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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46회 :: 가슴 떨리다 】방송일: 2005.06.23.
극본 김 수 진
씬1/ 양로원 복도(D/ENG)
영옥, 이방 저방 상태를 살펴보며
복도 걷고 있다가 복도 한쪽에
멍하니 서있는 영숙을 본다.
영숙의 시선 끝에는 할머니들에게
바이얼린 연주해주고 있는 할아버지.
한참 멍하니 바라보던 영숙,
영숙 (영옥보고 화들짝) 옴마.. (볼 붉어져 바로 자리뜨고)
영옥, 오호라~하는 표정.
다시 한번 그 할아버지 쳐다보고
얼른 영숙 따라가는 영옥 뒷모습에서
TITLE. 가슴 떨리다...
타이틀이 부르르 떨다가 발그레~해진다.
씬2/ 거실(N)
우현, 화분잎 닦아주고 있고,
혜옥은 TV보는데 들이닥치는 영숙.
혜/현 왔어?/오셨어요?
영숙, 대답도 없이 방으로 가고.
뒤이어 들어오는 영옥
혜/현 왔어?/오셨어요?
영옥 (혜옥과 우현 무시. 영숙쪽으로) 아~ 말해봐~ 누가 뭐래냐? (방으로)
혜옥, 궁금한지 방으로 들어가고.
혼자 남은 우현, 또 투명인간 됐나
싶어서 손이랑 팔 확인한다.
씬3/ 할머니방(N)
혜옥은 TV앞쪽에 앉아서 언니들
번갈아가며 보고있고.
영숙, 겉옷 벗어 걸어놓는데
영옥 (영숙한테 붙어서) 언제부터야?
영숙, 묵묵부답 자리에 앉고
영옥 (또 붙어서) 말은 해봤어?
영숙, 다시 대답없이 TV켜고
TV앞으로 가서 앉고
영옥, 또 영숙 옆으로 가다가
팔꿈치로 혜옥 얼굴 치고
혜옥 (얼굴 만지며) 아야!
영옥 (휙 쳐다보고) 넌 왜 걸리적거리게 그런데 앉아있냐? (다시 영숙) 야, 늙었다고 사랑하지 말란 법 있냐?
혜옥 (얼굴 만지다 휙) 뭐? (영숙 쳐다보며) 언니 누구 사랑해?
영숙 (민망해서) 숭하게 사랑은..
혜옥 (영숙에게 달라붙어) 누군데? 어? 누군데?
영옥, 혜옥 확 밀어버리자 혜옥
다시 다가오려는데 영옥, 발로
혜옥 못오게 밀고 있고.
영옥 (영숙에게 붙어서) 요새는 영감들도 시골 된장모냥 묵지근하기만 한 여잔 싫어해.
영숙, 영옥 쳐다보고
혜옥 다가가려 힘주고
영옥 왜 그 드라마에도 나오잖냐. 여자가 남자한테 먼저 좋아한다 그러고, ‘넌 내꺼야!’그러잖아. (다가오는 혜옥
미는 발에 힘주고)
영숙, 민망한지 양말 보풀이나 뜯고.
영옥 (짖궂게) 내가 도와주랴?
영숙, 대답 없는데 희미한 미소.
영옥 (영숙 보다가) 차~ 또 싫진 않은가보네..
씬4/ 양로원 마당(D/ENG)
마당 한쪽의 벤치에 그 할아버지
바이올린 닦으며 악보 보고 있고
영옥, 영숙 손잡아 끌고 온다.
영숙 (손 빼려) 아, 난 식당에서 일한대두..
영옥 아, 식당일은 내가 할테니까.. (주위 둘러보더니 할아버지 있는 벤치에 앉히고 큰 소리로) 어지럽대매? 여기서
좀 쉬어. 그러게 좀 쉬엄쉬엄 하랬잖어.
할아버지가 할머니들쪽 쳐다보자
영옥은 온화하게 인사,
영숙은 수줍게 인사.
영옥 (영숙 머리 쓰다듬으며 들으라고) 아유. 얜 여기만 오면 지 몸 축 나는거 모르고 일을 하네~ 천성이
착해빠져갖구.원.. (영숙에게 눈 찡긋) 쉬어~푸욱~나 간다~
영옥, 풋 웃고 건물안으로 사라지고.
벤치에 어색하게 앉아있는
할아버지와 영숙.
할아 (하늘보며) 날이 참 좋습니다 그려.
영숙 (덩달아 하늘보며) 그렇네요.
할아 (영숙보며 미소) 여러번 뵈었는데 이제야..(하다가 먼쪽에 시선고정)
영숙, 할아버지 시선 따라가보니
건물 옆쪽에 숨어 쳐다보고 있는 영옥.
