군사활동에 적용한 용어들은 군사도발로 보는 수준의 용어들을 사용하는 반응을 보였다.
예를 들면 지난 10월 18일, 20일, 25일 중국 『環球時報(Global Times)』는 미군의 맞대응 군사작전과 국제법에 따른 합법적인 정찰 및 감시 등 군사작전에 대해 패권주의 논지(hegemonic logic), 물리적 도발(provocative), 적대적(hostile), 도발을 유도하는(hilarious), 지나치게(hyping), 함정에 빠진 과대한 행위(cajoling), 중국군의 합법적 군사활동을 왜곡하는 행위(exaggerate) 등으로 표현한 사례였다.
즉, 중국이 국제법에 따라 정당한 군사작전을 실시하였으나,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이 중국의 주권을 훼손하는 도발적이며 호전적 군사작전을 실시함으로써 동아시아 지역 안전과 평화를 훼손시켰다는 주장이었다.
이는 이번 보고서 발간 하루 전인 10월 18일 『環球時報』가 북한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준수 여부를 정찰 및 감시하는 다국적 북한 해상불법행위 대응 작전에 참가한 캐나다 CP-140 해상 초계기가 동중국해의 중국 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하는 행위를 중국 주권에 대한 침해라고 맹비난한 것에서 간접적으로 증명되었다.
셋째, 중국이 정성적으로 미국에 위협한 것이 아닌, 미국이 중국에 정성적 측면에서 위협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예를 들면 미국과 동맹국들은 중국군의 정례적 군사작전보다 더 큰 규모의 군사훈련과 연습을 더욱 자주 실시하였고, 장기간 동안 중국을 위협하는 군사작전을 실시하였다고 주장한 사례였다.
즉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는 위협을 가한 것이 아닌, 미군과 미군 그리고 동맹국 군과의 연합 군사훈련과 연습에 대응한 중국군의 대응 군사작전을 미국에 대한 위협이자 도전이라고 평가한 것은 잘못되었다는 논지를 주장하였다.
지난 10월 20일 『環球時報』는 미국과 동맹국이 남/동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약 2,000회 이상의 중국 영해와 인접한 해양과 공중에 대한 군사작전을 실시하였고, 특히 대만해협에 대한 적대적 군사활동은 2022년 대비 무려 5배가 증가하였다고 미국을 맹비난하였다.
아울러 지난 10월 20일 중국 외교부는 이번 보고서 발표가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일부러 존재하지 않는 중국 위협론을 정성적으로 과대포장한 내용을 많이 포함하였다고 비난하면서, 정량적 수준에서도 미국은 중국보다 핵무기를 더 많이 보유하고 있고, 국방비도 미국 이외 9개 세계 주요 국가 국방비를 합친 액수보다 큰 수준의 국방비를 사용하고 있다고 실질적으로 미중 간 어느 국가가 위협 행위를 했는지에 대해 객관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중국 국방부는 지난 10월 27일 『미 해군연구소 뉴스(US Naval Institute News)』가 미 국방부 알리 라크너(Ely Ratner) 인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지난 1월에 중국 공군 J–16형 전투기가 미군 정찰기에 30피트까지, 지난 8월에는 중국 공군 Su-35형 전투기가 미 해군 포세이돈 P-8A 해상 초계기에 15피트까지 접근한 사례 등 15건에 달하는 중국군의 위험한 대응을 실시한 사진과 당시 동영상을 처음을 공개한 것에 대해 당시 미군 정찰기와 해상 초계기가 중국의 영해로 무단 진입하였고, 중국 방공식별구역을 사전 허가 없이 진입한 것이 ‘진짜’ 위협이라고 역주장을 하였다.
심지어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통상 현장 지휘관 또는 전투기는 임무 완수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불가하는 무모함을 보이는 것을 고려할 시 국제법적 공역에서의 항공의 자유 권리보다는 안전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이 평시 군사작전 지휘관들의 신사적이고 안전한 면모라며, 미국이 중국과 주변국 간 분쟁 해역과 공중을 마치 국제법으로 인정된 공해와 공역에서 합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인지하는 것은 패권주의 지향하는 ‘신냉전’ 마인드때문이라고 비난하였다.
