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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산마루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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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마루 정기산행 공지 스크랩 2010.10.23 土 산죽이 에워싼 명상의 길, 순천 조계산을 거닐며...
노피(이동원) 추천 0 조회 112 10.10.31 17:2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1. 산행 개요
○ 일자 : 2010. 10. 23(土 06:55∼14:30 나홀로 7시간35분 약15.5km)
        ※ 사찰경내 관람 1시간 포함
○ 날씨 : 흐림
○ 산세 및 위치

  - 위치상으로 순천시 승주읍, 주암면, 송광면, 낙암면등의 4개의 읍과 면에 위치
  - 조계산은 불교계를 대표하는 천년고찰을 동과 서에 품고 있는 산으로 동쪽 기슭에는 태고총림 선암사,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의 하나인 승보사찰인 송광사가 자리한다
     삼보사찰은
     ①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양산 통도사를 불보(佛寶) 사찰
     ② 부처님의 가르침인 팔만대장경 경판을 모신 해인사를 법보(法寶) 사찰
     ③ 한국불교의 승맥(僧脈)을 잇고 있기에 송광사를 승보사찰
 
  
   - 장군봉, 연산봉을 이으면서 비슷 비슷한 고도(600~900미터급)의 산세를 이루면서

      웅장하면서도 넉넉한 느낌을 받게되는 그런 산세이다
   - 광주의 무등산, 영암의 월출산과 함께 삼각형을 이루는 이산은

      채종림(採種林 : 우량한 조림용 종자의 생산·공급을 목적으로 조성한 산림)으로

      지정되어 여러종류의 나무들이 살아가는 식생들의 보고이다

2. 산행코스
  산행코스는 조계산 등산지도를 살펴보면 알 수 있드시 여러방향으로 자신의 산행 스타일에 맞게 조합하여

  사찰 탐방과 병행한 산행일정을 잡으면 좋을 것 같다


  <금일 진행 산행 코스>
   선암사 주차장 ⇒ 선암사  ⇒ 대각암  ⇒ 향로암터 ⇒ 조계산장군봉 ⇒ 접치갈림길 ⇒
   연산봉 ⇒ 굴목재  ⇒ 천자암산  ⇒ 천자암 ⇒ 송광사 ⇒ 송광사 매표소앞(약15.3km)
    <GPS trackmaker로 살펴본 궤적>

<구글어쓰 궤적>

<순천역에서 부터 궤적>


3. 대중 교통편 : 순천에서 이른 시각 움직이는 산행으로 판단
<서울에서 순천까지>
   ○ 열차편 : 용산발 22:50~03:46순천착. 무궁화호 요금24,600원
   ○ 강남센트럴 : 24:00 심야우등 4시간30분소요, 요금33,400원
                          우등고속 30,400, 일반고속 20,400원


<순천역에서 선암사>

   ○ 시내버스 요금 1,100원 선암사 종점가지 약45분 소요(시간표는 실제 운행시간이 일정치 않는것 같음)


<순천역에서 송광사>
 ○ 시내버스 요금 1,100원 송광사 종점가지 약1시간20분 소요(시간표는 실제 운행시간이 일정치 않는것 같음)


4. 산행기록
금일의 산행지는 지난 여름에 집사람과 남도여행길에 잠깐 들렸었던 선암사를 품고 있던 조계산입니다.

선암사 사찰만을 두루 살피고서 조계산을 오르지 못하고 순천으로 빠져나온 이후 많이 서운했었던 산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나홀로 다시 찾게 됩니다

조계산을 찾아보려 마음을 굳히고서 교통편을 알아보니 화요일에 벌써 전라선 순천으로 떠나는

용산발 22시50분 열차표는 이미 예매가 끝났더군요.

요즘 가을 단풍철이라 그런가  지리산객들이 꽤 많이 자리를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행여나 하고 예매대기자로 코레일 홈에  올려놓고는 티켓을 발권 받지 못하면

심야우등고속으로 이동하려고 결심을 굳히구요

다행으로 누군가 취소되어 예매대기에서 결재를 하란 메시지가 날아와서 22일 용산발 22시50분 열차를 구입했습니다.

밤 열차로 여행길을 나서본지가 참 오래된 것 같군요.

조금 눈을 붙여 보려하지만 웅성이는 열차내의 분위기에 눈만 감은 채 내려갑니다.

구례에서 많은 지리산객들을 내려놓고는 얼마되지 않아 열차는 순천역에 03시45분에 정확히 도착을 합니다.


아직 두시간은 선암사를 가는 버스를 기다려야 하기에 간단한 역 근처 밥집에서 해장국으로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는

순천역사안이 와이파이존이라 휴대폰 인터넷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  이리저리 서핑시간을 보냅니다.

선암사와 송광사란 대사찰을 품고 있는 조계산을 나홀로 사색에 잠기며 오른다는 벅찬 감동이 버스를 기다리는 내내

설레게 합니다.

실상 선암사와 송광사는 모두 전에 두루 살펴본 곳이라 내 산길 여정에는 큰 의미는 없으나

어머니의 품처럼 넓직하고 묵직한 그리고 두루뭉실 포근해 보였었던

조계산 길을 거닌다는 것이 오늘 이 자리까지 오게 했습니다.

이른 새벽에 순천역사 바로 앞에 있는 버스승차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보니

6시전에 송광사로 들어가는 111번 버스가 먼저 지나 가구요.

6시가 넘어서 6시05분경에 선암사행 1번 버스가 도착을 하는군요.

료금은 1,100원이구요. 올라탑니다. 두 분의 여자 여행객들도 함께 오릅니다.

나는 순천의 지리를 잘 몰라서 일단 GPS궤적기록을 위해 켰습니다.

나중에 구글에서 확인하여 대략적인 방향과 위치파악에 활용해 보려합니다.

잘 모르는 도시엘 들어가면 시내버스가 빙빙 돌면 나중에는 어느 방향으로 돌아다녔는지를 모르겠드라구요.

나중에 살펴보면 방향감각 찾는데 도움이 됩니다.

