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일요일.
휴일날엔 언제나 느긋하게 아침을 맞는다.누나집에 계시는 어머니 문안은 다음으로 미뤘다.
그런뒤 찾아간 곳은 김해 임호산과 함박산, 그리고 조금 떨어진 칠산이다.
이 세 산은 도심속 200m도 되지않는 낮은 산으로, 주민들의 체육공원 구실을 하고 있다.
나는 오래전 국제신문의 가이드를 따라 경운산과 함께 다녀온 적이 있었다. ☞ 임호산,함박산,경운산
임호산((林虎山 179.7m)은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형국이라 붙여진 이름으로 유민산·가조산·호구산·안민산·봉명산·임어산 등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임호산 정상의 암반에 올라서면 김해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200m도 채 되지 않는 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조망은 실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더욱이 고속도로를 지나면서 차창으로 바라보이는 임호산 육각정자는 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자는 조망을 할 수 있도록 세운 것이기도하지만 그 자체가 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임호산 정상은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지만 정상석은 육각정자가 있는 도드라진 암반에 세워져 있다.
임호산 아래의 흥부암(興府庵)은 가락국 장유화상(長遊和尙)이 도성의 흥성을 빌기 위해 세운 사찰로 가야불교의 성지였다.
가락국이 이곳에 도읍을 정할 때 흥부암을 지어 임호산의 나쁜 기운을 눌렀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함박산(165.1m)은 천지개벽 때 온 천지가 물에 잠기도록 비가 내렸어도 함박꽃만큼 남아있었다고 붙여진 이름.
데크계단을 오르면 제법 널따란 정상부위 오래된 묵묘 옆에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칠산(七山 89.8m)은 봉우리가 7개여서 칠봉산으로 부르다가 칠산이 되었으며, 그 봉우리마다 우물이 있었다고 한다.
화목 들판 앞에 일곱 개의 둔대(동뫼)를 만들어 갖가지 나무를 심어 칠산이라는 명산을 과시하기도 하였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36호인 ‘김해칠산재강당(金海七山齋講堂)’은 칠산 중턱의 ‘분성배씨 수관조(盆城裴氏 受貫祖)’인 분성군 배원룡묘 옆에 지어진 재각이다.
분성군(盆城君) 배원룡(裵元龍)은 고려때 병부상서 겸 도원수에 오른 인물로 분성 배씨의 파조(派祖).
경상남도 시도기념물 제98호인 ‘김해칠산동고분군(金海七山洞古墳群)’은 고대/삼국/가야시대(3∼6세기)의 고분군으로 ‘김해명법동고분군’이라고도 불렸다.
김해시 일원의 고분군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며, 가장 규모가 큰 고분군 중의 하나이다.
원점회귀하는 곳에는 10개가 넘는 소공원이 산재하고 있다.
무미건조한 원점회귀에서 나는 동기부여가 절실했고, 자연스레 이 소공원답사에 집착을 했다.
온갖 아름다운 이름이 붙여진 소공원들은 한적한 공단지대와 거주지 인근에 나름대로의 인프라를 갖춘 채 조성되어 있었다.
찾아본 소공원은 다음과 같다.
1)방울공원, 2)나래공원, 3)바람개비공원, 4)꽃샘공원, 5)꼬꼬마공원, 6)애기나라공원, 7)동심공원, 8)아이공원, 9)느타리공원,10)xx공원,
11)비비추공원, 12)아이뜰공원, 13)창의뜰공원.
특히 아이뜰공원에는 ‘선조어서각(宜祖御書閣)’이 있지만 나는 그만 놓치고 말았다.
선조어서각은 ‘선조국문유서(宣祖國文諭書)’의 복사본을 보관하고 있는 곳으로 원본은 부산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소도시 한적한 길은 동지섣달 일찍 어두워져도 걱정이 없었고, 또 매일 만보걷기하는 아내의 체력도 나를 안심시켰다.
나의 이 ‘안심예상’은 빗나가고 말았지만.
산행코스: <김해시 흥동 17-3>-임호산-함박산-도로-굴다리-농로-칠산-칠산동구분군-칠산재강당-13소공원-<원점회귀>
임호산과 함박산, 그리고 조금 떨어진 칠산까지. 더 왼쪽에 용두산(114.6m)과 반룡산(238.1m)도 "날 좀 보소"한다
자세한 지도.
