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에게 혼나는 것을 진심으로 즐거워하라.
애정 없는 상사는 야단도 치지 않는다. 혼내는 상사에게 감사하라.
그러나 두 번 이상은 혼나지 마라. 맞은 곳을 또 맞으면 두 배로 더 아프고, 자존심도 두 배 더 상한다.
어느 중견기업에서 전략기획팀장으로 근무하는 강 팀장은 회사생활 13년 동안 특진을 두 번이나 했다. 국내에서 알아주는 대학교를 졸업한 것도 아니고, 든든한 인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실력을 인정받고 팀장의 자리까지 올을 수 있었을까?
강 팀장의 대답이다.
“처음 입사했을 때, 제 선임은 고집스러운 원칙주의자였습니다.
신입 사원이라고 봐주기는커녕 실수 하나 놓치지 않고 콕콕 집어내는 통에 두 손 두 발 다 들고 퇴사한 신입사원도 꽤 여러 명이었으니까요.
아니나 다를까. 제가 밤새 쓴 기획안이 뜬구름 잡는 소설 같다며 꾸짖는 것은 예사였고, 제가 쓴 보고서를 검토하고는 같은 자리에서 설명을 들었는데 어떻게 자신이 해석하는 것과 내용이 전혀 다르냐며 다른 신입사원 앞에서 면박을 주시더군요.
제가 덩치만 작았다면 쥐구멍에 수백 번은 들어가고도 남았을 겁니다.
하지만 앞으로 5년간은 ‘죽었다’고 생각하고 선임으로부터 혹독하게 훈련받기로 이를 악물었죠.
그래서 선임이 해주는 말은 절대로 흘려듣지 않고 무조건 가슴에 새겨 넣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자나면서 보니까. 선임이 괜히 혼낸 게 아니더라는 겁니다.
제가 실수했던 것들을 있는 그대로 지적한 것이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선임으로부터 참 많은 것을 배웠고, 그분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강 팀장이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선임의 꾸지람을 흘려듣지 않고, 한발 나아가 배우는 기회로 전환시켰기 때문이다.
남에게 꾸중 듣는 것은 누구나 싫어한다. 동료가 볼까봐 부끄럽고, 새파란 신입사원 앞에서 여간 망신이 아니다.
이래저래 꾸중을 듣지 않으려면 CEO가 되는 수 밖에 없지만, CEO는 아무나 되는가?
혼나기 싫다고 섣불리 뛰쳐나갔다가는, 더 무시무시한 사장의 혹평에 무너지기가 십상이다.
상사의 꾸중을 인상 쓰며 들을 게 아니라. 꾸중 속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골라서 듣고 보완해야 한다. 업무수행 과정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은 당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긍정적인 자극들이다. 그러한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 성장의 길이 되기도 하고, 무더진 삶으로 가는 길이 되기도 한다.
꾸중을 들을 때는 한쪽 귀를 막아라.
나의 발전을 위한 다시없는 디딤돌인데, 그걸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린다면 어리석은 짓이다.
회사는 ‘신병훈련소’라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세뇌시켜라.
먹고살기 위한 생계(生計)판이라고 생각하면 온갖 것들이 다 못마땅해 보인다.
하지만 나의 미래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역량향상의 연수원이라고 생각하면, 업무수행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배울 점투성이다.
혼나는 것이 싫어서 상사를 피하고 회사를 옮겨 다니는 사람은 어딜 가서든 평생 윗사람에게 계속 얻어터지는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다.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들으면 누구나 만감이 교차하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무엇을 다시 해결해야 할지 감은 잡히지 않고, 걱정과 수치심에 눈앞이 캄캄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아무리 속상해도, 제삼자가 보기엔 혼날 만하니까 혼난 것이다.
혼난 것은 혼난 것으로 정리하고, 다음 행동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발전적으로 고민해라. 꾸중받기를 피하지 말고 강 팀장처럼 이를 악물고 다음 날 바로 자료를 보완해서 발전적인 반응을 보여줘야 한다.
신입시절 선임의 질책을 호된 훈련과정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오늘의 강 팀장은 없었을 것이다.
가만히 보면, 일반적으로 상사의 꾸지람에 대응하는 유형은 대략 다음과 같이 3가지 정도다. 당신은 어떠한 유형에 속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자.
첫 번째 유형은 ‘馬耳東風(마이동풍)형’이다.
상사가 뭐라고 하건 간에 듣는 시늉뿐, 소귀에 경 읽기처럼 상사의 말에 전혀 관심이 없이 그때마다 대충 넘기는 유형이다. 2007년 포춘(Fortune)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사를 가장 힘들게 하는 부하직원은 상사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딴소리하는 사오정 같은 유형이라고 한다.
상사의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기 때문에 같은 문제로 계속 지적받고 문제점을 전혀 개선되지 않는, 매우 골치 아프고 위험한 유형이다.
두 번째 유형은 ‘유치원생형’이다.
상사의 한마디에 주눅이 들어 일곱 살 유치원생처럼 위축되어 있거나, 심지어 울기까지 한다. 또 하루 종일 혼난 생각에 새로 잡혀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허둥댄다.
그야말로 일곱 살짜리 정신연령이다. 조그마한 꾸지람조차 넘어설 수 없을 만큼 정신이 너무나 약한 유형이다.
세 번째 유형은 ‘꽈배기형’이다.
상사의 꾸지람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여 자신과 상사의 관계에 개입시키는 유형이다.
업무의 잘못된 점을 지시하는데 왜 감정적으로 대응하는가?