선암사 주차장에 6시50분에 도착을 합니다. 약45분 걸린 셈이네요.
지난 여름에 이어 한 두 달 만에 다시 찾게 되는 선암사 주차장은 낯 익어서 반갑습니다.


 <산행 시각별 주요 일정 및 내역>
○ 06:55 선암사 버스종점 주차장
○ 07:02 선암사 매표소
○ 07:17 昇仙橋(승선교) 통과(보물제400호)


○ 07:40 仙巖寺(선암사)
○ 08:10 선암사북부도(보물1184호)

○ 08:22 선암사 마애여래입상(전남문화재자료 157호)

○ 08:30 大覺庵(대각암)
         - 뒤편 大覺庵浮屠(보물1117호)
○ 08:40 보리밥집, 향로암터 갈림길 삼거리 이정표식
○ 09:25 향로암터(119구조안내판, 샘터, 절터 흔적)


○ 09:55 조계산 장군봉 정상(884m, 삼각점 : 순천11,1991재설)
         - 장박골1.8km, 송광사6.0km, 선암사1.7km,
            보리밥집2.1km, 작은굴목재0.8km
○ 10:28 접치갈림길(이정표)
         - 접치2.7km, 선암사3.5km, 송광사6.3km
         
○ 10:54 장박골 삼거리(이정표)
         - 송광사4.2km, 연산사거리1.2km, 선암사4.5km, 장군봉1.8km,
            작은굴목재1.74km
○ 11:14 연산사거리(이정표, 119구조안내판3-8)
○ 11:19 암봉(바위위편에서 전망좋음)


○ 11:25 연산봉 정상(851m), 헬기장, 정상입석, 이정표식
         - 송광사 3.5km, 천자암2.7km, 장군봉3.4km, 선암사6.1km
○ 11:52 굴목재 입석, 119구조안내판3-10, 이정표식
         - 천자암1.7km, 송광사2.5km, 장군봉4.4km, 선암사4.0km


○ 12:06 천자암산 정상 암봉(전망좋음)
○ 12:13 삼거리갈림길 이정표
         - 천자암0.8km, 송광굴목재0.9km, 배도사대피소0.8km
○ 12:17 안부 공터(헬기장 흔적, 선암사5.5km 개념도있음)


○ 12:37 天子庵, 천자암 쌍향수(곱향나무, 천연기념물 제88호)
         - 송광사3.4km, 송광굴목재1.8km
○ 13:18 운구재(인구치)
○ 14:00 송광사
○ 14:35 송광사 매표소

        
잠시 행장을 꾸리고는 넓직한 주차장을 지나 숲길로 들어섭니다. 이삼백미터 쯤 걸어갔더니
선암사안내도가 있는 매표소가 시야에 잡힙니다. 매표소 앞에는 안내도 등이 있구요.
매표소는 아직 입장료 징수하는 분이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오늘 공짜로 통과하게 되네요


걸어가는 길 양옆으로 색색이 연등이 매달려 있습니다.

야간에 점등을 하면 숲길과 어울려 아주 멋진 장관을 연출할 것 같습니다.

길 한복판에 커다란 고목이 버티고 있는 곳도 지나치구요.

여러 플랭카드가 펼쳐진 곳 넓은 한복판에는 고사목이 자리했군요.

길 양옆으로 조계산 선암사 입석선교양종대본산이란 입석을 보고 나면

선암사의 이름이있는 스님들의 부도가 모셔진 곳을 통과하게 됩니다.


단풍이 색색이 물들어 가는 숲길이 시작되면서 양편에 서있는 장승을 보게 됩니다.

생각해 보니 내가 주로 산에 오르는 경기지방에 사찰 오르는 길목에는 장승이 있는 곳은 별로 기억이 없는데

이곳은 장승이 자리하고 있으니 좀 색다른 느낌입니다.


코너를 돌아 오르면 선암사에서 자연스러우면서도 가장 우아하다하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무지개 다리 즉 昇仙橋(승선교:보물 400호)와 

뒤편에 가까운 벗처럼 나란히 마주보는 降仙樓(강선루)가 시야에 잡히게 됩니다.


무지개 다리는 아래편에 있는 규모가 좀 작은 것과 위 편에 승선교 입석 있는 자리에 것이  있는데

윗 편이 정식 무지개 다리 昇仙橋입니다.


안내문은 청동주물 제품으로 활자화 시킨 것 같은데 이런 안내문은 글씨 읽어 보기가 아주 않 좋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한참을 초점 맞추고 훑어 읽어보아야 뭐라 적혀있는지 알 수가 있지요.


숲길 진행방향으로 가다가 일단 승선교 위를 통과해서 좌측으로 건너가 봅니다.

좌측 건너편에 가보면 마모된 석재들이 가지런히 일열로 정리되어 있는 곳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곳 안내판을 잘 읽어보면 이것이 바로 승선교 보수공사 때  마모되어 활용이 불가해서

이곳으로 옮겨놓고 전시를 한 것이란 것을 알게 됩니다. 
아주 예전 오리지널 건축물로 알았더니 지금의 무지개 다리는 다시 보수공사를 한 것이였네요.

 ※선암사 승선교 전시석 안내문 게시내용
   조선 숙종39년 (1713년) 호암대사가 축조한 홍예교로서 당초 자연암반 위에  건축하였으나 후에

   자연적인 균열현상 등으로 승선교를 세운지 290년만인 2003.11~2004.6월에 완전해체하여

    대대적인 수리공사를 하였고 그 당시에 홍예교를 구성하던 147개의 홍예석 중에  사용 불가한 것

    30개의 석재를 이곳에 전시한 것임


승선교의 모습을 제대로 사진에 담기 위해 개울가로 내리 섰습니다.

아치형 홍예석 사이로 뒤편에 강선루의 모습이 잡힙니다. 참 아름답군요.
승선(昇仙)은 하늘로 오른다는 뜻이지요.

뒤편에 있는 강선(降仙)은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것이구요. 신선이 오르내리는 곳 얼마나 운치 있는 곳입니까?

