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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외부기고] 한반도와 이베리아반도를 이어주는 주스페인 한국 문화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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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12-02 | 국가 | 스페인 | 작성자 | 전수연(마드리드무역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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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와 이베리아반도를 이어주는 주스페인 한국 문화원 장진상[주스페인 한국문화원 원장
1.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스페인 내 한국 문화 전파의 산실
태양의 나라, 정열의 나라 스페인! 이곳 사람들이 좋아하는 "천천히(poco a poco)"라는 말처럼 한량들만 살 것 같은 이 나라도 최근 경제위기 때문인지 무표정하게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에서 삭막함이 부쩍 느껴진다. 출근길 조급한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꾸역꾸역 전동차에 오를 때면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그래도 최근 스페인이 유럽연합의 구제금융 졸업을 선포했고 출퇴근 시간에 갈수록 막히는 마드리드 내부순환도로(M30)를 가득 채운 차량들을 보면서 스페인 경제가 조금씩 살아나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있다.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이 위치한 곳은 수도 마드리드에서도 주요 관공서와 각국 대사관 및 현 정부 여당 당사와 가까운 정치, 문화의 중심지 카스테야노 15번지(la Castellana 15)이다. 고급스러운 주변 상권과 어울리는 바로크 양식의 고풍스러운 건물의 1~2층에 당당히 대한민국의 문화원이 위치한 것이다.
한국문화원으로 들어오면 1층 상설전시장에는 기술강국답게 삼성과 LG의 최신 3D LED TV에서 K-pop, 한식, 한국 영화 등 한국의 이미지가 쉴새없이 흘러나오고 그 옆으로는 한국의 전통 공예품들이 단아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 모습은 마치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소용돌이치며 성장해온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듯 하다.
2. 행사를 통한 한류문화 전파
한지로 만들어진 연꽃과 물고기 문양의 전등이 은은한 빛을 내주는 나선형의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2000여 권의 한국 관련 도서, K-POP음반과 한국 영화 및 잡지 등도 함께 비치해 열람 및 대여 서비스를 운영 중인 도서실이 나온다. 이 도서실 안쪽으로는 전시회와 영화 상영을 위해 조명과 음향시설을 갖춘 다목적 홀이 있고 그 옆으로 문화강좌를 위한 강의실이 있다. 현재 주재국민을 대상으로 한국문화 강좌(한국어, 한국화, 국악, 한식, K-POP, 한지공예)를 운영하며 전시회(월 평균 1회), 영화 상영회(월 2회) 등과 함께 외부 행사로는 주재국 문화부 산하 공공기관이나 문화센터들과 함께 손을 잡고 한국 영화제, 태권도 공연, 국악그룹 공연, K-POP행사 등을 개최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고 가장 큰 열정을 느낄 수 있는 행사는 역시 K-POP 행사이다. 문화원 개원 후 지금까지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유럽 예선전(2011년 9월), JYJ 바르셀로나 콘서트(2011년 10월), K-POP 한류팬 교류의 밤(2011년 12월), K-pop 월드페스티벌 스페인대표 선발전(2012년 7월, 2013년 7월) 등 굵직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러한 행사를 치룰 때면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한류팬들의 정열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어 고된 행사 준비과정에도 불구하고 마치고 나면 항상 그 어떤 업무보다도 큰 보람과 감동이 밀려온다.
특히 작년 ’싸이의 강남 스타일‘의 대성공으로 한국 인지도가 높아져서인지 올해 7월에 개최된 ‘K-pop 월드페스티벌 스페인대표 선발전’만 해도 오페라 카르멘의 주인공을 연상케하는 정열적이며 도전적인 스페인 아가씨들이 과거 한국 아이돌의 안무만 따라하던 수준을 벗어나 유창한 발음으로 한국의 가요와 랩을 부르고 곧 데뷔해도 무리가 없을 법한 완벽한 안무를 선보여 이를 지켜보던 모든 관객을 깜짝 놀라게 했다.
3. 스페인에서 한류 열풍
한류 열풍의 또 다른 사례로 주재국 내 아시아 문화 팬클럽 중 가장 많은 회원(정회원 800여 명, SNS회원 3만8000여 명)을 보유하고 활발한 활동을 하는 ‘아시안 클럽'(www.asian-club.es)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이 팬클럽은 과거 일본문화를 주로 즐기던 팬클럽인데 최근에는 한류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점은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역량과 질적인 성장을 확인시켜 준다. 문화원은 이러한 한류 팬클럽의 잠재성과 영향력을 높게 평가해 여러 한류행사를 공동진행할 뿐만 아니라 팬클럽의 자체적인 이벤트 역시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지지하며 상호 윈윈(Win-Win)을 실현 중이다.
한편 한국 문화원을 방문하는 주재국 국민들은 크게 2종류이다. 원래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거나 우연히 특정 행사의 홍보를 보고 관심이 생겨 찾아오게 된 사람 등이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한국인 방문객들의 경우 역설적으로 스페인 친구의 소개로 오게 됐다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유학생으로 살았던 2000년대 중반에만 해도 스페인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었고 심지어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되려 스페인 사람이 한국 사람을 한국 문화원으로 데리고 오는 것을 볼 때면 그래도 우리나라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음을 실감하고 있다.
4. 스페인에서 한류의 미래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퍼지는 한국 문화 열풍에 비해 전반적인 한국의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관광객 교류 숫자를 예로 들자면 2012년 기준으로 방서 한국인 관광객은 약 10만 여명인 반면, 방한 스페인 관광객은 약 1만5000여 명으로 약 15% 수준이다. 그렇지만 방한 스페인 관광객 수치는 2011년 대비 약 3000여 명이 증가한 것으로 한국문화원의 갈 길이 희망적인 길임을 반증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유로워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스페인은 의외로 굉장히 보수적이고 외부 문화를 쉽게 수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먼 길을 성공적으로 걸어가기 위해서는 주재국의 문화예술기관 및 예술인과 협력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일방적인 문화홍보가 아닌 상호 문화교류를 통해 스페인 국민에게 한국문화가 거부감없이 자연스럽게 알려지도록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이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갈 때마다 스페인에서 한국의 위상도 점점 높아질 것임을 확신하며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 한반도와 서쪽 끝 이베리아 반도를 이어주는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은 오늘도 힘차게 달린다.
▪ 홈페이지 www.centroculturalcorea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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