영옥, 들킨걸 알고 다가와
영옥 (민망) 아유.난 그림이 너~무 좋길래.. 그냥..
영숙과 할아버지 살짝 아쉬운 표정.
씬5/ 철물점(D/ENG)
우현, 난감한 표정으로 양손에 들린
봉지 번갈아보다가
우현 (목 쭉 빼며) 그냥.. 목에 걸어주세요..
씬6/ 거리일각(D/ENG)
우현, 목에 호스 건채로 양손에 짐 때문에
땀도 못 닦고 걸어간다.
그때 골목에서 튀어나온 일가족.
서로 같은 방향으로 피하는 분위기.
그러다 우현 휙 고개를 드는데
친구 (놀래서) 어~ 우현이 아냐?
우현, 기억안나서 멍하게 바라보고.
친구 나 몰라? 나 양화 고등학교 2학년 3반 장필수!
우현 (살짝 갸웃하다 기억난 듯) 아...
친구 야..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시선이 우현 손쪽으로 가고)
우현 (슬쩍 짐 뒤로 감추며) 그냥.. 뭐..
우현, 남자 뒤쪽에 서있는 가족들로
시선 가고, 부인 살짝 목례, 우현도 꾸뻑.
우현 (자리 모면하려) 저기.. 나 어디 가던 길이라서..다음에 보자. (벌써 등 돌리고 간다)
친구 야~ 우리 유송회 애들~ 요새 가끔 만나는데.. (가는 우현에게 큰 소리로) 그 왜 은광여고 미진이. 걔도
나와~
그 소리에 걸음 멈추고 돌아보는 우현
씬7/ 양로원 식당(D/ENG)
마주보고 점심먹는 영숙과 영옥.
영옥 (밥 먹으며) 이것아, 입은 밥만 먹으라고 붙은게 아니야. 거 둘이 앉았으면 날씨 얘기라도 하면서 좀 안면도
트구.
영숙, 퉁한 분위기로 밥 퍼먹고.
영옥 (한심하게 영숙보고) 보아하니 너한테만 맡겼다간 죽도 밥도 안되겠다. 넌 내가 하는대로 따라만 와~ 알았냐?
영숙 (묵묵부답, 밥만 먹고)
그때 식당 입구로 들어서는 할아버지
를 본 영옥,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고.
입구를 등진 영숙은 못 본 상태.
영숙 (자기 다먹었다고 일어나나?) 다 안 먹었수~
영옥, 어디론가 가려하자
영숙 뒤로 돌아보고 할아버지 발견!
영숙 (영옥 잡으며) 아. 그냥 앉아요~
영옥 (뿌리치며) 아, 넌 가만히 있어..
영옥, 달려가 식판 든 할아버지 팔
끌고 영숙 옆자리에 앉힌다.
서로 살짝 시선 오가는 영숙과 할아버지.
영옥 오늘 반찬이 맛나네요. 많이 드세요~
할아버지, 영옥에게 살짝 목례.
영옥 (할아버지 바라보다) 저기..내일은 여기 안오시죠? 그럼 뭐하시나~~?
할아 그냥.. 뭐.. 집에서..
영옥 (OL) 아유. 잘됐네. (영숙 팔 잡으며) 얘도 내일 아무일 없거든요.
영숙, 민망해 얼굴 돌리고. 할아버지 헛기침.
영옥 아, 내일 날씨도 좋다는데 가까운 공원에라도 가서 콧구녕에 바람도 좀 넣어주고..
영옥, 혼자 신나서 떠드는데
영숙과 할아버지 사이에 수줍은 눈길이 오간다.
씬8/ 놀이터(D/ENG)
놀이터에서 그네타는 우현 단독샷.
뭔가 생각하며 하드빠는 우현.
우현, 주머니 뒤져서 명함 꺼낸다.
INS//명함 앞면 ‘광운상사 장필수 과장’
우현, 명함 뒤로 돌리면
INS//자필로 www.유송회.com 글씨에서 회상
씬9/ 교실- 회상(D/ENG)
‘유송회 1회 모임’이라고 칠판에 꼭꼭
눌러쓰는 손 보이고.
돌면 고등학교 교복 입은 우현이다.
우현 그럼, 제 부족한 글로 유송회의 여는 말을 대신하겠습니다. (주머니에서 종이꺼내 읽는 모습에서 소리 작아지며
화면만)
우현이 다 읽은 듯 애들 박수치는데
(E) (문여는 소리) 드르륵~
우현, 학생 모두 다 뒷문쪽을 보고
문 사이로 들어오는 검정구두, 하얀 커버양말.
