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겨울달, 나의 뜰은 새봄처럼 들뜨지 않고
여름처럼 무성하지 않습니다.
자라고 있던 것들 여백을 더 살리며 잎이 지고
피던 꽃들 지고 있습니다.
지난 봄에 공동주택 화단에 잡나무로 싹을 틔운 남천을 데리고 왔었지요.
그대로 나뒀으면 관리인에게 뽑혀 생명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그 남천이 어엿하게 자라서 이제는 아기를 조금 면했습니다.
이렇게 붉은 단풍으로 가을 인사를 합니다.
한 송이, 두 송이, 세 송이 그리고 더 많은 꽃망울들.
해국이 부지런히 꽃잎을 벌리고 있습니다.
활짝 핀 꽃, 기지개 켜고 있는 꽃들이 어우러져서
틈나는 대로 제 눈길을 받습니다.
새덤도 단풍이 드네요.
아니면 햇볕에 익은 색깔일까?
음지에 두었더니 꽤 무성하던 것이 다 죽고
한 꼭지인가 남았었지요.
그걸 창가로 모셔서 애지중지했더니
제법 친구들을 퍼트려주었어요. 참 고맙기도 하지요.
이제는 제법 건강해져서 잎이 통통합니다.
내년에는 꽃을 기대하려고요.
꿀풀입니다.
꽃이 지고 씨앗이 떨어져 옹기종기 싹을 틔운 걸
산에서 몇 포기 모셔왔어요.
내년에는 꽃을 피워서 자연의 신비로움을 선물해줄지 기대해 봐야죠.
초록 잎만으로도 어여쁘지요?
쑥부쟁이 화분이랍니다.
올해는 잎에 흰 반점이 생기는 병이 들어서 꽃을 그리 무성히 피우진 못 했습니다.
그래도 초가을까지 피고지고~ 해마다 제 가슴에 꽃물을 많이도 들여줍니다.
이제는 겨울 채비를 하느라 긴 줄기들을 잘라주었어요.
그래야 내년에 더욱 무성히 자랄테니까요.
자주괭이밥은 시도 때도없이 꽃을 피웁니다.
하도 흔하게 꽃피우고 번식을 잘해서 눈길 잘 가지 않는 제일 구석에 쳐박아(?) 놓았어요.
그러나 주인 잘 섬기는 종처럼
열심히 꽃을 피웁니다.
이것 좀 보세요.
작년에 친구가 선물해준 비비추예요.
꽃은 피우지 않고 한 해를 보내고
올해도 여전히 푸른 잎만 자라더니 이렇게 꽃망울을 맺고 있어요.
비비추는 분명히 여름꽃이라고 알고 있는데 말예요.
어찌하여 이리 철없이 꽃을 피우게 되었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고 기특합니다.
치자나무예요.
상록수도 물이 든다는 거 아시죠?
솔잎도 물들어 지잖아요.
치자나무도 부분적으로 누렇게 물이 드네요.
털민들레입니다.
이건 전 실패를 잘 하네요.
이번엔 꼭 잘 살려서 꽃을 피울 수 있기를 기도해 주세요.
털민들레 키우기 세 번째 시도합니다.
거기다 그제 시집 온 중대가리나무까지...... .
붉은 색은 단풍이 든 건지 어린 잎이라 그런 건지 모르겠어요.
잎이 다 진 가지도 있고요.
내년 한 해라도 같이 지내야 이 나무의 생리를 조금은 알게 되겠지요?
이밖에도 나의 뜰에는 친구들이 참 많습니다.
갯국, 산국, 황근, 쥐똥나무, 느릅나무, 여우주머니,
꿩의다리, 파드득나물, 병아리난초, 아프리칸바이올렛......에서 행운목까지!
남들처럼 대단히 아름답게 뜰을 가꾸진 못 합니다.
마땅한 장식대도 없어서 그냥 바닥에서 낮은 키로 자라고 있는 친구들.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들여다 봐 주지도 못 하고
겨우 연명할 물이나 주는 정도로 화초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저입니다.
가만 생각하면 잘 키우지도 못 하면서 가둬 놓은 게 영 미안하지요.
가을볕이 머물다 가는 내 뜰에서 자라는 것들
더욱 튼실해지라고 얼러주고 사랑해 주세요.
첫댓글 비비추가 꽃이름이군요,,,정말 재미있는 이름이 많아요,,중대가리나무,,꿩다리..파드득나물,,,ㅎㅎ,,ㅎㅎ,,많이 배우네요,,
꽃 이름이 참 예쁘죠? 비비추...... 무슨 새 이름 같기도 하고요. ㅎㅎㅎ. 중대가리나무는 열매가 중 머리처럼 생겨서 그리 불러요. 꿩의 다리는 줄기가 아주 가늘어요. 꿩의 다리가 가는가 보죠?
들꽃님의 뜰에 터를 잡은 꽃들아, 안녕? 정말 반갑다. 나는 들꽃님 친구 푸른하늘저편이라고 해. 너희들에게 부탁이 하나 있어. 그것은 다름아니라 너희들이 모두 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자라서 잎도 꽃도 열매도 모두 싱싱하고 예쁘고 탐스럽기를 바란다는 것이야. 알겠지? 자, 손가락 걸고 약속해. 자, 다음에 또 만나기로 하고 그때까지 잘들 지내. 안녕... *^^
아저씨, 고마워요. 잘 지낼게요~~~~ 약속! 히히~~~~~.
저녀석이 자주괭이밥이구나...잘 가는 식당 현관에 있는데...
워낙 잘 자라는 것이라 자주 눈에 띌 거예요. 꽃이 참 환하고 예쁘죠?
낮은 곳에서 자라지만 당당한 자태들이 대견스러운걸요...그리고 화분들이 소박하니 운치가 있어요..
그럼요, 들꽃들인걸요. 저것들은 참 강해요.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주죠.
언니네 화분 속에 있는 생명들 보면 우리집에 있는 것들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되는데 어찌나 불쌍한지 ㅎ 에고 물이라도 제 때 줘야지. 끙~~
치자나무엔 치자빛으로 물이 드는군요. 그냥 스윽 보면 거의 다 잡나무인데..얘네들 이름을 다 불러주시는 들꽃님이 그저 온통 신기할 뿐입니다.^^*
그러게요. 치자나무는 치잣빛으로 물이~~~~~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