내가 산행을 했었던 곳에 이런 비슷한 지명이 있는 곳이 또 있어서 기억해 봅니다. 

춘천의 강촌역 위 편에 강선봉(降仙峰)과 건너편에 마주하고 있는 삼악산 등선봉(登仙峰)이라고 있지요.

그 곳도 북한강을 품고 있어서 참 아름다운 곳이지요.

선녀가 오르내리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는 절경이구요.


이제 다시 승선교로 올라서서 뒤편에 있던 강선루를 가깝게 다가가서 살펴봅니다.
어떻게 보면 일주문이 아닌가 하고 착각도 하겠습니다. 강선루 현판 글씨가 아주 힘있어 보입니다~


삼인당 연못을 지나구요.
이 삼인당은 긴 알모양의 연못에 섬이 있는 독특한 양식의 연못으로 경문왕때 도선국사가

축조한것이라고 안내문에 적혀있습니다.


삼인당 바로 위에 전통찻집과 여러 관광물품을 파는 곳을 지나구요.

그 윗편으로 길쭉하게 건물이 보이는데 성보박물관이 시야에 잡히게 됩니다.


수백년 아니 천년이 훨씬 넘은 고사목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은 나무 구루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모습이 여러 군데 보입니다.

이렇게 생을 다한 한 구루의 나무도 선암사 쪽 경내에서는 모두 자연의 그대로의 모습을 살려 후대의 지나치는

속세의 인연들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행무상 그런 뜻이 아닐런지요.

마음속으로 삶의 지난 시간들을 자연스레 되돌려 보게 하는 그런 순간을 느끼게 하는 공간을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이곳을 찾아보는 여행자만이 느껴보는 특권일 수 도 있구요.


이제 선암사 사찰로 들어갑니다.
총림(叢林)이라 함이 무엇인가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강원(講院) 선원(禪院) 율원(律院)을 종합적으로 갖춘도량을 이르는 말입니다.

선원(禪院)은 참선공부하는 교육기관이고,
강원(講院)은불전을 공부하는교육기관이며.
율원(律院)은 불교의 율을 공부하는 교육기관이라고 하는군요

이런 교육기관인 총림으로 지정받은 대 사찰이 조계산에
태고총림(선암사)과 조계총림(송광사)을 품고 있습니다.
이런 조계산에 올라만 갔다 와도 도량과 수양을 쌓는다고들 한다는데......

나도 오늘 한번 수양 쌓아가며 거닐어 보려 흉내나 내보렵니다~

선암사는 통일신라 말기 도선이 창건했다는 설과 백제 성왕7년(529)에 아도화상이 세운 비로암을 통일신라시대

도선이 재건했다는 창건설화도 전해옵니다.

고려 중기에 들어오면서 선암사는 대각국사 의천에 의해 크게 중창된 사찰로 변모하게 되었습니다.
의천은 천태종을 개창한 사람으로 문종의 넷째 왕자이고

대각암에서 머물렀다고 하기에 산행 오르기 전에 대각암을 들려 살펴 보려합니다.

일주문을 오르면 유명한 선암사의 경내가 나타나지요.

일주문은 맞배지붕에 배흘림기둥을 ?다고 안내문에 적혔지만 내가 살펴보니 눈으로는

선뜻 배흘림기둥을 알아볼 수 없겠네요.


일주문을 지나서 뒤돌아 보면 아주 고어체의 글씨가 적힌 편액이 있습니다.

하도 어려워서 나는 인터넷으로 찾아 보았습니다.
알아본 즉 고어는 "고청량산 해천사(古淸凉山 海川寺)"랍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불렸었다고하는데 자세한 것은 나중에 한번 더 조사해봐야겠군요.


윗편 계단을 오르면 태고총림조계산선암사라고 쓰인 현판이 있는 범종루를 올라서게 됩니다.

선암사 경내는 지난 여름에 자세히 살펴보았었으니 오늘은 간단히 대웅전만 살펴보고는

바로 산행길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무슨 법회가 있는 날인지 대웅전 앞마당에서 나오는 스님들 행렬이 매우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전에 보수공사를 하던 흔적은 아니 보이구요. 대웅전 앞에 무슨 탱화인 듯한 커다란 괘불 그림이 걸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저걸 걸어놓고 예불을 하는 것인가 봅니다.

삼층석탑은 양옆으로 두 곳인데 보물395호구요.
대웅전을 뒤편에서 바라다 보니 또 다른 느낌으로 건축물의 아름다움이 다가옵니다.

팔작지붕의 가지런한 기왓장 골이 촘촘히 보이는 것이 질서정연하군요.

마음이 고요로워 집니다.


경내를 이리저리 한바퀴 돌아봅니다. 대충 보고 지나치려해도 워낙 선암사 경내는 볼거리가 많아서

잠시도 가만히 서있지를 못하겠네요. 해우소도 지나칩니다.

해우소는 지방문화재로 등재된 곳입니다. 문화재자료 214호라고 합니다.

아마도 화장실을 문화재라고 지정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겠지요~


대웅전 후문 쪽에 하얗게 꽃을 피우고 은은한 향 내음이 솔솔 풍기는 나무가 있었습니다.

지나치는 스님에게 물어 보았더니 은목서라고 하는군요.

라일락 향보다는 옅은 내음이구요.


약25분을 사찰내를 이리저리 살피었는데 이상스레 선암사 북부도의 모습을 볼 수 가 없네요.

어디엔가 있을텐데 경내 큰 안내그림을 찾아볼 수 가 없어서 다시 원위치를 하여 일주문에서 부터 시작해 봅니다.
일주문을 올라서서 대웅전 우측으로 해서 선암매가 있는 곳으로 오르다 보면

우측으로 토담길 같은 것이 보입니다. 매화나무가 줄지어 있는 곳입니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선암사 경내에서 벗어나면서 삼나무 숲길이 보이면서 끝에 뭔가 이정표식이 보입니다.