(미진은 #30씬 전까진 몸매나 얼굴 안보이게!!!)
우현, 눈이 점점 커지고 입도 벌어진다.
씬10/ 놀이터(D/ENG)
옆 그네에 앉은 아이 우현 쳐다보고 있고,
우현 손에서 뚝뚝 녹아 떨어지는 아이스크림.
이때 아이엄마 아이 부르고, 아이 달려가자
엄마 내가 이런데 오지 말랬지?! (우현 힐끗 보곤) 저런 이상한 아저씨들 있단 말야. (아이 손 잡아끌며) 가자!
이 손에 때국물 좀 봐~
그제서야 정신드는 우현, 다 녹은 아이스크림 본다.
씬11/ 주방(N)
영옥과 우현, 식탁에서 콩나물 다듬는데
우현, 넋나간 듯 콩나물 허리 분지르고 있다.
영옥 (콩나물 보고) 아니, 사돈. 이게 뭐야? 머리, 꼬리만 따랬더니..
우현 (그제서야) 힉! 죄송해요.
영옥 (한심한) 쯧쯧.. (하품) 하아~ 밖에 나갔다 왔더니 피곤하네. 사돈 나 먼저 들어감세. (나가는)
우현 네..
그때 전화기 들고 들어온 혜옥
혜옥 (전화기 넘겨주며) 사돈 전화~ (나간다)
우현 (전화받고) 네. 전화 바꿨습니다..
친구 (F) 어. 나야. 필수. 내일 모임 있는데. 나올꺼지?
우현 글쎄..
친구 (F) 야. 전직 회장이 나와줘야지~ 아! 그리구 왜 은광여고 미진이. 걔가 니 소식 궁금해하더라.
우현 (살짝 설레) 나를? (가슴께에 손 갖다대고)
씬12/ 할머니방(N)
영숙, 옷꺼내서 이것저것 거울에 대보다가
영옥, 혜옥 들어오자 바로 옷개는 시늉.
영옥 옷걸이나 빼구 개라..으이구..
영숙, 민망해하며 옷걸이 빼고.
영옥, 물끄러미 영숙 바라보다가
영옥 (슬그머니 다가와서) 왜? 만나기로 했냐?
영숙 (부끄러워 끄덕끄덕)
영옥 (잔소리) 거 내일 영감님 만나면 살갑게 좀 굴어. 매일 된밥 마냥 그러고 있지 말구~
영숙 (퉁) 아, 알았어요. 그만 좀 해요.
혜옥 내일 영감님 만나? 무슨 영감님?
영옥과 영숙, 혜옥 신경안쓰고.
영옥 정 어색할 것 같음 내가 따라나서구~
영숙 (피식) 내가 무슨 어린애유.. 됐수..
영옥 내가 가서 얘기라도..
영숙 (살짝 정색 OL) 아 됐대두!
혜옥 (맹~) 그럼 내가 따라 갈까?
영숙 (진짜 버럭) 됐어!!
혜옥, 깜짝 놀라고.
씬13/ 까페(N)
지영, 미자, 동직 맥주 마시고 있다.
미자 (지영 샌들보고) 어? 새로 샀어? 이쁘다~
지영 (요리조리 발목 돌리며) 이쁘지? 우리 귀염둥이가 사줬어. (동직한테 애교)
동직 차~이거 사는데 얼마나 웃겼는지 아냐?
지영 어~그 얘기 하지마~
미자 (궁금) 뭔데~~
동직 여기 이 발목끈이 짧아가지구 송곳으로 뚫었잖냐. 사람들 다 나 알아보는데 어찌나 부끄럽던지.. (지영보며)
어으.. 그러게 살 좀 빼라니까.
지영 (버럭) 살찐게 아니라 원래 발목이 굵은거래두!
미자 (깔깔대며 웃다가) 맞어. 얘 학교때 별명이 아톰다리였잖아. 발목없다구.. 하하. (팔 뻗고 아톰 시늉하며)
아톰~~! 그거 첨에 어떻게 시작하드라?
지영 (이게!) 하지마~~
동직 (아톰노래로) 언제나 즐거웁게~ 랄랄라
지영 (OL) 그건 중간이지.. 푸른 하늘!
미자 그러게.. 아! 생각났어. 푸른하늘.. (음 잡는) 푸.. 푸.. (코난노래로) 푸른하늘 저멀리.
