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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중의 생로병사] 초고령 사회… 집안 중심은 이제 화장실이다
조선일보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3.11.14. 03:00업데이트 2023.11.14. 06:16
https://www.chosun.com/opinion/essay/2023/11/14/ZCEZLX3UQRAVHAA53NFRRMJJ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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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요즘 새로 짓는 집이나 아파트의 경쟁력 핵심은 주방이다. 음식을 만들고 먹는 부엌과 식탁 공간이 커지고 인테리어도 화려하다. 어둡던 부엌을 채광 좋은 곳에 놓는다.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조리대에 파묻힌 인덕션과 널찍한 아일랜드 테이블은 기본이고, 미술관 수준의 주방 가구가 등장하고, 냉장고에는 인공지능을 탑재한다.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현재 어느 집이나 부엌에 가장 큰 돈을 들인다. 특히 새로 지어 분양하는 아파트가 그렇다. 남자도 조리대와 싱크대 출입이 기본이다 보니, 주방 영토 확장은 대세다.
집 안 중심 구조는 시대에 따라 변했다. 가부장 시대에는 어르신과 자개장이 있는 안방이 중앙이고, 아이 둘 핵가족 시대에는 소파와 대형 TV가 있는 거실이 가운데다. 홈쿡(home cook)과 여심(女心) 시대에는 부엌 공간이 중심이다. 이제 주방이 안방이자 거실이다.
그럼 노부부만 살게 되거나, 나이 들어 혼자 사는 사람이 크게 늘어나는 고령 사회에서는 어디가 집 안 중심이 될까. 부엌이 계속 ‘마님’ 지위를 유지할까. 지금 한국인 열 명 중 여덟은 공동주택에 산다. 그중 대부분이 아파트에 산다. 4인 가족 위주로 지어진 대다수의 아파트는 집 안에 화장실이 두 개다. 그래서 둘 다 크기가 작다. 사용 목적에 맞게 최적화된 구조다.
화장실은 어떤 공간인가. 세면대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변기에서 지난 일상을 정리한다. 샤워실이나 욕조에서는 피부에 묻은 피지를 없애고, 몸에 쌓인 스트레스를 날린다. 때로는 그곳서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고, 새로운 의욕을 다진다. 그래서 화장실을 영어로 레스트룸(restroom)이라고 부르지 않나 싶다. 화장실은 노폐물 제거소이면서 회복 충전소인 셈이다. 신체 기능상의 문제가 발견되거나, 질병 징후가 드러나는 곳이기도 하다. 화장실은 생활 문제 진단소다.
나이 들수록 변기, 욕조, 세면대에 갈 일이 많아지고 머무는 시간도 늘어난다. 이것저것 챙길 게 많다. 그래야 매무새도 깔끔하고, 몸놀림도 편하다. 화장실 잘 쓰는 사람이 건강한 법이다. 게다가 나이 들면 신체 기능이 떨어져 화장실, 욕실 사용이 점점 힘들어진다. 물기 많은 곳이라 미끄러져 낙상할 우려도 높아진다. 그러기에 고령 사회 선진국에서는 고령 친화 화장실 만들기가 한창이다.
주택에서 화장실이 차지하는 공간을 넓힌다. 움직임이 느려진 시기에는 집이 작아야 편하지만, 화장실만은 좁아서 불편하지 말아야 한다. 화장실 위치도 집 안서 가장 접근하기 좋은 곳에 놓는다. 그만큼 자주 쓸 일이 많다는 얘기다. 자다가 일어나면 침실 화장실이 바로 눈에 띄도록 침대 위치를 조정한다. 침대 옆 깔판 센서를 일어나 밟으면 화장실 바닥에 빛을 비추는 조명 장치를 설치한다. 창문을 뚫어 채광과 통풍도 좋게 하고, 냉난방 열관리를 한다. 화장실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는 중이다.
화장실 내에는 손 닿는 곳마다 손잡이를 설치한다. 바닥은 미끄럼 방지 설비가 깔린다. 주방 가구가 미술관화 되듯, 화장실 가구도 세련되어지고 있다. 요즘 부엌이 그렇듯 화장실 수납 공간이 늘어난다. 버튼을 누르면 세면대 높이가 조절되는 것도 인기다. 나이가 들면 허리가 안 좋아서 높이 조절 되는 것이 편하다. 고령인은 침대도 위아래로 움직이고, 허리 부위가 앞뒤로 접히는 것을 좋아한다. 변기에 휴지를 비치하는 걸이를 양쪽에 둔다. 한쪽 손으로만 무리해서 쓰지 말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손으로 휴지를 집으라는 뜻이다. 휠체어 타는 고령인을 위해 화장실 천장에 들어서 이동시키는 크레인을 설치하기도 한다.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은 고령 사회에서는 알몸이 머무는 곳이 편하고 널찍해야 한다. 그래야 조바심은 줄고, 마음은 여유로워진다. 삶의 막판까지 타인의 돌봄 없이 혼자서 화장실 쓸 수 있는 사람이 애국자다. 자기 집에서 인생 끝까지 지내야 개인은 행복하고, 나라는 잘 산다.