좌측으로 바로 선암사 북부도 이정표식과 우측으로 삼나무 숲 속에  선암사 중수비가 있었습니다.

우선 중수비를 살펴봅니다.

정유재란으로 불탄 선암사를 약휴대사(若休大師)란 분이 중심이 되어 다시 세웠다는 조선숙종33년(1707년)에

건립된 비라고 안내문에 적혔군요. 전남유형문화재 제92호입니다.


이제 좌측 산길로 올라가니 맞배지붕의 암자를 새로 짓고 있었구요.

차나무 밭을 지나고 작은 대죽터널을 통해서 약 100여 미터를 올라가니 안내문과 부도가 보이는군요. 


仙巖寺 北浮屠(선암사 북부도)에 가까이 다가 갔습니다.

부도란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모셔놓은 무덤을 말하는데 이곳에도 모신 분들 선암사를 거친 이름 없는

여러 승려 분들이 영혼이 깃든 곳이겠지요.


사찰 들어오기 전 초입에서 멋진 탑의 장식으로 본 것은 유명한 분들의 부도인 것 같구요.
지금의 선암사가 유명해진 이유는 이름이 고명하신 분들의 업적도 있었겠지만

이렇게 이름없이 뒷전에서 선암사를 거쳐가신 여러 스님들의 종적도 한 몫 했을 것입니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이곳에서 정중하게 나는 삼배의 인사도 건넸습니다. 
오늘 남들이 잘 찾아보지 않는 그런 영혼들이 머물고 계신 이곳의 선암사 북부도를 찾아 헤멘 이유입니다.

잠시 숙연해 짐을 느끼구요.
안내표식을 읽어보니 보물1184호구요.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상태가 양호한 부도라고 적혀있습니다.


이제 숲속에서 선암사로 내려옵니다.

차나무 밭에 하얗게 차꽃이 피어나 반깁니다. 갈색 결실도 보이네요.


<옛 길>
옛 선인들이 밟고 지나간 길
뒤따라 가본다

내딪는 발걸음
휘 젖는 팔소매
모두 흉내 내어 거닐어 본다

그들의 마음 따라잡아 볼까
절간 기둥에 귀 기울여 보지만

山寺에  울려 퍼지는
古色蒼然한 풍경소리
뗑그렁~ 뗑그렁~


갈색 고요로움만 잔뜩 묻혀주고는
휑하니 사라져 버린다
-이천십년 시월이십삼일 조계산 선암사에서...청랑/aspiresky-


이제 선암사를 벗어납니다. 약40분을 선암사에서 이리 저리 살피고 다녔네요.
선암사를 벗어나서 대각암을 향해 오르는 길에 좌측으로 선암사 마애여래입상을 만나게 됩니다.

조계산이 전체적으로 육산이기에 별안간 좌측에 바위벽면이 나타나니 눈길을 끌게 됩니다.


잘 보이지 않게 쓰여진 안내판을 또 눈 크게 뜨고 읽어보니 전남문화재자료 제157호로 등재 되었구요.

암각은 약5m의 길이에 그려져 있고, 고려 중후기 작품이라고 적혔습니다.

사진으로 찍어보니 은은한 미소 띈 얼굴의 모습이로군요


어두침침한 숲길 멀리 이정표식 같은 것이 보이구요.

가까이 다가가니 우측이 별안간 환하게 펼친 곳이 나타납니다. 大覺庵이 자리한 곳입니다.


이곳은 선암사를 크게 중창하면서 대각국사 의천이 이곳에 기거를 했었다고 해서 지은 이름이지요.

색바랜 웅장한 사찰건물이 앞쪽에 자리했습니다. 대각암 대선루(待仙樓)라 합니다.

예전에는 아마도 강당등으로 쓰여졌을 법한 건축물입니다.

낭랑한 불경을 외는 염불소리가 경내를 흐르고 있습니다.

조용 조용 발길을 옮겨봅니다.


오래된 고목 백일홍 사이로 대각암을 가린 남루한 대선루의 모습에 한동안 시야가 고정됩니다.

앞에는 작은 연못이 있구요.


대략 3채의 맞배지붕구조의 오래된 고풍이 철철 넘치는 그런 건축물이 보입니다.

맞배지붕모양을 한 장난감 조각품인 듯 느낄 수 도 있을법한 입구의 초라한 쪽문 모습..

기왓장 위에 잡풀이 자라고 있는 모습...


올라서니 좌측으로는 간월당이란 단아한 건축물도 있습니다.
우측으로는 大覺庵 현판글씨가 보이구요. 대각암 인법당입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바라보니 더더욱 친근한 뭣 인가 끌리는 그런 느낌이 와 닿습니다.
색 바랜 그 모습이 가을날의 서정과 맞아떨어지는 그런 고풍창연의 느낌이라

내가 그리 생각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고무신도 나란히 자리하고 조금 전에 불경을 외는 소리도 있어서 조용조용 뒤편으로 돌아서서

살펴보니 大覺庵浮屠(보물1117호)가 보입니다.

안내판을 살펴보니 대각국사 의천과 관련이 있는 부도로 추정된다고 적혀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대각국사 의천의 부도라고 단정하는 분들도 계신 것 같구요. 

고려시대 초기의 작품으로 적혀있습니다.


이제 다시 대각암을 내려와서 조금 거닐어 올라가면 등로 이정표식이 나타납니다.
시각은 08시40분....
이정표식에 보리밥집방향과 향로암터 방향으로 적힌 곳이군요.

나는 우측의 향로암터방향으로 길을 잡습니다.


해장죽이라고 하는 작은 대숲 길도 지나치구요. 너덜 길 등로를 따라 거닐어 올라갑니다.
제법 경사 있는 곳을 지나면서 등쪽으로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하는군요.

능선의 봉우리를 올라서서 바위암반지형이 있는 곳에 도착을 합니다.

약20여분을 올라온 곳이지요.

육산의 지형이였는데 바위암반이 나와서 눈 여겨 본 곳입니다. 잠시 쉬어갑니다


이제 등로는 협곡을 끼고 올르면서 간간이 바위 조각돌들이 인위적으로 쌓여진 곳들을 보게 되구요.