지영 (웃으며) 새 희망이 넘실거린다
미자와 동직도 신나게 부르는
그때 들어선 현우, 이상한 표정으로 보는
미자 (현우보고) 아, 현우씨 왔어요? (지/동에게) 나 먼저 갈게~ (나가고)
지/동 (여전히 부르며) 그래~가~
씬14/ 거리일각(N/ENG)
미자, 계속 흥얼흥얼 코난 노래 부르고.
현우 무슨 노랜데 계속 흥얼거려?
미자 아톰~ 아..현우씬 아톰 모르나?
현우 아톰? (잠깐 생각. 어이없어) 하하~ 그거 아톰노래 아닌데?
미자 맞는데~ 이거. 그럼 어떻게 하는데?
현우 (잘난척) 아톰 노래는.. (목 가다듬고) 푸.. 푸른..하늘.. 저 멀리~ (갸웃! 코난 노래다!)
미자를 보는 현우 얼굴에 뻐꾹소리.
씬15/ 거리일각(D/ENG)
다른 방향에서 오는 할아버지와 영숙.
둘 두리번 거리다 서로 발견하고 웃는다.
할아 (웃으며) 일찍 나오셨네요.
영숙, 수줍어 대답 대신 웃음.
할아 (주위 두리번거리며 두려워) 언니분은?
영숙 언니한텐 한시간 늦게 얘기해놨으니까 걱정안하셔두 돼요.
할아 (안심) 아. 예.. 그럼 가시죠.
할아버지와 영숙 발걸음 옮기는데
영숙과 할아버지 투샷에서 살짝
옆으로 빠지면 영옥까지 낀 쓰리샷이 된다.
(여기서부터 영옥의 등장은 엽기, 느끼한 상황으로!!)
걷던 둘, 영옥 보고 화들짝 놀란다.
영숙 (황당, 소리죽여) 어떻게 된 거유?
영옥 (팔로 툭 영숙치며, 소리죽여) 너 김밥도 안 사왔지? 으이그.. (가방에서 꺼내 보여주며) 내가 그럴줄 알고
계란이랑 다 싸왔다. 여튼 나 없으면 일이 안돼요. 일이.. (할아버지 보고 ) 날씨가 너무 좋네요. 호호
할아버지 쓴웃음. 영숙도 인상 구겨지고.
씬16/ 마당(D)
부록, 아령 몇 번 들다가 알통 만들고는
부록 (감탄) 히야~ 이 근육 좀 봐라. 그거 몇 번 들었다고 이렇게 불끈불끈 솟아나니.. (알통 만지며) 내가
이래서 운동을 못해요.. 근육이 쉽게 붙는 체질이라.. 요즘엔 여자들 이런거 안 좋아한다지?
우현, 대답 없이 멍한 표정으로 화단에
물조리개로 물 뿌려주고 있다.
부록, 살짝 민망해져서 팔굽혀펴기 하고.
우현, 멍하니 물줄기를 바라본다.
씬17/ 운동장- 회상(D/ENG)
운동장에 떨어지는 물줄기.
햇빛 내려쬐고, 매미 우는 운동장에
우현, 호스로 운동장에 물 뿌리고 있다.
우현, 옆으로 휙 호스 돌리는데
여학 (OFF)엄마야~
우현, 놀라 돌아보니 미진이다
(젖은 치마를 닦아내는 손수건,
흰 커버양말, 서미진이라고 적힌 명찰)
우현 (달려가) 죄송해요..
여학 (입만 보이고) 괜찮아요. (살짝 웃는)
우현, 멋쩍게 뒷머리 긁고.
//화면전환
운동장에 내리는 소나기. 몇몇 학생들
가방이며 신문이며 뒤집어쓰고 뛴다.
우산없는 우현, 난처하게 빗줄기 보고있고.
그때 흰 커버양말 등장.
우산이 없는지 발을 동동 구르더니
입술을 깨물고는 손수건으로 머리가리고 뛴다.
우현 (여학생 바라보며) 어?..
여학생 치마 뒤로 튀는 흙탕물,
비에 젖는 곱게 땋은 머리칼.
잠깐 고민하는 듯하던 우현, 냅따 빗속으로 뛰어
그 여학생 머리위로 자기 가방 들어 비 가려주고.
여학생, 손에 꼭 쥔 손수건.
우현, 어색하게 웃어보이고는 계속 가방들고
어그적대며 여학생 뒤 따라간다.
씬18/ 마당(D)
우현, 씩 웃고 있는 표정.
부록 (OFF) 아 차거!
우현, 정신차려보니 부록 머리에 물주고 있고.
부록 (일어나서) 이 자식이~
우현 (놀라서) 죄송해요! 수건 갖다 드릴께요~
후다닥 집으로 들어가는 우현.
