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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6 730호(p47~47) | |
[SOCIETY] |
여의도 일대 호텔 동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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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
“죄송합니다. 호텔이 만원이라 빈방이 없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박모 감사는 자정까지 회식이 이어지자 다음 날 출근이 걱정됐다. 오전 7시부터 조찬회의가 잡힌 상황에서 경기도 일산 자택까지 갔다가 아침 일찍 출근하기가 부담스러웠던 것. 그는 여의도 인근 호텔에서 숙박하기로 했지만 평일인데도 호텔엔 빈방이 없었다. 이미 중국인 관광객으로 꽉 찼던 것. 다른 호텔을 찾았지만 역시 마찬가지. 결국 그는 인근 사우나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여의도는 국회와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 각종 금융기관이 몰려 있는 서울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 자연스레 호텔도 관광객을 위한 특급호텔보다 업무를 보러 온 비즈니스맨들이 쉬는 중소 호텔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지금 이들 호텔 객실의 상당수는 비즈니스맨이 아닌 중국인 관광객이 이용한다. 2010년 3월 한 달간 여의도 렉싱턴 호텔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전체 객실 이용자(단체 805객실, 개인 100객실)의 2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불과 1년 전 객실 이용(단체 314객실, 개인 253객실)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강남 30분 주파 … 홍대·이대와 가까워 과거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 거주지는 특급호텔이 있는 시내 중심과 경기도 외곽지역으로 양분됐다. VIP 정치인과 부유층은 강남·명동 등 시내 중심지를 선호한 반면, 저가 패키지여행을 온 단체관광객은 시외로 숙소를 잡은 것. 하지만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수학여행을 온 학생, 경제적 여력이 있는 노인, 개인적으로 에어텔 항공권을 구입해 여행하는 개별관광객, 비즈니스를 위해 방문한 사업가 등 점차 연령·목적별로 세분화하고 있다. 비용과 여행 동선 등을 따져 최적 입지를 골라 여행하는 새로운 유형의 관광객이 등장한 것. 이들에게 한국의 유적과 문화 관람은 더 이상 방문의 주요 동기가 아니다. 여행사 관계자는 “사실 중국인들은 한국의 유물이나 문화에 큰 관심이 없다. 경복궁만 해도 중국 자금성에 비하면 별궁 수준이다. 그들은 백화점에서 명품을 사고, 강남에서 의료상담을 하는 데 더 관심이 높다”고 귀띔했다. 그러다 보니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과의 접근성이 좋을 뿐 아니라 이화여대, 홍익대 등 상점과 미용실 등이 밀집해 첨단 유행을 즐길 수 있는 여의도 인근 호텔이 급부상했다. 렉싱턴 호텔 인바운드 담당 김태정 지배인은 “여의도 지역은 젊은이의 거리 홍대 바로 옆에 자리하고, 종로·광화문 등 시내 중심으로 나가 난타·점프·비보이 같은 한류 문화를 접하기 편하다. 또한 연남동·명동 등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점이 가깝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까지 30분 안팎이면 주파하는 지하철 9호선의 개통도 한몫을 했다. 강남 지역은 코엑스(COEX),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 등 대형 전시컨벤션 시설과 특급호텔, 공연장, 패션쇼핑 시설이 많아 MICE(Meeting, Incentive, Conventions, Exhibitions) 산업의 요지다. 성형외과를 비롯한 병원이 밀집해 의료관광을 하러 온 중국인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고찰> 101매10손지애 내가 알아본 바 강남 지역 호텔은 하루 숙박비가 30여만 원에 이르는 등 비용이 만만치 않아 주로 일본인 관광객이 이용하고, 중국인 관광객은 숙박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쇼핑과 의료관광을 즐길 수 있는 강남까지 이동이 불편하지 않은 여의도 지역을 선호한다고 한다. 중국인 관광객은 작년에 비해 늘었지만 여의도 호텔을 찾는 새로운 유형의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없다면 지금의 중국인 관광객 붐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고, 한국이 의료·카지노·경제발전과 민주화의 역사 등 특별한 무언가로 어필하지 않으면 중국인들에게 한국은 한 번 들르고 말 곳에 불과할 뿐이므로 중국인 관광객을 계속 유치할수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할것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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