절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표식이겠지요. 케룬 같은 돌무지도 지납니다.
그리고는 드디어 향로암 터에 도착을 하게됩니다.


아주 넓직한 지역으로 119안내표식샘터가 보이구요.

주변 언저리에 절터를 알 수 있게끔 석축을 쌓았었던 것 같은 돌더미들이 많이 보입니다.

아직 까지 주변의 조망권은 숲에 가려서 보질 못하고 계속 거닐어 오르기만 합니다.


등에 땀이 많이 흘러내렸었는데 고도가 이제 서서히 700고지정도 되니 서늘한 바람이 불어쳐서 추위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쉬지 않고 계속 오름 길을 진행합니다.
이제 간간히 오색의 물결들이 오르는 내게 반가운 인사를 건네기 시작합니다.

참 아름다운 색깔로 물들었습니다.

살랑이며 불어 치는 바람결입니다. 단풍잎이 너울 치는 모습을 한없이 바라봅니다. 


그리고는 등 뒷편 동향으로 간간히 조망이 뚫리는 곳이 나타납니다.

허~ 굽이치는 강물결 같기도 하고 호반의 떠있는 저수지 같기도 하여 지도를 꺼내놓고 살펴봅니다.

상사호였습니다. 맑은 조망은 아니지만 시야에 선명하게 잡힙니다


아~ 드디어 조계산 정상에 오르는가 싶습니다.

하늘길이 위로 보였거든요. 선암사 대각암부터 오르는 등로 내내 조망 한번 탁 터지는 그런 곳이 없이 마음속으로

숱한 상념을 떠올렸다가는 지우고를 반복하며 올랐습니다.

조계산을 오르면 수행의 덕을 쌓는 것 이라더니...


시각은 09시56분이 됩니다.
이정표식이 보이구요. 돌탑이 있구요.

북쪽으로 정상입석이 바위 위에 서향을 등지고 서있습니다.

돌탑 옆에 삼각점이 있구요


이쪽 방면에 산길을 다녀보질 않아서 조망하면서 어디가 어딘지는 알 수는 없으나 오늘 거닐어야 할

산길의 봉우리정도는 짚을 수 있습니다.
정상입석 옆 봉우리에 올라서서 동서남북을 한번 휘둘러 살펴봅니다.


북서향으로는 모후산과 뒤편으로 솟은 아스라한 무등산이 보이는 것 같구요.

북동으로는 멀리 지리산 둥그스런 노고단 능선길도 보입니다.

남으로는 호남정맥길이 흐르는 구간이구요.


잠시 휴식 겸 간식을 취한 후에 조계산 능선길을 신나게 달리려고 합니다.
등로는 산죽이 우거진 곳이 참 많이 있습니다. 등로에 리본이 펄럭이고 있네요.

호남정맥 길인 접치에서 고동산 줄기 구간이라 리본이 많이 매달려 있습니다.

울긋불긋한 것이 단풍잎처럼 아름답군요.

단풍잎도 간간히 숲길 속에 빨갛게 타오르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설악만큼 모여 피어 있지는 않지만 가뭄에 콩 나듯이 정열의 불꽃처럼 타오르는 이파리들을 만나면 정말 뜨겁습니다.

느끼는 감정이...


10시28분 산죽 숲길 속에 이정표식이 하나 나옵니다.

접치 쪽에서 올라오는 호남정맥분기 하는 등로 이정표식입니다.

산객들이 여러분이 쉬고 있군요.


간간히 산길을 올라오시는 분들을 살펴보면 배낭 없이 손에 생수 한 병 들고 긴 타월을 목에 걸치고

올라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동네 산책 객인 것 같습니다.

이처럼 조계산은 산세가 순하고 누구나 등산을 즐길 수 있는 그런 친근한 산인 것 같습니다. 


갈림길이 지나고 바로 근처에 인접한 헬기장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고개를 돌려 내려운 조계산 정상의 장군봉을 바라다 봅니다.


헬기장에는 양지가 바른곳이라 따스하여 여러 종류의 들꽃들도 반기고 있었네요.

용담, 주홍서나물등등...아 그리고 오늘 처음 인사를 나누게 되는 하얀색깔의

정영엉겅퀴가 있었지요.

많이 많이 반가웠습니다.


이어지는 등로는 산죽이 울타리처럼 둘러친 그런 숲길입니다.

조계산은 처음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산죽과 함께 하는 등로...이게 특색 있는 것이로군요.


색바란 갈색의 깔끗하고 꼿꼿한 가느다란 산죽 줄기와

진초록으로 거침없이 공간을 휘어치는 이파리에서 내뿜는 산죽향 내음에 취해 거닐어 갑니다


절로 명상의 시간이 연출되지요.

어느 순간에는 무협영화나 소설 속에 배경으로 등장하는 이름 모를 숲길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또 어느 순간에는 법력이 높으신 高僧이 유유히 명상하며 거닐고 있는 그런 장면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순간이 느껴지기도 하는 그런 산죽 숲길입니다


등산하는 도중에 어디선가 스피커 방송이 간간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누군가 산행을 하면서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거니는가 했었는데 그 주범이 여기에 있었군요
공터가 있는 봉우리 위에 방송설비가 있었습니다

흘러 나오는 방송내용은 이를테면 환경보호에 앞장서자는 내용들입니다.

갖고 온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말자는 등...

새소리 풀벌레 소리와 산죽 허리 비집고 불어 치는 바람소리가 유일한 정적이 깊은 산 속에서

아무리 자연보호를 위한 방송일지라 하드래도 이건 뭔가 잘못된 행정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환경공해로 밖에 나는 생각이 되질 않더군요.

위험한 날씨예보나 그런 방송의 용도로만 사용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능선 길을 또 달립니다.