머리 물 털어내며 성질내는 부록.
씬19/ 화장실(D)
우현, 후다닥 수건 꺼내서 나가려다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본다.
머리숱 하며, 피부하며 초라한 얼굴 만져본다.
입고 있던 목 늘어진 티셔츠도 한번 당겨본다.
우현, 가슴이 답답하다. 멍하다.
부록 (문 벌컥) 이 자식이 수건 가져오라니까! 뭐하고.. (멍하게 있는 우현에게 헤드락) 이 자식이!!
우현, 아무 반응이 없이 축 늘어져있다.
부록, 어색해서 팔 풀자 우현 스륵 나간다.
부록 민망한 표정.
씬20/ 여자원룸(D)
지영, 밥 차리고 있고,
동직은 하품하며 들어와 식탁에 앉는다.
지영, 냉장고 열어서 반찬 꺼내며
코난 노래 흥얼대다 갑자기 휙 돌아보며
지영 오빠, 근데 ‘언제나 즐거웁게~’ 이 가사는 언제 나와?
동직 (잉? 다시 혼자 빠르게 불러보고) .그러네.. (또 혼자 후루룩 불러보고)
지영 (찜찜) 근데 원래 아톰이 이런 단조였나?
동직 (찜찜) 그러게.. 아니었던 것 같은데..
지영 그럼 이 노랜 뭐야?
동직, 바보처럼 머리만 긁고 있다가
동직 (가물가물) 아, 알 듯 말 듯 한데.. (생각난 듯)아! 정민이한테 물어보자. (전화기 꺼내고)
지영 (기대) 정민오빠가 이런 거 잘 알아?
동직 (전화걸며) 걔가 만화 귀신이잖냐.
씬21/ 정민 사무실(D/ENG)
정민, 동년배의 의뢰인과 심각한 얘기 나누는 분위기.
정민 핸드폰 울리는데 액정 확인하고는 그냥 끊어버린다.
잠시후, 비서 들어와서
비서 변호사님~ 장동직씨라는 분이 전화주셨는데요~
정민 (황당)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전화하라고 해주세요. (다시 의뢰인에게) 이런 케이스는 패소할 확률이 높아서..
비서 (우물쭈물 OL) 저기.. 되게 급한 일이시라구..
정민 (어이없어, 의뢰인에게) 죄송합니다. 잠시만..(비서에게) 전화 돌려주세요.
정민, 키폰 누르는데
동직 (OFF) 야~ 정민아~ (코난 노래 부르며) 이 노래 제목이 뭐냐?
지영 (끼어들며 OFF) 이거 아톰 노래 아니지? 그지?
계속, 둘이 시끄럽게 불러대고.
의뢰인 황당, 정민 민망해하고.
정민 (얼른 수화기 들고 소리죽여) 야.. 그딴 걸로 전화 할래?
동직 (계속 노래 부르며 OFF) 이거 뭐지? 아 기억이 날락 말락 해..
정민 (짜증) 끊어! 확! 씨... 죄송합니다! 그래서 아까..
의뢰인 (O.L) 근데.. 그거 아톰 노래... 아니지 않나요?
정민 네? 아~ 네! 미래소년 코난 노래에요!
의뢰인 (밝아지며) 아.. 맞다 코난... (혼자 불러보고는) 아.. 맞네요. 코난. (민망한 웃음)
정민 (밝게 웃으며 다시 서류보는 진지모드)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쪽 원고인 아톰씨는.. (허걱..)
의뢰인, 정민 쳐다보고
정민 아.. 죄송합니다.. (헛기침) 크흠.. 이쪽 원고가..
의뢰인 (궁금 OL) 저.. 근데 아톰 노래.. 어떻게 하죠?
정민, 놀래서 쳐다보는데 의뢰인
정말 궁금한 표정.
정민 (당황) 그게.. 저기.. (음 잡고, 코난) 푸.푸른 하늘 저 멀리~
의뢰인 그건.. 코난 인데요.. 이거 아닌가요? (다시 코난) 푸른하늘 저멀리~ 아. 이것도 아니군요..
둘, 진지하게 고민하는 표정.
씬22/ 공원(D/ENG)
벤치에 앉은 영숙과 할아버지.
서로 가끔 마주치는 시선에 부끄러워하고.
할아 안 더우세요?
영숙 (수줍) 네.. 괜찮습니다.
할아 (영숙에게 손짓하며) 이쪽으로 오세요. 이쪽이 그늘이네요.
영숙, 수줍게 다가 앉으려는데
벤치 전체에 넓게 그늘이 진다.