넷째, 실제 존재하지 않는 중국의 대만에 대한 위협을 과대포장하였다고 비난하였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보고서가 대만을 무려 261회를 언급하면서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마치 중국 동부전구 사령부가 대만에 대해 침공을 하려는 의도를 보인 것으로 평가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일부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2001년 미 해군 EP-3 전자전기와 중국 해군 J-8 전투기 공중 조우 사건 이래 미군 정찰기가 대만해협과 인접한 중국 영해, 영공, 방공식별구역에 더욱 가까이 접근하는 행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중국의 반대 논리를 고려할 시 이번 보고서가 중국 군사력 증강 또는 팽창에 대한 정량적 평가에 너무 치중함으로써 놓친 다음과 같은 정성적 우려사항이 있을 수 있다.
첫째, 중국이 이번 보고서에 대해 반발하였으나, 중국군 지도부는 내심으로는 중국군이 세계 최고의 역량과 능력을 갖춘 미군에 대응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을 수 있다는 우려이다.
예를 들면 이번 보고서가 중국 군사력에 대한 정량적 비교를 통해 마치 중국군이 미군과 같이 전 세계 주요 지역에서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는 것으로 기술한 바, 중국 지도부가 중국군이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에서만이 아닌, 세계 주요 해양과 지역에서 미군과 같은 역량을 갖춘 것으로 과대평가할 가능성이다.
둘째, 이번 보고서가 미중 간 첨단 전력의 보유 수준과 성능 발휘에 있어 중국군이 미군과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전망하였으나, 중국 지도부가 마치 중국군이 미군과 맞대응을 할 수 있는 역량과 성능을 갖추 전력을 보유했다고 믿을 가능성이다.
예를 들면, H-20형 장거리 전략 폭격기, J-20형 스텔스 전투기 실전배치, YY-20형 공중 급유기, Type 003형 CATOBAR식 항모를 기함으로 한 항모타격단, BRI 사업에 따른 해외 군사기지 확보 등의 사례였다.
특히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해군이 2017년 8월 1일에 확보한 지부티 중국 해군보장기지 이외 다수의 BRI 투자국 내 항구에 확보한 전용부두는 실질적으로 미국이 확보한 해외기지 수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대표적으로 2015년 호주 노스테리토리주(州)가 중국 랜드브리지 공사에 99년간 임대한 호주 북부 다윈항구는 계약에 의해 사전에 통보하고 호주 노스테리토이주 정부의 허가가 있어 사용할 수 있는 임대라며, 이를 위협으로 보고 계약 해지를 논하는 자체가 중국에게 우리도 미국과 같이 할 수 있다는 허상을 주는 ‘잘못된 시그널’이라고 강조하였다.
셋째, 중국군이 그동안 미군과 미국 동맹국 군의 동아시아 군사활동에 대한 더욱 위협적 대응을 중국군의 강군(强軍)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오해할 가능성이다. 예를 들면 중국군의 정량적 규모가 중국 주변국과 비교시 월등히 우세한 것을 마치 중국군 역량이 미군과 동등한 경쟁자 역량을 갖춘 것으로 오인할 수 있을 가능성이다. 특이하게 이번 보고서는 중국 위협론을 증명한 내용은 최근 중국 공군과 해군의 미 공군과 해군 간 근접충돌 행위 사례를 많이 포함하였다.
그동안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력 보고서가 의회 보고를 위한 연례적 중국 군사력에 대한 정략적 평가서라는 한계점을 보였으나, 이번 보고서가 처음으로 미중 간 위험하였던 우발상황과 각종 통계치 공개 등의 정성적 평가를 포함한 것은 진일보한 평가서였다.
하지만 상기 이번 보고서가 놓친 중국이 보인 정성적 우려사항이 있을 가능성을 보면 미군이 중국보다 많은 국방비와 첨단 전력들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하에 단지 중국이 중국군을 현대화시키고, 미군 차세대 전력을 모방한 첨단 전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인공위성 요격 미사일(ASAT)을 미국보다 먼저 시험하였고,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팅 등의 군사과학기술로 우주와 사이버 도메인 활용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해서 이를 중국의 미국에 대한 정성적 위협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궁극적으로 향후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력 보고서』가 여전히 정량적 평가에만 치중한다면 중국을 포함한 중국 군사 문제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과연 중국의 군사 위협이 정성적으로 무엇인가를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금 중국군의 성공적 군현대화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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