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의 글은 미국의 대표적인 플라이낚시단체인 TU(Trout Unlimited)에서 발표한 보고서 전문을 번역한 것이다. 보고서의 원제는 "Threats and Solutions: Hatcheries"이다. 아래의 내용에서 '외래어종'이라고 번역한 'non-native trout'이라는 개념은 외국에서 도입된 물고기에 한정되지 않고 타지역에서 이식된 물고기(trout) 일체를 포함하는 개념이다.(옮긴이 주) 
북미지역에서 지난 130여년간 지속된 물고기 양식,방류사업은 본래 수력발전과 어업으로 인해 낚시활동이 위축되고 서식지가 훼손되는 문제를 조금이나마 완화시키는데에 그 목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전과 비교했을 때 좀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갖추게 되었고 그래서 전과 다른 시각에서 이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송어류(trout)와 연어과 물고기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작된 양식,방류사업이 대개의 경우 이제는 양식,양식사업의 존속과 확대 그 자체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었다는 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TU는 급감하는 물고기 개체수를 회복하기 위해 양식업의 목표를 새로이 수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양식장에서 대량으로 부화시킨 후 방류되는 물고기들은 낚시 대상어라는 측면에서 방류되는 일이 많았고, 이제 TU는 그러한 인공방류한 물고기는 먹이나 서식공간 확보를 위한 경쟁, 전염병 전파, 유전자 교란 등의 문제점을 야기함으로써 더 이상 자연산 물고기의 감소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을 확신하게 되었다.

문제점: 외래어종을 방류함으로써 토착어종의 유전자 풀(gene pools)이 교란되는 일
한 지역의 토착 송어류와 연어류의 유전자는 그 서식지역에 맞도록 독특하게 진화해 왔고 다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기때문에 이들 물고기들은 특별한 가치를 지닌 존재들이다. 그러므로 한 지역의 토착 연어과 어류를 존속시키는 일은 수백만년동안 변화하는 주변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해온 그들 고유의 유전자를 존립가능케 하는 최후의 보루이다. 많은 경우 외래어종 도입은 이들 외래어종과 토착어종 사이에서 잡종을 낳으며 토착어종의 유전자를 약화시킬 뿐 아니라 그들의 생존능력 역시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해결책: 외래어종때문에 생겨나는 유전적 교란(genetic introgression)으로부터 토착어종을 보호하는 법규정을 강화한다.
캘리포니아 골든 트라웃(Golden Trout)은 시에라 네바다산맥의 고지대 두 군데가 원 서식지이다. 오늘날 이 물고기의 서식범위는 옛 서식범위의 4%로 급감했다. 골든 트라웃은 캘리포니아 주법과 연방 법으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서식지 훼손과 오래전부터 계속된 외래어종 방류로 인해 그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태이다. 골든트라웃은 외래어종인 무지개송어와 잡종이 아주 쉽게 생겨나는데 무지개송어는 시에라 네바다산맥의 골든트라웃 서식지에 집중적으로 방류되었다. 오늘날 이 지역 골든 트라웃 보존을 위해 무지개송어가 상류로 소상하는 걸 막는 보를 계속 설치하고 반복적으로 독극물을 살포하여 무지개송어를 제거하는 작업을 계속 하고 있는데 이 두가지 방법이 캘리포니아에서 골든 트라웃을 보호하는 가장 중요한 정책이다. 하지만 여전히 골든 트라웃의 원서식지에서 무지개송어와 골든 트라웃 사이에서 잡종이 계속 생겨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때문에 매년 새로이 보를 짓고 독극물을 풀어야 하는 댓가를 지불하고 있다. 2000년 10월 TU는 캘리포니아 골든 트라웃을 멸종위기종(endangered species) 목록에 추가할 것을 정부(U.S. Fish and Wildlife Service)에 청원했다. TU는 골든트라웃의 유전자가 계속 오염되고 결국 멸종에 이르게 되는 일을 막기 위해 현 골든 트라웃 서식지에 대한 좀 더 엄격한 보호조치와 무지개송어 방류지역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한 보호조치가 실효를 거둔다면 골든 트라웃을 멸종위기종(endangered species)으로 지정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점: 외래어종이 토착어종과 먹이, 산란터, 서식공간을 놓고 경쟁하는 문제
미국의 낚시동호인들은 오래전부터 양식장에서 키워 방류한 물고기들과 인연이 깊다고 할 수 있다. 한 지역의 토착어종보다는 외부에서 도입된 송어류(trout)를 더 반기는 성향이 강하다. 예를 들어 미국 동부지역에만 서식하는 브룩 트라웃(brook trout)은 20세기 초 미국 서부지역에 널리 도입되었는데 대부분의 경우 그 도입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이 외래어종은 급속히 개체수가 증가하여 토착어종을 밀어냈는데 이로 인해 서부지역 고유의 어종중에서 특히 컷쓰롯트라웃(cutthroat trout)의 여러 아종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상태이다.