물론 적절하지 못한 방식으로 꾸짖는 상사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감정에만 사로 잡혀 있다면 상사와의 관계는 점점 더 악화되고, 결국은 내 업무에 안 좋은 관과를 미치게 될 것이다.
회사에서 꾸지람 한번 듣지 않는 직원은 아무도 없다.
심지어 임원들도 사장이나 회장실에 보고하러 들어갔다가 소위 ‘깨지고’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들은 혼나는 상황도 싫고 자존심이 상하는 것도 싫으니 혼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결코 아니다. 상사의 꾸지람이 없다면 나의 업무역량도 발전이 없어 1년, 2년이 지나도 실력은 그대로이고, 만년 신입사원 꼬리표가 따라다닐 것이다. 그때가 되어서야 한 번도 혼내지 않고 나를 편하게 해주었던 상사 사실은 나를 망쳐놓은 주범인 것을 깨닫고 원망해도 소용이 없다. 이미 역량을 계발할 소중한 시간을 놓쳐버리고 만 것이다.
초소형 모터 제조기업인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사장은 ‘호통경영’으로 유명하다.
남들이 칭찬을 펼치는 동안 그는 오히려 눈물 쑥 빼는 호통으로 직원들을 키웠다. 그런데 그 이유가 걸작이다. “회사가 직원들을 호통 쳐서 바로 잡아주고 혹독하게 가르치지 않았다고, 경기가 어려워지면 구조조정 운운하는 건 자격이 없다!”
그는 혼내야 할 때 따끔하게 혼내지 않는 건 상사로서 직무유기라고 말한다.
곱씹어 생각할수록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상사가 꾸지람하는 것 그만큼 직원의 미래에 애정 어린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상사에게 꾸지람을 들으면 만회하기 위해서, 아니면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오기를 가지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사의 꾸지람은 나의 ‘발전촉진제’이기도 하지 않을까? 꾸지람을 듣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발전의 기회를 상실하는 것이다. 꾸지람을 들어야 더욱 발전할 수 있다.
‘꾸중을 발전’으로 상쇄하는 공식은 단순하다.
한번들은 꾸중을 끊임없이 되새기고, 똑같은 지적을 연발하지 않는 것이다.
나름대로 한다고 밤늦게 야근까지 하면서 완성했는데도 상사에게 가차 없이 깨지면 섭섭할 수 있다. 사람이다 보니 누구를 막론하고 기분 나쁠 것이다. 그러나 상사가 구성원들의 인정사정 다 봐줬다간 정작 필요한 충고의 말까지 아끼게 되고, 결과적으로 구성원은 한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꾸중을 들었을 때는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훈련받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상사가 나를 한 번 꾸짖었다면, 세 번을 칭찬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서 내 업무를 완수하자.
똑같은 꾸중을 상사 입 밖으로 나오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는 순간, 일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만다.
같은 지적을 두 번 받았다면, 그때는 정말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상사의 첫 번째 꾸지람을 나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내용을 되뇌고 또 되뇌어야 ‘발전’이 있다.
한 번 혼나고 세 번 칭찬받는 사람들의 퍼포먼스 웨이 꾸중을 듣고 나면 5분 명상을 하자..
입에 쓴 약일수록 효과가 좋다고 했다. 상사의 꾸지람이 막혀 있는 나의 혈을 뚫어 기를 통하게 하는 한의사의 ‘침’과 같다고 여겨보자. 상사의 호되게 꾸중할수록 약효가 올라간다고, 혼난다고 기분 나쁘게만 받아들이지 말고, 꾸지람 속에 ‘쓴 약’이 무엇인지 잘 구분해서 들어야 한다.
상사의 지적을 들은 다음에는 먼저 심호흡을 하고, 5분간 명상을 하면서 이상적으로 생각해보자. 처음에는 자존심도 상하고 욱하는 반발심도 든다. 후배나 동료들에게 체면도 구기고, 기분 나쁘다는 생각에 상사가 하는 말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차분하게 5분만 생각해보라.
결국은 나의 업무에 도움이 되는 말뿐이라는 점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지적에 바로 대꾸하고 토 달지 마라.
상사도 기분이 안 좋은데,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꼴이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누구나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세하게나마 얼굴이나 몸짓, 기운에 언짢은 감정이 묻어나올 수 있다. 이것까지 숨기라고 하지는 않겠다.
대신 더 중요한 것은 야단맞고 난 후의 행동이다.
야단맞고 나서는 곰곰이 생각해보고, 문서를 잘못했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상사에게 반드시 피드백을 재주자. 그래야 나를 바라보는 상사의 마음에 신뢰감을 쌓을 수 있다. 하루 정도 지난 후 상사가 지적했던 부분에 대해 정리하여 의견을 제시하면, 상사도 그때는 좀 더 차분한 마음으로 당신의 말을 듣고 개선점을 지적해 줄 것이다.
비온 뒤 땅이 굳는다고, 서로의 관계도 한층 단단해질 수 있다.
상사의 꾸지람은 1일 이내로 개선하라.
상사에게 들은 꾸지람은 듣는 즉시 메모하고 체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도 지나고 눈앞의 업무에 바빠서 무엇 때문에 혼이 났는지, 심지어는 혼난 적이 있었는지조차 희미해진다. 그러면 같은 것으로 또다시 지적받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상사에게 욕먹은 ‘보람’이 있으려면 지적당한 내용을 꼼꼼히 메모하고, 메모한 것을 빨간 펜으로 체크해가면서 하나씩 개선해야 한다. 상사의 지적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허점을 콕콕 집어준 것이므로 듣는 즉시 반영해야 한다.
그래야 빠른 시간 내에 상사의 요구를 수렴하여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