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꽃
맑은하늘 / 이영자
할매꽃이 피었네
하늘하늘 할매꽃 잎새가 눈이 되어 내리네
할매가 보고 싶어 하늘을 보니
눈이 녹아 흐르는 건가
눈물이 흘러내리는 건가
그리움의 강둑이 터진 건가
우리 할매 나 어릴 적에
동대문시장에서 곱디고운 천을 사다가
이쁜 한복 손수 지어 입히시고
양갈래 머리 땋아 댕기 매고
노리개 달아주시며 세상에서 제일 고운 내손녀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왔누 ~~
활짝 웃으시며 꼭 안아주시던 할매
학교 다닐 땐 끝날 때쯤이면
교문 앞 저만치 서서 기다리시다
뛰어와 안아주시며
오늘은 뭐 배웠냐며 궁금해하시던 할매
애지중지 키워주신 할매덕에
나 커서 시집갈 때 뒤돌아서 눈물 바람 보이시며
시집가는 걸 서운해하신 할매
첫아이 낳았을 때
금이야 옥이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며 제대로 한숨
눈도 못 부치고
증손자 안고 어르고 나 키울 때처럼
궂은일은 다하시며 행복해하시던 할매
할매를 생각하면 왜 눈물이 나나요
할매는 꽃이 되어 날리고
할매가 그리운 손녀는 눈물 바람꽃이 되어
할매 사진을 껴안아 봅니다
할매 하고 부르면
오냐~
할매 여기 있다 할 것 같아
바람소리에도 문 열어 봅니다
할매꽃이 내 인생길 길잡이가 되어
할매가 극진히 아끼던 손녀가
할매가 되어 손자 재롱에 웃고 있네요
할매 보고 있나요?
할매 한테 받았던 사랑을 손자에게 주면서
말 알아들을 때쯤
할매꽃 이야기를 할게요
보고 싶어요!
사랑합니다.
할매,
우리 할매 그립습니다.
첫댓글
감동으로 여운을 남기는 좋은 글
공유합니다. 글쓴이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