큰지도
약 15km의 거리를 어두워졌을 때까지 5시간이 넘게 걸렸다.
고도표
<산길샘>
미리 준비한 표지기. 서명은 복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복(福)'자 한 자(字)만 쓰기로 했다.
주소창에 '김해시 흥동 17-3'을 입력, 전하로에서 임호산으로 살짝 들어온 지점에 차를 댔다.
'청호아트빌'이 옆에 보이고...
'두산리츠빌' 방향으로 100여m 산자락을 좌측 옆구리에 끼고 들어가...
좌측 임호산으로 올랐다.
도심속의 산이 그러하듯 등로는 많은 시민들이 오르내린 빤질빤질한 길.
30분이 채 걸리지 않아 육각정자가 보이는 주능선 안부에 올라선다.
정자 옆엔 임호산전망대라는 표석이 서 있고...
오래전부터 이 자리를 지키고 선 정상석이 있다.
임호산 정자는 육각정자로서 이층누각.
현판엔 '무자입춘(戊子立春) 김해시장'이 적혀있다. 무자년이면 2008년이고, 당시 시장은 김종간 시장.
아내는 조망이 좋은 암반 위에 앉았다.
눈가는 곳엔 경운산이 길게 드러 누웠고...
그 우측으로 분성산, 뒤로는 신어산이 받치고 있다.
김해시내를 조망하다 함박산으로 향한다.
삼각점이 있는 실질적인 임호산 정상에서 분성산과 신어산을 조망하다...
조금 당겨보았더니 분성산성의 성곽이 뚜렷이 확인된다.
아내의 스마트폰에서 가져온 사진.
삼각점을 확인하고 지형도를 살펴보니 "에구~ 이 삼각점봉이 진짜 임호산이넹."
그래서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가 그곳에 걸어둔 표지기를 떼어와서 여기에 걸었다.그대로 뒀다면 남세스러웠을 것.
전망대에서 낯모르는 부부의 모습이 보기가 좋아 허가 없이 얼른 한 컷.
김해들 건너에 금병산과 옥녀봉 능선(부산과 김해의 시계)이 길게 내려 앉았다.
한신아파트 방향의...
산길은 고속도로 수준.
우측으로 난 갈림길을 내려가면 임호산공원.
그 새 아내는 저만치 가고 있고...
나는 뒤따르는 형국.
데크계단을 올라서면...
함박산.
정상석 옆엔 오래된 묵묘가 있다.
이젠 함박산을 되내려와서 칠산으로 가야한다.
평상과 운동기구가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잘 관리되고 있는 무덤과...
두 그루의 소나무가 산길을 알리고 있다.
벽화가 그려진 담장을 지나면...
도로변.
남해고속도로를 굴다리로 지나 칠산을 바라보고...
벌판을 가로 지른다.
다시 굴다리를 통과한 뒤...
칠산을 오르기 위해 곁눈질을 해보지만 공사중으로 파헤쳐져 있다.
공사중인 곳으로 치고 오를까 하였으나 아내와 함께이니 좀 둘러가더라도 좋은 길을 택했다.
포장도로가 이어지는 산길 진입.
우측으로 칠산을 바라보니 고갯마루에서 다녀와야만 하는 것.
영각사 갈림길에서 차단기가 있는 비포장 임도방향으로 오르면...
얼마안가 정자와 체육공원이 나온다. 이곳에서 칠산을 갔다와야 한다.
대숲을 지나 안부에 살짝 내려서면...
유달리 석축으로 잘 단장된 묘지를 지난다. 이후 공동묘지를 지나...
해발 100m도 안되는 칠산에 올랐다.
칠산의 삼각점. 우리는 여기서 늦은 요기를 하였다.
다시 체육공원으로 되돌아 오는 길은 사면으로 살짝 에두른 길.
122.8m봉(준·희 표지판)을 지나고...
벤치가 있는 '김해 칠산동고분군' 안내판에 닿았다.
이 고분군은 일제강점기부터 대부분 도굴과 파괴를 당해왔으나 1987년과 1988년의 2차에 걸쳐 경성대학교박물관에 의해 발굴조사되었다.