이어지는 등로는 또 역시 산죽길과 키 작은 나무들의 풀섶 길입니다
안부인가 싶었는데 지대는 높은 곳입니다. 장박골삼거리 이정표식이 보입니다


이곳에서 남동향 경사로 내려가면 작은굴목재로 내려가는 등로군요.
연산사거리는 아직1.2km 남았구요.


이제 등로방향이 남향으로 커브를 틀면서 바뀝니다.

워낙 조계산 산세가 둥그스럼하고 날등이 없어서 거닐어 가면서 잘 느끼지를 못하겠습니다.

평탄하고 순한 등선 길을 고도를 낮추며 내리어 오니 안부에 이정표식들이 있고

119안내표식3-8이 있는 지역이지요.


연산사거리입니다.

이곳에서도 바로 우측 서쪽으로 송광사로 진행할 수 도 있고 좌측 동으로 선암사로 진행할 수도 있는 곳입니다.

시각은 11시14분입니다.
이정표식은 방향이 잘못 표식되어 있어서 누군가 X표식을 했군요. 

참고만 했으면 합니다


이제 안부에서 다시 고도를 서서히 높여갑니다.

시각적으로 조금씩 피로가 몰리는 시간이군요.

밤 열차에서 잠을 제대로 못자고 산행을 하였더니 산뜻한 정신은 아닙니다.

능선 오름길에 바위더미가 하나 보입니다.

워낙 바위가 귀한 산이라 사진에 담아보구요.


능선길을 약100미터 정도 진행하니 광활한 넓은 공터와 헬기장, 이정표식이 있습니다.

연산봉에 도착한 시각은 11시24분입니다.

공터북동방향으로 등지고 연산봉 입석이 세워져 있었구요.


입석 배경 뒤편에 조계산 장군봉이 듬직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장군봉의 좌측 안부 사이로 멀리 솟음봉이 보이는데 내 짐작으로는 지리산 천왕봉일 것이라 확신을 해보고요,

멀리 남서방향으로 뾰족 거린 산은 분명 영암의 월출산일 것이라 나름대로 추측을 해보며

이리 저리 조망을 즐겨 봅니다.



내가 갖고 온 네이버지도 카피본의 등로 표식이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축소하면 그런대로 진행방향이 맞는데 대략 20000축적지도에서는 등로가 많이 벗어나는군요.
연산봉에서 굴목재로 내려가는 길은 제법 하산하는 기분이 들구요.


구절초가 하얗게 피어나있습니다.

등로 바닥의 흙 길도 약간 모래가 섞인 사암 부스러기들이구요.


허기가 지는 것 같아서 등로를 내려오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식시간을 갖습니다.

산의 등로가 순탄하고 착해서 아직까지 스틱을 사용을 아니했었는데 이제 좀 지치는 것 같아서 스틱을 펴기로 했습니다.


굴목재에 도착을 합니다. 조계산에 굴목재는 선암사와 송광사를 좌우로 연결하는 고개인데

송광사 쪽에 있는 굴목재는 송광굴목재라 부릅니다.

선암사쪽에 보리밥집으로 유명한 굴목재는 선암굴목재 또는 작은굴목재라고 부르구요.
지금 내가 도착하는 굴목재는 송광굴목재란 곳입니다.


 천자암산으로 향하는 길은 조금 고도를 높이는 구간이지만 전체적으로 순탄한 둔덕길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산죽 길이 터널처럼 이어지는 곳들을 지나 봉우리를 오르면 오늘의 최종 거치는 봉우리인 천자암산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정상 입석은 아니 보이구요. 바위더미들이 군데 군데 있구요.


조망이 시원합니다. 여러 산객들이 이곳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시각은 12시06분을 지납니다
잠시 조망을 마치고 바로 천자암으로 바로 진행을 하게됩니다


천자암은 남향으로 고도를 낮추어 갑니다.

등로는 역시 산죽이 에워싼 아늑한 길이구요. 중간에 삼거리 갈림길에 이정목이 나오는군요.
좌측동쪽으로 배도사대피소란 이정표식이 있구요. 우측 진행방향으로는 이제 천자암 방향으로서 약800m 남았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산죽 숲길과 등로바닥엔 융단 펼친 듯 낙엽들이 소복히 쌓여있어 밟히는 소리 또한 귀를 즐겁게 합니다.

이처럼 숲이 그윽한 산길은 처음입니다
풀 섶이 무성하게 자라난 누가 관리해주지 않는 듯한 공터가 보입니다. 한켠엔 등산안내도가 있구요.


헬기장인 듯 한데 양지 바른 곳이라 무엇이 있을까요?
역시 나를 반겨줄 들풀꽃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입니다.
내 눈은 벌써 엷은 보랗빛 개쑥부쟁이에 초점을 맞추었구요.


성큼 성큼 허리까지 차오른  풀섶을 헤치고 들어가 보니 아하~ 예쁜이들이 모두 모여있었습니다.

방실 방실 웃고 있는 자주쓴풀, 하얗게 반짝이는 치아를 드러낸 듯한 구절초,

초롱불을 거꾸로 치켜올린듯한 용담이 살아가는 그들의 낙원이였습니다.


안부 공터에서 등로 진행방향은 서향으로 바뀌어 가면서 북으로 빙 돌아가는 형세로 바뀝니다.

머지않아 바로 천자암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천자암 윗편 산 경사지역에 산신각이 있구요. 나한전이란 건물 옆에 그 유명하다는 쌍향수가 시야에 잡힙니다.
전면에는 천자암 건물과 좌측 아래에는 범종루가 있구요. 이 절은 송광사에 속한 암자입니다.

한 구석으로는 현대식 건축물도 있네요

쌍향수에 대한 안내문이 이곳 송광사 쪽에는 읽어보기 좋게 쓰여있군요.

천연기념물 제88호네요


암자는 그리 절경은 아니였는데 쌍향수가 역시 시야를 잡아 끄는데 손색이 없습니다.
쌍향수의 뒤틀린 나무기둥도 기이하였었지만 윗 부분 가지와 어울린 진초록의 뒤틀림도 매우 조화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한전 뜰앞으로는 대나무 숲이 있었구요.

