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인도네시아 축구장 난동으로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체루탄을 쏘자
도망가던 관중들이 출구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큰 압사 사고가 발생하였다. 그 뉴스를 접하면서 후진국은 어쩔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나라도 국민소득으로 따진다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고 한다. 아파트 투기나 부동산 투기 주가조작으로 주식투자 등으로 졸부가 된 사람들을 진정한 부자라고 할 수 없듯이 선진국이란 돈 몇푼 벌었다고 해서 선진국이 될 수는 없다. 그 나라 문화수준이 어느 정도 확립돼 있어야 하고 안전에 대한 인식이 정립돼 있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어젯밤 이태원에서 일어난 대형 압사사고는 선진국형 사고와는 한참 거리가 먼 후진국형 사고였다.
새벽에 집계한 사망자수는 149명 부상자 150명(30일 오후11시현재 사망 154명 부상자132명)으로 알려졌다. 좁은 비탈진 골목에 십만명이상 몰렸다니 콩나물 시루가 따로 없다. 여차해서 넘어지면 밟혀 죽은 것은 뻔한 이치다. 더구나 그 전날 밤에도 미미한 사고가 있었으나 행사주최측이나 경찰에서 아무런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것도 안전불감증이 도진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책임을 면할 수가 없다. 어느 신문에서는 예견된 참사였다고 한다. 사고가 나기 전 동영상을 보니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찬 사람들이 물결처럼 서로 붙어서 일렁이고 있었다.자기 마음대로 걸어갈 수가 없고 떠밀려 다니고 있었다. 사람이 많다고 해서 꼭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니다. 내가 70년대 일본 동경 긴좌거리를 갔을 때 나도 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 밀려 나갔다. 그래도 어떤 보이지 않는 질사가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태원은 난장판 같았다.
내가 핼로윈데이를 안 것은 1997년 핼로윈데이를 맞이했을 때였다. 그 땐 식솔들을 데리고 영국 카디프로 가서 IMF사태로 한창 어렵게 살 때였다. 우리나라 원화로 받는 내 월급은 환율이 급등하는 바람에 절반 이하로 떨어져 월급으로는 매월 500파운드 월세도 채 되지 않았다. 보따리를 다시 싸서 돌아올까도 생각했지만 아이들 학교 문제도 있고 해서 빚을 내서라도 버티기로 했던 것이다. 당시 큰 애 둘은 중학교에 들어갔고 작은 아이 둘은 초등학교에 다녔다. 중학교나 초등학교에서는 학예회나 무슨 행사들이 많았다.
영어 사전에는 'Halloween": 1,The evening before ALL Saint' Day, 2. Often devoted to pranks played by young people.로 돼 있다. 그리스도교 축일인 만성절 전날로 주로 젊은이들이 다양한 복장을 갖춰 입고 즐기는 축제다. 본래 핼로윈은 켈트족의 전통 축제인 '사윈'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켈트족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이 오면 음식을 마련해 죽음의 신에게 제사를 지냄으로써
사자의 혼을 달래고 악령을 쫓았다고 한다. 이때 악령들이 해코지를 할까봐 사람들은 자신을 같은 악령으로 착각하도록 기괴한 모습으로 꾸미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이것이 오늘날 젊은층에서 하는 핼로윈 분장의 시초였다고 한다. 이 때 각가정에서는 호박에 눈, 코, 입 모양을 파서 '잭 오랜턴'이라는 등을 만들고 검은 고양이나 박쥐 같이 핼로윈을 상징하는 여러가지 장식물로 집을 꾸몄다.
핼로윈은 만성절 전야제를 뜻하는 '올 핼로우스 이브'가 줄어든 말이라고 한다. 그리스도교에서는 4세기무렵부터 만성절, 즉 모든 성인의 날을 기념해 왔다고 한다. 모든 성인의 날은 축일이 제정되지 않은 성인들을 특별히 기억하고 기리며 모든 성인을 위해 기도드리는 날이다. 그 날짜가 11월1일로 고정됐는데 고대 영어에서 성인을 가리키는 단어는 '핼로우'로 만성절에 올리는 미사를 모든 성인을 위한 미사라는 의미의'올 핼로우스 마스' 그 전날 밤을 '올 핼로우스 윈'이라 불렀고 여기서 '윈'은 저녁, 밤, 또는 전날을 뜻하는 '이브'의 축약형이다. 다시 말해 모든 성인의 날 전야제를 뜻하는 '올 핼로우스 이브' '올 핼로우스 윈'을 줄여 '핼로윈'이라는 명칭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오늘날 핼로윈의 대표적인 행사로 아이들이 마녀나 요정, 유령, 인기 만화의 주인공 등으로 분장하고 집집마다 다니면서 먹을 거리를 얻는 놀이를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trick은 play a trick란 숙어로도 나타나듯이 장난을 치다 골려주라는 의미고 treat은 대접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 말은 '대접(캔디를 주든지) 아니면 장난칠까'라는 의미로 놀이 자체는 중세의 풍습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핼로윈데이 때 우리집 꼬마 둘이도 낮에 열심히 분장 준비를 해서 날이 어두워지자 이웃에 사는 현우집(전국토부 차관 아들)에 가서 사탕을 얻어 오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선 2000년대 초 일부 영어학원에서 행사를 벌이기 시작했고 2010년 무렵부터 일부 클럽, 백화점 등에서 행사가 펼쳐지더니 최근에는 대부분의 어린이집, 유치원 등으로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