이제 화장실에 돈을 쓰시라. 화장실 사치가 돈 버는 길이자, 안전하게 건강 장수하는 길이다. 다가올 초고령 사회에서 집 안 중심은 화장실이 된다. 인간 삶은 잘 먹는 거로 시작해, 잘 내보내는 것으로 끝나는 법이다. 화장실을 고이 받들어 모셔야 한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오병이어
2023.11.14 06:15:39
초고령 사회의 애국자는" 내손으로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 기사의 백미입니다. 일상생활 장애(이동하기. 세수, 목욕하기. 밥먹기. 옷입기. 용변보기)가 오지 않기 위해 오늘도 나는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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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3.11.14 05:54:05
인간의 건강이나 수명은 쾌식, 쾌면, 쾌변이 좌우하는데 고령화 시대를 맞이해 이젠 쾌변에 좀 더 신경 싸야 한다. 그래서 화장실 편의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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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님
2023.11.14 06:45:47
화장실 위생이 중요하다. 화장실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는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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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양
2023.11.14 07:28:14
옳은 말씀이다. 화장실 변기를 제작생산하는 사람들도 그 재질과 구조를 좀 더 과학적으로 다듬으면 좋겠다. 물떼 끼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표면재료도 개발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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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바른말만하는王꼰대
2023.11.14 08:02:27
내가 김철중이를 대신해서 安全守則 몇 가지를 말해줄테니 討를 달지 말고 너네들도 바로.즉시 실행해라. (1) 젖은 수건 하나를 욕조.목용탕 바닥에 넓게 펴고 몸을 씻어대라. 비누가 뚝뚝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절대로 미끄러지지도 않는다. 괜히 바보같이 미끄럼防止를 한다고 돈이나 쓰지 마라. (2) 화장실門은 항상 활짝 열어두어라. 그래야 젖은 물기가 빨리 말라서 미끄러지지 않고 안전하다. 세균번식도 막고 냄새도 확실히 제거할 수 있다. (3) 노인이 되면 엉덩이를 바닥에 철썩 대고 앉아가지고 안전하게 비누칠을 해라. 다리에 힘도 없으면서 [내가 아직까지는...]이라면서 자랑질을 하지 마라. 일어나는 경우에도 [조심해야지]라고 생각만 해도 욕실에서 사고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렇게 나는 오늘 조선일보의 의학.안전전문기자로 變身을 했다. 내말이 싫으면 목욕탕을 增築하고 窓門을 내라. 김철중의 [高見]대로 말이야. 좋은 이야기.입바른이야기를 해주면 [잘난척한다]라고 손가락질이나 해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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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재규어
2023.11.14 07:53:24
음지에서 양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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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바른말만하는王꼰대
2023.11.14 07:50:49
바보.멍충이 조선일보 讀者들이여. 제발 정신을 가다듬고 조선일보를 읽어대라. 기자가 작성한 내용에 아무런 생각도 없이 [얼씨구]하면서 자극적인 기사제목에 낚여서 바둥바둥거리지는 마라. 모든 일에 비판적인 시각.의견을 가져라. 이런 공상과학소설이나 써대는 작자가 의학전문기자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 내가 명령한다. 김철중이는 자기 집의 화장실을 1.5배.2배로 증개축을 하고 창문도 내고 그 결과를 여기 조선일보에다가 큼지막하게 揭載해야 그 움직이는 혀바닥과 그 움직이는 행동과 그 움직이는 돈뭉치가 三位一體의 방향으로 垂簾하지 않을까 한다. 嘲弄이 아니다. 非현실적인 권고사항.내용.이래야한다.저래야한다를 읽고 있노라면 짜증이 나서 도저히 참지를 못하겠다. 이런 시답지 않은 글을 읽을라고 내가 조선일보를 정기구독하지는 않는다. 좀 더 수준이 높고 현실적이고 정말로 증개축.보수공사를 통해서 便所를 개선하는 靑寫眞을 한 번 제출해 봐라. 근데 내가 말해준다. 그런 것 없다. 손잡이만 달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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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바른말만하는王꼰대
2023.11.14 07:41:01
조선일보의 의학전문기자라는 작자가 너무나도 현실적이지 않은 자기의 主張만이 가득한 쓰레기같은 내용으로 이[래라.저래라.이래야한다.저래야한다]고 떠들어댄다. 말 그대로 혀바닥을 움직여서 떠들어대기만 하는구나. 화장실의 면적을 넓히는 增改築 보수공사는 일단 집이 完工되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너가 너의 집 화장실을 1.5배.2배 정도의 면적으로 넓힌다고 하고 추진을 해 봐라. 窓門을 낸다고? 바보같은 이야기이다. 아파트에서 우째 화장실에 창문을 내겠는가? 현실적인 고민은 하나도 없이 자기의 혀바닥만을 움직여서 조선일보에다가 이런 쓰레기같은 내용으로 가득찬 [자기명의의 寄稿文]을 더 이상 揭載하지 마라. 나의 부탁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화장실의 물리적인 공간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서는 [증축해라.창문을내라]는 둥 시답지 않은 이야기만 기득한 空想科學소설이 조선일보에 게재되었다. 그래놓고서는 조선일보에서 월급을 받는단다. 휴우...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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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월영신
2023.11.14 08:33:27
... 화장실을 고이 받들어 모시기 위해 ~ 사용 즉시 향기도 채워드리구 바닥도 샤워해드리구 좌변기 몸체두 클린징 해드리는 .. 나만의 루틴을 예의처럼 행하구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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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in
2023.11.14 08:42:00
자기집의 화장실을 혼자서 쓸 수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이다. 갈수록 요양병원으로 내몰리는 현실에서 요양병원의 시설을 개선하는 것이 초고령사회에서의 서민복지라고 생각된다. 이 점도 다루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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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문지장
2023.11.14 07:50:54
죄명이 나 똥영길이 같은 인간들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 수 있을까 감타을 넘어 신기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조시대 당파싸움으로 어구 헌남 반대파 벼슬아치들을 모함해 역적으로 몰아 죽이며 날을 새던 놈들의 DNA가 어떻게 그렇게 조금도 변하지 않고 유전이 ?瑛뺑?하는 것이다. 그 놈들의 DNA가 얼마나 강한 우성을 지녔으면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