범종루 앞쪽으로 신갈나무가 고사목으로 변모하는 중인 것 같았는데 가지 뻗힘이 예사롭않습니다.

근처에 쌍향수의 뒤틀림을 보고 자라서 그런가 이 나무의 가지 뻗음도 참 자유분방하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이제 천자암에서 북쪽으로 난 좁은 등산로를 따라 산줄기의 허리를 이은 듯한 오솔길을 거닐어 송광사로 향합니다.
이 등로는 산줄기의 허리를 이어가면서 난 숲길이라 약간 좁은 듯 하면서도 위험한 곳은 거의 없고

빙글 빙글 돌아가는 순탄한 길입니다.


천자암에서 운구재까지 이어지는 구간인데 약 40여분을 거닐게 되는 긴 산길입니다.

이 숲길은 정말 한적합니다.

등산객이나 산책 객을 내내 거닐어 가면서 한 분도 만나질 않았습니다.


오직 홀로 사색에 깊이 잠길 수 있는 그런 숲길 이였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며 좀 왁작지껄한 단체 산행을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아주 지루한 산길이 될 수 도 있겠습니다.
이제 운구재에 도착을 합니다. 시각은 13시18분입니다.


운구재에서 이정표식에 송광사까지의 거리가 0.8km라고 표식 되었던데 잘못된 거리표식인 것 같습니다.

1.8km정도 거리입니다. 내 네이버지도 축적을 보아도 그만한 거리구요.


하산길 등로 방향은 이제 정북향 경사지대로 내려가게 됩니다.
송광사에 다다르면서 선암사쪽에서 많이 보았었던 숲길이 나오길래 삼나무 숲인 줄 알았더니

표식에는 편백나무라고 적혔군요. 내눈으로는 거의 비슷해 보였습니다.


좌측 아래에 아주 큰 대운동장도 보입니다. 송광사에서 운동할 때 사용하는가 봅니다.


송광사 가까이 내려와서는 좌측으로 대나무 숲이 울창한 곳을 지나게 됩니다
곧곧이 서있는 연두빛 대죽이 눈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느낌을 주는군요


송광사 일주문이 있는 곳에 도착을 했습니다. 시각은 14시정각이 되는군요
선암사 주차장에서 여기까지 약7시간을 조계산 산내음을 즐기며 거닐었네요
송광사의 사찰 경내도 나는 2년 전인가 한 번 찾아와서 구석 구석 살펴본 곳이라 대웅전만 살펴보고 하산을 하려 합니다.

송광사 쪽에 여러 여행객들이 많이 오셨군요.

송광사는 조계산의 옛 이름인 송광산에서 따온 절 이름인데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송광사 사적기"에는 신라 말 혜진이란 분이 창건한 조그마한 길상사란 절이였다고 합니다.
불교 사상의 중심지로 이름을 얻게 된 때는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이 절의 면모를 일신한 이후라 하구요.


이 때 수선사(修禪社)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조선초기에 송광사란 이름으로 바뀌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송광산이란 이름이 사라지고 조계산으로 산 이름이 바뀌었다 합니다
(이상  "다시쓰는택리지5권,  신정일저에서 참고...)


송광사 경내에는 16국사 진영을 봉안한(국보 제56호)송광사 국사전등 3점.보물12점등 중요한 문화재가 있습니다.
선암사와 달리 분위가 좀 뜬다고 할까 건축물의 색감과 느낌도 그렇고 내 개인적인 느낌이 그렇습니다.


선암사는 차분하고 저절로 조용해지는 색 바랜 건축물의 색감이 흐르는 것 같구요.

송광사는 경내는 정숙하고 깊은 고요 속이라 할 수 있겠으나 어딘지 모르게 여러 산뜻한 단청의 색감들과

절 마당 흙에서 느낄 수 있는 견고함과 정갈함 등에서 말할 수 없는 동적이고 으스대는 남성적인 느낌이 와 닿는 절이네요.


개울을 가로지른 아치형 홍예문형 위 편에 건축물과 개울을 막아 호를 만들고 그 개울에 지줏대를 놓고

운치있게 에술적인 건축물들을 지은 것이 참 아름답습니다


경내를 한바퀴 돌아보다 해우소 건물을 바라다 봅니다.

이곳은 선암사의 해우소하고는 또 다른 느낌으로 보이지요


아~ 성보관 건물벽 한칸에 법정스님의 사진폭이 있어서 담아 봅니다.

송광사에서 다시 법정스님의 흔적을 잠시 나마 느껴 봅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 산에는 꽃피네 에서 -


이제 송광사 경내를 간단하게 살피고는 떠납니다. 
내려가는 길목 좌측에 쭉쭉 곧게 뻗은 키다리 편백나무 숲을 다시 바라보게 되구요.


멀리 매표소가 보이구요. 내려가는길 오르편으로 큼직한 조계산 송광사 입석이 보이네요.
이 모습도 선암사의 숲 속 한적한 길옆에 세워진 수줍은듯한 조그마한 입석과 대비 되는군요


사찰 경내를 관람하러 오는 분들도 꾸준하네요. 매표소 앞에 도착을 하게됩니다.
시각은 14시35분입니다.


매표소에서는 한참 입장권 표를 받는 아저씨에게 매표소를 빠져나오면서 수고하시라는

인사를 건네었더니 의아한 듯 한참 바라보다가 감사의 인사를 건네시네요.
얼굴을 마주치면 인사하면 서로 즐거워 지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무때나 그러면 아니되구요...


오늘 여기서 산행일정을 마감합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휴대용GPS의 전원을 끄고 총산행시각을 살피니 7시간40분간 조계산을 거닐었습니다.