영숙과 할아버지 올려다보면 영옥(엽기스럽게)
엄청 큰 파라솔 한손으로 들고 빙긋 웃고 있다.
영옥 음료수 사러 갔더니 이게 있길래. 시원하지? 나 신경쓰지 말구 얘기해~ (영숙에게 눈 찡긋)
영숙 (슬쩍) 언니, 오늘 소이할멈네 간다구 안 그랬수?
영옥 (손 저으며) 아유, 됐어. 맨날 보는 할망구 오늘 안간다구 뭐 죽나.. 아 얘기해~ 나 뒤돌아 있을테니까.
(파라솔 들고 뒤돌아 서있다)
영숙과 할아버지, 영옥 보는 표정 안좋다.
씬23/ 공원(D/ENG)
할아버지와 영숙 정자에 앉아 쉬고 있다.
할아 전 더워도 여름이 좋습디다. 어렸을 때 동네 개천에서 멱감고 개구리잡던 생각도 나는게.. (영숙보며) 영숙씨는
조신하셔서 잘 모르시겠네요..
영숙 (조신) 어렸을때 들이며 산들이 어찌나 무서운지
그때부터 뻐끔대는 영숙 입에서
영옥 목소리가 더빙된 듯 흘러나온다.
영숙 (입에 영옥 목소리) 들로 산으로 디리 쏘 다녔죠. 옛날에 집 뒤에 나지막한 뒷산이 있었는데..
영숙, 놀라서 보면 정자(2층이라 밖은 허공이다)밖에서
스윽~ (느끼하게) 올라오는 영옥 주절주절 얘기하고 있다.
영숙, 말문이 막히고, 할아버지도 황당하다
영옥 (분위기 파악 못하고) 그 산이 보기보다 어찌나 깊은지 한번 길을 잘 못들면 하루종일 헤맬정도였지요. 근데 얘가
하루는 산에 땔감 주으러 가서는 저녁이 돼도 안오지 뭡니까.
영숙 (말 막으려 영옥 팔 잡고) 저기..
영옥 (무시) 그래서 동네 사람들을 다 모아서 얘를 찾으러 갔더니 글쎄.. 호호호~ 어디서 구랭이가 몸에 좋단 얘긴
들었는지 굴 안에 들어가 있는 구랭이 꼬리를 잡고 (모션까지 하며)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버티고 있쟎아요. 근데 얘
힘이 보통 세야지. 구랭이가 반쯤 지쳐서 나중엔 날 잡아잡수~ 하구 기어 나오는데~ (웃겨 넘어간다)
영숙과 할아버지 표정 상당히 안좋고.
혼자 분위기 파악 못하는 영옥만 좋다고 웃는다.
영숙, 주위를 둘러보다 뭔가 발견하고 반짝.
씬24/ 공원 화장실안 + 밖 (D/ENG)
영숙, 영옥 데리고 들어온다.
영옥 아, 오줌 안 마렵대두.
영숙 그냥 온 김에 누라구.. 온김에..
영숙, 개인공간으로 들어가는 척
하다가 영옥이 개인공간으로 들어가자
홀라당 나와서 문 안 열리게 장치한다.
(상황에 맞춰서 부탁드립니다.)
영옥 (아무것도 모르고 OFF) 야. 확실히 내가 따라오니까 화기애애한 게 좋지 않냐? 어쩜 넌 애가 그 모냥이냐?
꼭 밥을 떠서 입 안까지 넣어줘야 씹으니.. 으이그..
//개인공간.
영옥, 문 밀어보는데 안 열어지자
영옥 (문 밀며) 어? 이게 왜 이래? 영숙아~ 영숙아~
//공동공간 영숙 (무겁게) 잠시만 거기 좀 있으슈. 한시간 있다 열어줄테니..
//개인공간 영옥 (잉?) 야. 영숙아~
영숙 (OFF) 그러게 집에 있으라 그랬더니 괜히 따라나와서는 분위기 파악도 못하구.. 아 그냥 냅두면 알아서 다
할텐데.. 괜히 중간에 끼어갖구는.. 분위기 좋을만~하면 껴들구, 그게 무슨 심보유?
영옥, 어이없는 표정.
영옥 (어이없어) 야! 좋은 말 할 때 열어~
//공동공간 영숙 (냉정) 한 시간만 있으슈. (나간다)
//개인공간 영옥 (분노) 야!! 김영숙! 당장 문 안 열어~?
//화장실 밖. 옆에 있던 ‘수리중’ 푯말
다시 세워놓고 손 털고 가는 영숙.
씬25/ 여자원룸 (N)
동직, 지영 밥 다 차려놓고 먹지도 않고
계속 그 노래만 생각해내려 한다.