덧널무덤〔木槨墓〕·구덩식돌방무덤〔竪穴式石室墓〕·널무덤〔木棺墓〕·독무덤〔甕棺墓〕·앞트기식돌방무덤〔橫口式石室墳〕등 119기의 무덤이 확인되었다.<자료>
커다란 비석이 선 '칠산재 강당'이다.
'고려병부상서겸 도원사 분성군 배공 휘 원룡 신도비'..
담장 안으로 카메라를 들이밀어...
잘 관리되고 있는 재실 이곳저곳을 살펴본다.
제일 뒷쪽 맞배지붕의 건물은...
사당인 영모사(永慕祠).
그 앞의 팔작지붕은 칠산재(七山齋).
솟을 삼문은 광정문(光正門). 그 옆엔 세로로 '분성배씨대종회'.
'김해 칠산재 강당' 안내판.
골목을 빠져나와 이제 차량회수를 위하여 회귀해야 한다.
회귀하면서 13소공원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느긋하게 쉬어갈 수도 있어서 좋을 것.
1) 방울공원이다.
은행잎이 떨어진 방울공원에는 이렇게 놀이기구와 정자가 마련되어 있다.
또 다음에 찾아가는 공원은...
2)나래공원.
3)바람개비공원.
4)꽃샘공원.
공원마다 규모와 시설은 대동소이하다.
5)꼬꼬마공원.
6)애기나라공원.
7)동심공원.
아이공원 후문으로 들어와...
8)아이공원 안내판을 확인한다.
다시 벌판을 가로지르며 어둠속에 자취를 감춘 임호산과 함박산을 쳐다본다.
시가지는 이미 불빛 찬란.
9)느타리공원은 함박산 자락에 있고...
공원은 이미 어둠에 묻혔다.
조금 떨어진 곳에 또다른 공원이 있었으나 아무런 안내판이 없으니 무명(xx)공원이다.
11) 비비추공원도...
가로등 아래 어둠에 묻혔다.
12)아이뜰공원엔 ‘선조어서각’이 있지만 나는 놓치고 말았다.
아이뜰공원 ‘안동권씨재실’ 옆에는 ‘선조국문유서(宣祖國文諭書 보물 제951호)’를 보관하기 위해 1836년 후손들이 지은 ‘선조어서각(宜祖御書閣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0호)’이 있다.
<자료사진> 선조국문유서 원본.
‘선조국문유서’는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1953년(선조 26년) 선조가 왜군의 포로가 된 우리 백성들에게 죄를 묻지 않고 전쟁에서 세운 공에 따라 포상한다는 내용을 순 한글로 적은 것이다.
김해 수성장(守城將) 권탁(權卓 1544~1593)장군이 이 문서를 가지고 적진으로 들어가 우리 백성 100여명을 구했다.
‘선조국문유서’는 권탁 장군의 집안에서 전해지다가 1855년(철종 6년) 장군을 기리는 현충사를 지으면서 선조어서각을 세워 보관하던 중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뒤 부산박물관에 기탁하였고, 지금 ‘선조어서각’에 보관 중인 문서는 복사본이다.
‘선조어서각’은 1칸 맞배지붕 목조와가로 퇴락한 것을 1989년 이전 복원하면서 현충사와 함께 증축하여 새롭게 단장하였다.
13)창의뜰공원도...
어둠에 묻혔다.
재미없는 도심지 거리를 이렇게 동기부여를 하며 터벅터벅 걸었다.
매일 만보걷기하는 아내의 발바닥에 물집이 잡힌단다.
이유인즉슨 등산화끈을 헐겁게 맨 탓.
딴눈팔지 않고 집으로 곧장 들어왔다.
샤워한 뒤 두 다리 쭉 뻗고 쉬기 위함이다.
그런 뒤, 시장(hungry)을 반찬으로 소주 일 병이 게눈 감추듯 사라진다.
첫댓글 대단하심이다
수고하셨습니다
산행계획 함 생각해봐 야 안될까요
아무래도 좀 더 지켜봐야 될 거 같아요.
괴상한 넘이 또 나타났다하고, 환자는 더 늘어나고 있으며, 위중증환자가 증가하여 사망자도 늘고 있으니 하는 말입니다.
매스컴에선 재택치료니, 병실부족이니 연일 경고성 멘트를 쏟아내고 있고요.
당국은 이런저런 이유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얼마간 지켜볼려고 하나봐요.
기다리는 김에 우리도 좀 더 기다려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