버스정류장 근처로 내려오다가 불현 듯 법정스님이 거처하셨었다는 불일암이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었습니다.
일단 산행기록은 여기서 접도록 합니다.
순천에 있는 조계산을 선암사에서 송광사까지 간단한 사찰 답사와 병행하여 등산을 즐기는 일정으로 진행해 보았습니다.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점이 아쉽구요.
이 다음에 기회가 또 된다면  선암사에서 송광사를 거니는 숲길을 이용해서 선암굴목재에 있다는 맛난 보리밥집에서

식사를 해보는 일정으로 진행해 보고 싶습니다.(산행기 끝)

-청랑 / aspiresky -


<산행을 끝내고 다시 불일암을 찾아서...>
송광사를 빠져 나오면서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되살아난 불일암...

우선 기념품 상점에 들어가서 불일암이 어디있느냐고 물었지요.

매표소를 통과해서 좌측으로 난 한적한 길을 따라가면 된다고 쉽게 이야기 하더군요.

그래?  내가 분명 좌측 길로 거닐어 내려왔는데 들꽃들을 찾는다고 산길을 잘 살펴보질 않았나

보다고 생각하고는 발길을 다시 매표소로 되돌립니다.
매표소를 통과하려면 2500원 입장료를 내야하는데...거참..

매표소 앞에 다시 거닐어 오니 조금 전에 인사를 나누었었던 지키미 아저씨가 있군요.

다시 다시 인사를 했더니 알아보시더군요.

내가 불일암을 못보고 내려왔다고 하니까 올라갔다가 오라고 하더군요.


감사의 인사를 하고 나서 위치를 물으니 그냥 좌측길로만 가라네요. 귀찮아 하는 표정이 역력하고...
알겠다고 하고 오늘 또 송광사 매표소를 다시 입장합니다.

14시40분에....왼쪽길로만 가라~

매표소 위 편 100여 미터 오르면 두 갈래 길이 있습니다. 좌측으로 갑니다


넓은 흙 길을 약 5분 정도 거닐다 보면 또 두 갈래 길이 보입니다.

아~ 이 길이 있었는데 아까는 못 보았었지요.

왜냐하면 뻐꾹나리 찾느라고 그랬었습니다. 지금은 결실만 있더라구요.

전에 송광사 찾았을 때 이곳에서 뻐꾹나리를 만났었거든요.


팻말에 등산로 없다고 적어놓았으니 이곳에 불일암이 있는지 모르는지 사전 조사 없이 오는 분들은

찾아볼 길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일부러 사찰 내에서도 불일암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눈치가 있는 것 같았구요.

한적한 숲길 옆으로는 졸졸 맑은 계곡물이 흐르구요.

궁궁이가 물줄기소리 친구하고 있네요


조금 경사를 높여 올라가면 이번엔 편백나무가 빼곡한 숲길을 거닐게 됩니다.
그리고는 또 두 갈래 길이 나오구요. 항상 길이 두 갈래네...왼쪽으로 만 가라~


살아 생전에 법정스님이 거닐으셨을 길..

이 두 갈래길에서 왼쪽일까~ 오른쪽일까~
가늠해 보셨을까~ 삶의 길을...


큰 대로변에는 이정표식이 없구 숲속에는
불일암과 광원암이란 곳의 이정표식이 있습니다


한적한 숲길에 소탈한 도랑을 건너구요. 나는 훌쩍 뛰어 넘었습니다
대죽 오솔길로 변하네요~

아~ 속인도 이곳에 오면 절로 마음이 차분히 가라않는 기분이 듭니다.


이번엔 해장죽이라고 하는 시누대길이 보이구요. 좌측방향으로 불일암이란 표식이
보이는곳 까지 거닐어 갑니다.


불일암 입구네요
열려있는 작은 사립문을 밀치고 들어갑니다.
역시 해장죽길입니다. 빼곡한 시누대가 있어서 무어라 잡음이 일어도 모두 숲이 포용하고 정화시키는 것 같습니다.

간간이 대나무 잎사귀 떨리는 소리만 들리는 듯...

시각은 오후3시05....

매표소입구에서 거닐어 올라오는데 약25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습니다.


대나무 숲이 열리면서 포근한 집터가 보입니다. 이런 곳에서 법정스님이 기거를 하셨었네요
앞뜰에는 작은 텃밭..위 편에 목련나무 한구루 서있는 사이로 불일암, 

건너편에 작은 집 한 채 대나무숲 좌측 끝 언저리에 해우소,

우측 입구 옆에 여름날의 움막(목욕실).. 이것이 전부입니다


불일암 들어가는 입구 우측에 바로 있는 움막(목욕실)은 스님이 만드셨다고 합니다.

널빤지 목재와 대죽을 엮어서 만들은 것 같았는데 아주 정교하게 짜임새있게 제작되었더군요.

윗 지붕엔 날아 내린 낙엽과 사이사이에 이끼와 잡풀이 숨쉬고 있어서 고풍스럽네요


불일암에 올라서서 간단히 합장 인사를 올리구요. 둘러봅니다. 


<▼ 굴뚝>


스님이 손수 만드셨다는 빠삐용의자가 있었는데 이것은 좀 투박한데가 있어요.

마음대로 손가는 대로 너절하게 만들은 것 같으면서도 소박한 정감이 가는 의자입니다.
스님이 평소에 앉아계시던 모습의 사진이 있어서 가슴이 아련하고 시선이 머물게 되는군요


불일암 측면 처마 밑에는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란

청산별곡의 일부가 적혀있었습니다


버리고 비우는 것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받쳐 주고 있다.
- 법정스님의 버리고 떠나기에서...- 


<▼ 스님이 손길이 잦았던 텃밭>


법정스님이 살아생전에 머무르셨던 곳에서 이제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멀찌감치 대나무숲 앞에서 뒤돌아 인사를 올리고는

소슬찬 가을바람 대죽잎을 흩날리는 소리를 뒤로하며 한적하고 고요로운 불일암을 빠져나옵니다.


매표소 앞에 되돌아 오니 시각은 16시가 됩니다. 약1시간정도 걸린 셈이군요

버스정류장에서 순천행 111번 버스를 기다리며 하루일정을 여기서 마감합니다.
여러 가지 뒤죽박죽 두서 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0. 10. 23 불일암을 돌아보고.....청랑/aspire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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