지영 (고민하며) 그러니까.. 푸른하늘 (음 잡고 있는데‘저 멀리~’하며 동직 코난 음으로 따라부르자, 버럭) 아
쫌! 조용히 해봐! 계속 헷갈리잖아~
동직, 지영의 집념에 놀라 기죽고.
지영, 혼자 다시 불러가며 음 잡는데
동직한테 정민전화 걸려온다.
정민 (다짜고짜 F) 야! 너 땜에 일도 하나도 못했잖아~ 확! 주겨버려~
동직 알아냈어?
정민 (F) 그게 코난 노랜 건 알겠는데 아톰 노래는 기억이 안난다~
동직 (바보) 아... 그게 코난 노래였구나..
지영, 그 소리 듣고
지영 (손바닥 딱!) 그래! 이거 코난이야. 달려라 코난~미래소년 코난! (동직 째려보며) 달려라 아톰은 무슨..
동직 (민망한 표정)
정민 (F) 그거 땜에 계속 일도 안되고 미치겠어. 아씨.. 처음 시작하는 데만 알면 기억날 것 같은데..
지영 (반짝!) 그래. 윤아한테 물어보면 되겠다~
정민 (지영 소리 듣고 F) 윤아씨 그런 거 잘 알어?
동직 (지영에게) 윤아가 그런 거 잘 알어?
지영 (전화걸며) 걔 원래 이상한 거까지 잘 기억해.
씬26/ 윤아 사무실(N)
윤아, 유선 전화로 전화 받고 있는데
핸드폰 울린다.
윤아 (전화기 어깨에 끼고) 잠깐만요. 죄송합니다~
(핸드폰 받고) 왜~?
여기서 윤아와 지영으로 화면분할
지영 야. 윤아야. 너 아톰 노래 불러봐~
윤아 갑자기 무슨 아톰이야~
지영 (코난 노래로 부르며) 아톰노래가 안나오고 자꾸 이게 나와~
윤아 (짜증) 너 진짜 이런 걸로 전화하구 그럴래?
지영 아니 진짜 궁금해 미치겠어.
동직 (끼어들며) 정민이가 바꿔달래~
지영 이걸 어떻게 바꿔~
동직 전화기 이렇게 대봐~
지영 화면에서 지영 핸드폰,
동직 핸드폰을 붙여주면
지영 화면을 정민 화면이 밀어내고.
정민 (테스트) 아~ 아~ 윤아씨! 들려?
윤아 (정민 목소리에 가슴이 철렁) 어.. 잘 들려..
정민 윤아씨. 나 지금 일이 손에 안잡혀서 그러는데..아톰 노래 기억나? 처음에 (코난음으로) 푸른 하늘 저 멀리~
아씨.. 이거 아닌데..
정민 화면 사라지고,
윤아 (살짝 누그러진) 처음이 뭐 어떻게 시작한다구?(사이) 푸, 푸른하늘 저멀리~ 새 희망이.. 아씨 이건
코난이네. (음 잡고) 푸. 푸른.. 정민씨 부르지 말아봐. 헷갈려..(다시 음잡는) 푸, 푸른하늘~
그러다 어깨에 끼고 있던 전화기 깨닫고
윤아 (유선 전화기 받고) 아.. 죄송해요. 일이 좀 있어서.. 근데 혹시.. 아톰 노래.. 기억하세요? (사이)네.
만화영화요.. (민망하게 웃고는 듣다가) 네? 아~ 그거는 코난이거든요... 이건가? 푸.. 푸..
첫음잡느라 고생하는 윤아 모습.
거기서 윤아 화면, 지/동 화면, 정민 화면
으로 분할되는데 다 전화기 들고 고민 하는 모습.
씬/ 집 외경 (N)
씬27/ 부록방 (N)
부록, 누워서 이불 다리사이에 끼고
책 보고 있는데 우현 방에 들어오더니
그 이불 끌어다가 호청 뜯어낸다.
부록 자식아, 넌 덮고 있는 거를..
우현 (대답없이 호청만 북북 뜯고)
부록 너는 오늘 동창횐가 간다 그러지 않았냐?
우현 (잠깐 동요하는 듯 하다가) 이 이불 덥다 그러셨죠? 이거 풀 먹이면 깔깔한 게 시원할 꺼예요.
부록 (뭔 소린가) 뭔 동문서답이야~ 오늘 동창회 간대매? 왜 안가? 취소됐대? (우현 대답없자) 야!
우현 (침울, 여전히 손은 호청 뜯으며) 못가요..
부록 왜? 왜 못가?
