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걸의 말 : 5년 전(서기 2010년 10월), 내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일할 때, 그 박물관의 수장고에서 우연히 본 춘추전국시대의 중국 동전(고대 중국 동전)인 포전(布錢)을 소개한다.
※포전
중국 주(周)왕실(서주[西周]와 동주[東周]) 및 여름지이(농사[農事])가 주 산업인 중원(전국시대 말기까지는 ‘중원’이 중국 북부 내륙, 그러니까 진[晉]나라나 송[宋]나라, 전국 7웅에 속하는 한[韓]나라, 위[魏]나라, 조[趙]나라를 일컫는 말이었다. 초[楚]나라나 진[秦]나라나 연[燕]나라는 ‘변두리에 있는 오랑캐’ 취급을 받았다)에서 만들어져서 쓰인 동전.
지금 남아있는 포전은 짙푸른 색, 그러니까 녹슨 청동의 빛깔이지만, 청동은 황금빛으로 빛나며 녹이 슬었을 때에만 암녹색에 가까운 짙은 푸른색이 되므로 원래는 황금색이었을 것이다.
농기구의 모양을 본뜬 돈이며(그런데 왜 ‘옷감’이나 ‘베’라는 뜻을 지닌 ‘포 布’라는 한자로 이름을 붙였는지는 모르겠다), 앞뒤로 글자와 무늬가 새겨졌고, 튀어나온 윗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어 그 구멍으로 끈을 꿰어 달고 다닐 수 있다.
가로 길이는 2cm이고 세로 길이는 3~4cm이며, 두께는 2~3mm다(그러니까 어른 손바닥에 쏙 들어올 만큼 작은 돈이라는 이야기다).
서기전 8세기(서기전 700년대)부터 500년간(중국의 전국시대가 끝나고 진 [秦]나라가 나머지 여섯 나라를 무너뜨리는 서기전 3세기 말까지) 중국에서 쓰였다.
아래는 내가 포전을 보고 5년 전에 그린 그림이다. 내가 이 돈을 소개하는 까닭은, 중국 동전 하면 ‘동그랗고 한가운데에 네모난 구멍이 뚫린 옛 동전’에만 익숙한 사람들에게 ‘원래부터 둥근 동전만 있었던 건 아니다.’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어서다. 다시 말해 고정관념을 깨고 바라보아야 제대로 된 역사가 보인다는 뜻이다(고조선과 연나라 사람들이 쓴 돈인 명도전도 면도칼처럼 생겼다!).
▶ 포전의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