해결책: 외래어종이 기승을 부리는 지역에서 아직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토착어종을 고립시킨 후 증식시켜야 한다. 양식,부화사업은 유전적으로 중요한 토착어종을 복원하고 증식시키는 일에 유용하게 쓰인다.
콜로라도주의 South Platte and Arkansas rivers와 남부 와이오밍주 일부지역의 토착어종인 그린백 컷스롯트라웃(greenback cutthroat trout)은 브룩트라웃을 비롯한 외래어종때문에 멸종의 위기에 놓였다. 1960년대 들어 그린백 컷스롯은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일부 개체가 살아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물고기 연구 관계자들은 즉각적으로 이 물고기 복원과 보존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그린백 컷스롯을 양식장에서 증식시키는 작업과 함께 도입어종인 브룩트라웃을 계곡에서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양식장에서 키운 그린백 컷스롯은 곧이어 원서식지에 방류되었고 그후 자연번식한 개체들도 나타나게 되었다. 사라진 그린백 컷스롯 복원사업이 성공리에 진행되어 그후 일부지역에서는 캐치앤릴리즈를 전제로 낚시가 허용될만큼 자연번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복원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콜라라도주에서는 그린백 컷스롯을 멸종위기종 목록에서 제외시킬 것이다.

문제점: 송어양식사업은 질병을 전파시킨다. 양식장에서 부화된 물고기는 질병을 퍼뜨릴 수 있다. 병에 걸린 물고기가 야생에 방류되는 경우 그곳의 야생 물고기들에게 질병을 전염시킬 수 있다.
해결책: 양식장에서 생겨난 질병이 야생으로까지 퍼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양식장 관리자들의 추가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송어류에게 최근 들어 널리 퍼진 가장 심각한 질병은 미국 서부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whirling disease이다. Whirling disease는 1990년대 들어 크게 확산되었는데 몬타나주 메디슨강에 서식하는 전체 무지개송어의 90%를 단 일년만에 감염시킨 일도 있다. 비록 몬타나주정부에서 관내지역에 방류를 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그 전염병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양식장 여러 곳을 지목하는 연구보고가 오래전에 나왔다. 몬타나주의 피해가 확대되자 다른 주정부에서도 주정부와 양식업자 사이의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후 whirling disease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콜라라도주 정부의 the state Division of Wildlife (CDOW)에서는 whirling disease에 감염된 물고기들을 그 감염 사실을 알면서도 주 관내의 여러 계곡과 강에 계속 방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곧 whirling disease는 콜로라도주 전체에 퍼져나갔고, 1996년 TU에서는 주정부의 양식장 관리자들이 더 이상 감염된 물고기를 방류하는 일을 중단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그후로도 콜로라도 주정부에서는 전염병 확산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지대의 계곡과 저수지에 계속 물고기를 방류했다. whirling disease에 감염된 물고기가 한번이라도 방류된 적이 있는 곳에서는 감염률이 아주 높았는데 특히 하류쪽에 널리 퍼졌다. 각 강의 상류지역이나 더 이상의 방류가 중단된 지역은 감염률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결국 콜로라도 주정부도 2000년에 이르러서야 TU가 여러해동안 주장해온 것을 받아들여 감염된 물고기를 콜로라도주의 어느 수계에건 방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새로운 whirling disease 정책을 내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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