우현 (침울) 못가요. 이 꼴로는.. 못가요. 못간다구요!!
부록 니 꼴이 그런 게 일이년째냐? 왜 갑자기 난리야!
우현 (울먹) 못가요.. 절대 이 꼴로는 못나간다구요~(엉엉 운다)
부록 (표정)
씬28/ 고깃집(N/ENG)
다들 배나오고 머리 벗겨진 전형적인
중년들이 모인 자리.
우현 친구, 잔 들고 이동해서는
우악스럽게 쌈 싸먹는 여자 앞에 앉는다.
친구 (한심) 야. 서미진. 그만 좀 먹어라.어우.. 저 배 좀 봐라.
미진 (살짝 눈흘기며) 야, 니가 사냐? 왜 생색이야~ 그건 그렇고 우현인 왜 안와? 온대매~
친구 (둘러보고) 그러게. 어제 전화했을 땐 올 것 같더니만..
미진 (스스로 소주잔 채우며) 오랜만에 한번 볼랬더니.. (소주 원샷) 크아~ 조오타~
카메라, 탁자 아래쪽으로 이동하면
미진의 다리 파고든 발목 스타킹이 보이고.
거기서 커버양말로 화면이 바뀌면
//9씬의 회상 컷으로 넘어간다.
문 사이로 들어오는 검정구두, 하얀 커버양말.
여기서 계속 화면 쭉 틸업 되면
굵은 다리, 큰 엉덩이, 꽉 조이는 교복 보이더니
드디어 미진 예전 얼굴 보이는데
보면 지금과 별 차이 없다.
부록 (미진 얼굴에서 시작되는 NA) 사람들의 기억은 세월과 더불어 희미하게 퇴색되면서도 오히려 더 미화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과거가 아무리 암울
INS//17씬의 모습들 컷컷 보이며 했어도... 우리의 기억은 그것의 아름다웠음에 더 집중하려 한다. 이것은
허영도, 과장도 아니다. 그저 오늘을 살아낼 작은 힘을 얻는.. 인간의 또 다른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에게
있는..
마지막엔 미진의 환하게 웃는 얼굴
씬29/ 할머니방(N)
영숙과 혜옥, 둘이서 재미나게 TV본다.
혜옥 (아쉬운 듯) 아으.. 재밌는데. 금방 끝나네 (그러다 두리번거리며) 큰 언니 어디 갔어? 이제 인생극장
하는데..
영숙 (멍하니 있다가 헉!)
씬/ 공원 화장실 외경 (N)
영옥 (OFF, 흐느낀다) 내가 나 좋을라구 그런것두 아니구..다 지 잘되라구.. 흑흑..
씬30/ 화장실 안 (N/ENG)
영옥 (울다 분노) 김영숙 너 이년!! 내가 여기서 나가기만 하면!! (다시 흐느끼며) 거기 누구 없수? 아으.. 나
좀 꺼내줘~ 이러다 똥독 오르겠어~ 흑흑..
F.O
씬31/ 녹음실(N) + 밤 전경(N) - 에필로그
미자, 올미다 생방중이고.
미자 그럼, 오늘도 좋은 밤.. (하며 현우 보는데)
현우, 3분 더 남았다며 계속 진행하라는 싸인
미자 (얼른) 좋은 밤이네요. 솔직히 벌써 자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호호. 저..
미자, 할 얘기 없어 당황하며
현우에게 입 모양으로 어떡해?
그때, 지영 뭔가 종이에 재빨리 적어서
진지한 표정으로 더빙창에 붙여 보여주는데
‘아톰 노래!!!’
미자 (고개 끄덕. 다짜고짜) 아.. 근데 혹시 아톰 만화 기억하시나요?
현우 (황당)
미자 왜 그땐 만화영화 주제가도 괜찮은 게 많았었잖아요? 혹시 기억하세요? 아톰 노래? (코난 음으로) 푸른 하늘
저멀리~
지영, 손으로 엑스자.
미자 (당황) 글쎄... 이게 아니더라구요... 오래돼서.. 그땐 그렇게 우렁차게 잘 불렀었는데... 이 밤에 옛날을
떠올리면서 한번들 불러보시는 건 어떨런지요? (보면 시간 다 됐다) 그럼 오늘도 좋은 밤 되세요.
시그널 나가고. 현우, 지영 미소
//달리는 차들 모습, 불켜진 아파트 모습,
밤거리 네온사인 모습들 속에서.
사람들 아 뭐지?/ 이거 아냐? (코난음) 푸른 바다~ 아. 이거 아닌데/ 뭐지?
다들 왁자지껄하게 노래 기억해내려는
목소리들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