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421
그는 과거, 현재, 미래에 얽매이지 않고
물질의 소유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시간에 얽매임이 없으며 집착에서 벗어났나니
나는 그를 브라흐마나라 부른다
마딘나라는 여인이 있었는데, 어느 때 그녀의 남편 위사카는 부처님의 설법을 잘 듣고 아나가미 팔라를 성취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세속적 욕망을 여읜 그는 이제 내 재산은 모두 아내에게 물려주리라 생각하였다. 그는 이제 세상의 가치를 중히 여기지 않게 되었고, 일체를 기울어짐 없이 평등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담마딘나도 남편이 변한 것을 느꼈다. 전 같으면 남편이 밖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 담마딘나는 창문 곁에 서서 남편을 마중했고, 그때마다 위사카는 애정 어린 눈으로 아내를 바라보며 미소를 보내어 아내를 기쁘고 흐뭇하게 해주곤 했다. 그러나 이제 위사카에게 있어서 그런 미소 같은 것은 별 의미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집에 돌아와도 아내에게 미소를 보내지도 않았고, 별다른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아내는 혼자 이게 어찌된 일인가 하고 생각하다가, 식사 시간에 물어보리라고 마음먹고 평상시처럼 저녁 준비를 해서 남편에게 갖다 주었다. 그런데 전 같으면 남편은 자기에게
“여보, 이리 와서 함께 저녁을 먹읍시다.”
하고 다정하게 말했을 것인데, 이제는 아무 말도 없이 조용하고 정숙하게 혼자서만 식사를 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내는 남편이 자기에게 단단히 화가 난 것이라고 판단했다.
남편 위사카는 저녁을 먹고 나서 아내 담마딘나를 불러 자기 옆에 앉히고 이렇게 말했다.
“여보, 이제부터 이 집안의 재산은 모두 당신 것이오. 내 재산은 당신이 다 가지시오.”
그러자 담마딘나는 남편이 자기에게 화가 났다면 이렇게 재산을 주지는 않을 것인데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남편에게 물어 보았다.
“그러면 당신은 이제부터 어찌할 셈이신가요?”
“나는 오늘부터는 이제 세상일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겠소.”
“그게 무슨 말씀이시지요?”
“나는 이제 물질에 대한 애착을 버렸다는 말이오.”
그러자 현명한 그의 아내는 즉각 대답했다.
“낭군이시여, 그렇다면 당신께서는 저보고 당신이 뱉은 침(재산)을 가지라는 말씀이십니까? 저 또한 물질에 대한 모든 애착을 버리고 가정을 떠나 빅쿠니가 되고 싶습니다.”
“그거 아주 훌륭한 생각이오.”
그래서 그는 아내를 데리고 수도원에 들어가 많은 빅쿠, 빅쿠니들에게 충분한 공양을 올린 뒤 아내를 출가시켜 빅쿠니가 되게 해 주었다. 빅쿠니가 된 뒤로도 그녀는 계속해서 다마딘나라고 불리었다.
담마딘나 빅쿠니는 다른 빅쿠니들과 함께 여러 지방을 돌아다니며 여러 해 동안 열심히 수행했다. 그녀는 조용한 지방의 수도원에서 지내면서 좌선 수행을 용맹스럽게 밀고 나갔고, 그 결과 오래지 않아서 아라핫따 팔라를 이루었고, 아울러 신통력도 얻었다. 그 뒤 담마딘나 빅쿠니는 이제 자기와 인연이 있었던 지인들에게 공덕을 지을 기회를 주어야겠다고 생각하여 고향 라자가하로 돌아왔다.
이때 재가 신자 위사카는 과거에 자기 아내였던 담마딘나 빅쿠니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수도원으로 그녀를 찾아갔다. 그는 담마딘나 빅쿠니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올리고 그녀 옆에 앉아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만일 예전에 나의 아내였던 이 빅쿠니에게 빅쿠니 생활이 만족한지 어떤지를 직설적으로 묻는다면 그것은 예의 있는 행동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 나는 그녀에게 짐짓 담마에 대해 물어 보아야겠다. 그러면 나는 그녀가 수행을 잘하여 현재 만족한 경지에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 수 있으리라.’
그래서 그는 그녀에게 소따빳띠 막가와 팔라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빅쿠니 담마딘나는 막힘없이 대답했다. 그래서 그는 같은 방식으로 사까다미 막가와 팔라에 대해, 아나가미 막가와 팔라에 대해 질문했는데 역시 대답은 막힘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으로 아라핫따 막가와 팔라에 대해 물어 보았는데, 이에 대해 빅쿠니 담마딘나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훌륭하십니다. 재가 신자여! 그러나 아라핫따의 경지에 관해서만은 부처님께 직접 여쭙는 것이 좋겠소.”
그런 대답을 들은 위사카는 과거에 자기 아내였던 담마딘나 빅쿠니에게 인사를 올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갔다. 거기서 그는 담마딘나 빅쿠니와 나눈 대화를 말씀드리고 부처님의 법문을 청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여래의 딸 담마딘나는 참으로 대답을 잘했구나! 너의 질문에 대한 여래의 대답은 다음과 같으니라.”
하시며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그는 과거, 현재, 미래에 얽매이지 않고
물질의 소유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시간에 얽매임이 없으며 집착에서 벗어났나니
나는 그를 브라흐마나라 부른다
- 거해스님역 -
첫댓글 소따빳띠 막가(sotāpatti magga_예류도)와 팔라(phala_과)
사까다미 막가(sakadāgāmī magga_일래도)와 팔라
아나가미 막가(anāgāmī magga_불환도)와 팔라
아라핫따 막가(arahatta magga_아라한도)와 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