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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스크랩 제주의 전통요람 "애기구덕"
작은세상 추천 0 조회 39 09.02.08 23:20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100배즐기기 I 제주의 향기와 설화

제주의 전통요람 "애기구덕" - 제주여인네들은 바람 속 자장가를 부른다.
'자랑 자랑 자랑자랑 웡이자랑 자랑자랑' 음정 낮고 졸음내 나는 어머니의 노랫가락이 구수히 젖어들더니 이내 화난 가락으로 돌변한다. ‘혼저 자라게, 무사 영 안잠시니게, 혼저 자부러사 촘 고래 골아사 보리쏠 골랑 밥허곡게~’

자장가인 제주민요 ‘애기 재우는 노래’의 한 대목인데 듣다보면 아이에게 빨리 잠을 자라고 윽박지르는 것이 자장가임이 무색하다 싶을 느낌이 전해져 온다. 단 하루라도 밭을 갈고 물질을 하지 못하면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제주의 척박한 생활환경은 육아생활에도 어김없이 나타나는데 그중 하나가 이 ‘애기 재우는 노래’가 불려지던 ‘애기구덕’이다.
‘애기구덕’이라 함은 바구니란 뜻을 갖고 있는 ‘구덕’이란 제주방언으로서 ‘아기를 눕혀 재우는바구니’로 바꾸어 부를 수 있는데 제주도식 전통있는 요람이다. 제주의 ‘애기구덕’은 실용성과 편의성, 이동성에 중점을 두다보니 타지방과는 사뭇 다른 형태를 띄게된다.
 
‘애기릿贅??주재료로 대나무를 쓰는데 우선 삼동나무로 테를 잡은 후 대나무를 잘게 찢어 장방형으로 엮으며 밑둥은 요람의 특성상 흔들기 좋게 둥글게 만들었다. 애기구덕은 세 살전후 아기의 키를 감안하여 여유있는 길이로 만들어지고 폭 또한 이에 준하는 넓이로 만들어졌다. 기본을 다진 구덕의 중간높이에 튼튼한 끈으로 엮은 그물을 만들어 바닥면과 공간을 띄움으로서 통풍효과를 기하였으며 그 위에 보릿대를 깔고 삼배천등을 덮었는데 이는 아기가 소변을 봐도 바로 밑으로 새어나와 항상 쾌적한 잠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잦은 소변에도 뒷처리의 수고를 덜어내 주는 편의적이고 실용적 기능에 초점을 둔것이라 할 수 있다.

애기구덕에는 제주여인의 부지런함과 억척스러운 모습이 담겨져 있다. ‘혼저 자라게 혼저 자부러사주게 혼저 자라게 촘 고래 골아사 보리쏠 골랑 밥허곡게 쇠물먹이고, 굴묵도 짇어사는예게. 물질허곡게. 어떵해 지곡게.아버지 밭갈래 간는디 혼저 니 자부러사게 밥행 아버지 왕 먹을거 아니가(중략) 욕먹으켜게(중략) 자랑자랑 혼저 자라게. 아이고 애기도 참 자라 원.(어서 자거라, 어서 잠을 자야 밥하고 쇠꼴먹이고 궁불 지피고 물질도 하고. 아버지 밭갈러 갔는데 빨리 자야 밥해서 저녁 차려드리지. 욕먹겠네. 어서 자라.) 아기를 재우면서도 밭일, 물질을 걱정하고 끼니를 준비해야 하는 제주여인들에게 ‘애기구덕’은 최적의 육아도구였다.
 
집에서는 발로 애기구덕을 흔들고 손으로는 바느질이나 길쌈질을 하였고, 밭에 나갈 때도 애기구덕을 간단히 등에 지고 나가 밭 한켠에 놓아두고 밭일을 하였으리 만큼 - 밭 한켠에 놓인 ‘애기구덕’의 아기가 보채면 바로 달려와 젖을 물리고는 다시 밭일을 하였다. - 애기구덕에는 억척스럽고 부지런한 제주여인의 억센 손길이 배어있다.
현대로 접어들면서 이 애기구덕은 점차 자취를 감추더니 어느덧 민속촌의 전시물로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킬 뿐이다. 대신 애기구덕을 대용하는 철제 애기구덕 - 가는 솨파이프와 스프링으로 다리를 따로 만든 ‘애기구덕’의 현대식 요람으로 이것 또한 제주에서만 볼 수 있다.) - 이 향토오일장 등지에서 꾸준히 팔리며 그 명맥을 유지해가고 있다.
‘자랑 자랑 자랑자랑 웡이자랑 자랑자랑 ’ 어머니의 ‘애기 재우는 노래’ 가락이 살갗을 파고드는 제주의 겨울바람 몰아치는 들녘을 타고 다시금 들려온다.

☞ 자료 : "제주몰" www.jejumall.com

* 글/신순배(제주풍림리조트콘도) www.buds.pe.kr
* 자료제공/크리어아트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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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2.09 23:34

    첫댓글 제가 큰딸이어서 애기구덕 많이 흔들었었는데....흔들다 보면 어찌나 졸리든지,,,ㅋㅋ 작으마했던 동생들 얼굴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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