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가 조금 지난 시간, 이민철 씨께 전화가 온다.
이민철 씨는 늘 이 시간쯤 직원에게 전화를 한다.
아마 아침 식사하고 청소한 뒤, 직원 출근 시간을 고려해 이때쯤 거시는 것 같다.
“이거 어떻게 합니까?”
평소 자주 하는 말이긴 한데, 말투가 조금 다르다.
어딘가 모르게 급한 말투에 직원도 덩달아 괜히 심각하게 무슨 일인지 묻게 된다.
“무슨 일이십니까?”
“아, 내가 김현중 집사님한테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문자로 보내주셨습니다.”
“그렇군요. 잘 됐네요. ”
“문자 한 번 보이소. 이제 어떻게 합니까?”
오후가 되어 이민철 씨와 우체국에 들렀다.
“가장 빠른 걸로 해주이소.”
‘집사님께 민철이가. 고맙습니다.’
이민철 씨의 짧은 메세지가 적힌 책을 보낸다.
책과 딱 맞는 봉투를 골라 이민철 씨가 풀을 붙이고 불러주는 주소를 직원이 대신 받아적었다.
어떻게 택배를 보낼지 묻는 우체국 직원의 물음에 이민철 씨가 답한다.
‘가장 빠른 걸로’ 집사님께 주소가 온 뒤부터 이민철 씨는 쭉 가장 빠르게 집사님께 책을 보내고 싶었나 보다.
그래서 아침 전화에서부터 그렇게 급박한 말투로 직원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던 것 같다.
올해도 김현중 집사님께 덕분에 한 해 잘 살았음을 감사드리며 책을 선물한다.
지금 보내는 책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민철 씨이기에,
가장 먼 곳에 있는 김현중 집사님에게 가장 먼저,
가장 빠르게 책을 보내고 싶어하신 건 아닐까 짐작한다.
“이민철 씨, 집사님께 전화 한 통 부탁드립니다.”
우체국을 나오며 이민철 씨께 전화를 부탁드린다.
보내주신 주소로 택배 보냈다고, 덕분에 작년 한 해 잘 살았다고,
감사한 마음 전해주기를 바라며 이민철 씨께 부탁드린다.
“그래요. 내가 집에 가서 전화드릴게.”
직원의 마음을 다 알고 있는 듯 이민철 씨가 살짝 미소 띄며 답한다.
2024년 4월 12일 금요일, 박효진
거창에 계실 때 이민철 씨 책을 김현중 집사님이 매년 선물 받아 읽으셨겠지만, 이렇게 택배로 받는 건 처음이시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주고받는 두 분에게 또 다른 기억이 될 듯합니다. 사는 이야기를 돌아보고 나누며 추억하게 기록해 주신 박효진 선생님, 고맙습니다. 정진호
빨리 보내고 싶은 마음. 신아름
급박한 말투와 빠른 등기! 이민철 씨가 집사님을 ‘사랑’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하!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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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민철 씨가 직원의 형편을 헤아려 전화를 하시는군요. 통화하며 상대에게 공손하고 예의바르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김현중 집사님의 독서 후기를 궁금해하실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