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 갑자기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어도 기지에 긴급으로 전달해야 할 부품이 있으니 부탁드립니다.“
부랴부랴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출조길에 나서게 됩니다.
환상의 섬 이어도기지를 관계 당국의 허락을 받고(?) 오르게 되는 기회가 온 것입니다.ㅎㅎ
제가 그동안 우리 홈페이지와 어부지리에 소개했던 이어도낚시의 실체를 체험해본다는 흥분이 앞섭니다.
너무 급작스런 상황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던 외줄채비와 카드채비만을 챙겨서 떠납니다.
그동안 서부호를 통하여 이어도낚시를 몇 차례 경험하신 제주 현지인 3분과,
기존 예약되어있던 5분의 회원님과 함께 하는 스케줄입니다.
대한민국 낚싯배로선 가장 남쪽으로 멀리 나가서 갈치낚시를 해보고,
날이 밝으면 9시까지 이어도 기지에 물건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기지보수를 하는 동안 약간의 낚시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출조비는 기존 이벤트 선비인 15만원으로 했습니다. ~~ㅎ)
모슬포항에서 남서쪽 방향 멀고 먼 이어도의 좌표를 찍고 서부호는 출항을 합니다.
사진이 흔들렸네요.
어두워지기 전까지 이어도 방향으로 최대한 멀리 나가서 갈치낚시를 하기로 했습니다.
선박에는 국제 공인된 해도가 프로타에 내장되어 있는데, 이어도라는 지명은 없습니다.
"소크트라초"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사진 위쪽 1시 방향에 표시됨)
사진(프로타)에 보이는 노란색이 제주도입니다.
제주본섬을 싸고있는 빨간색의 선은 대략 25~30마일 거리로
평상시에 제주 배들이 나가서 어로작업을 할 수 있는 한계선입니다.
이 선을 벗어나는 해역의 조업은 EEZ허가 등이 있어야만 합니다.
그 위에 파란선(공동규제수역수역) 밖은 중국배, 일본배들이 작업할 수 있는 공해 어로 한계선입니다.
우리나라 배는 파란선 밖을 나갈 수 있지만 외국 배들은 파란선 안쪽에서 함부로 작업을 할 수 없는 것이지요.
서부호는 빨간선 밖의 바다에서 갈치낚시를 하기로 하고
잘 안되면 무작정 이어도 방향으로 더 들어가서 갈치낚시를 하기로 했습니다.
배가 빨간선 가까이 접근하니 반경 10마일 이내에는 그 어떤 배도 포착되지 않습니다.
서부호는 그 선을 한참 넘어 제주 모슬포항에서 직선거리로 35마일 가량되는 바다에 풍을 내립니다.
해도상 양 옆으로 잘 발달된 암반지역이 있는 곳입니다.
대한민국 낚시배로서는 아마도 처음으로 가장 먼바다에 나가서 갈치낚시를하는 영광(?)의 순간입니다.ㅎ
이때가 20시경.
사진 왼쪽은 암반 사이의 바다로 배가 흘러가는 궤적입니다. 선속은 1~1.5노트로 좋은 편입니다.
사진 오른쪽은 어군 화면입니다.
수온은 24.2~24.6도 정도이며 수심은 100~110m권입니다.
낚시를 시작하자마자 참치와 가다랑어가 설쳐댑니다.
하지만 대상어인 갈치는 잘 안 나오고, 씨알은 그럭저럭 크기입니다.
갈치조황은 20~40여 수밖에 안됩니다.ㅠㅠ
별 영양가 없는 가다랑어만 한 박스 이상씩 잡힙니다.
남쪽 먼바다로 가면 갈수록 갈치가 많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ㅎ
우리가 낚시한 60km밖의 바다에는 갈치가 적었습니다. 가다랑어 밭이었습니다.(그곳만..??.ㅎ)
새벽 5시까지 갈치낚시를 하고 이제 이어도로 향합니다.
09시경 이어도에 도착하니 며칠만에 사람구경을 하는 이어도기지 작업자들이
철수준비를 다하고 우리를 기다립니다.(예감이 안좋습니다.ㅎㅎ 서두르는 느낌입니다.)
물살,조류가 장난이 아닙니다. 서부호가 접안하는데 상당히 힘이 듭니다.
이 와중에 저와(사진 가운데 낚시대를 든..) 제 왼쪽에 사무장님, 제주현지분,
이렇게 세 명은 기지에 내려서 낚시를 준비합니다.
나머지 회원분들은 배에서 기지주변 바다에서 낚시를하기로 합니다.
저희 세 사람은 이어도기지 3층에 올라가서 낚시를 했습니다.
그런데 뭔 작업이 그리 빨리 끝나는지 연구원 책임자가 "그만하고 철수합시다~~!!"하고 종용합니다..
뭐 어쩌겠습니까...그날 기지의 책임자가 그만하고 철수하자는데....
낚시 딱 두번 내려봤습니다.ㅋㅋ
기지에 올라 난간에 기대어 낚시를 내리는데 다리가 후덜덜~~
3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바닷물과의 거리는 15~20m 아래인데다가..
기지의 바닥은 발판이 구멍 뻥뻥 뚫린 철판으로 된 그런 곳인데
시퍼런 바닷물이 훤히 보이는 난간에 의지한 채 채비를 내려야하는 그런 낚시입니다.
2단 우럭채비에 어피 바늘에 파랑색의 웜으로.
다른 분은 3단 채비에 오징어미끼로 낚시를 합니다.
넣자마자 쓰리걸이를...
저 역시 넣자마자 우드득... 근데 뽑아내질 못했습니다.
물살이 얼마나 센지 기지의 원통기둥으로 물이 흐르는 게 보일 정도입니다.
내리자마자 입질이지만...걸자마자 낚시대 방향을 틀어서 빼야합니다.(나중에 알게됨)
그렇지 않으면 구조물에 걸려 다 터져버립니다. 그만큼 물살이 셉니다.
저는 줄이 다 터져버렸습니다. 두번째 역시 우드득... 뽑아내지 못하고 줄터짐...
이렇게 두 번만에 상황끝...낚시끝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안개가 잔뜩 낀 가랑비가 내리는 이어도를 허무하게(?) 철수하면서
제주로 입항하는 배 안에서 이어도낚시에 대하여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수십 차례 이어도뱃길을 다녀온 서부호 선장님과...
수 차례의 이어도 낚시경험이 있는 사무장, 현지분과...
며칠 동안 이어도기지에 상주하며 작업을 한 기지분들과...
"이어도에는 계절 별로 다양한 어종의 고기가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낚시 출조에는 부적절하다 "
이유로는...
1.낚시할 수 있는 시간이 짧고 예측하기가 힘들다. 조류가 서거나 물이 바뀌면서 잠깐 물살이 약해질 때만
정상적인 낚시를 할 수가 있다 라는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이어도는 굉장히 멉니다. 6~8시간을 걸려서 도착해도
그"때"를 못 맞추면 낚시 자체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기지주변의 수심 얕고 고기 많은 여에서 하면 어떤가?
기지 주변 여에는 수많은 그물로 뒤덮혀져 있으므로 그곳을 피해서 낚시를 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2.그동안 잡았다는 그 많은 우럭은 ..이날 기지에서 근무하고 철수하는 분들이 잡은 고기는 무엇인가?
실제로 제가 이어도기지에 내려서 3층까지 올라가 잠깐이나마 낚시를 해보니...
이어도기지는 원통형의 철기둥 4개로 구성된 기지이며 4개의 기둥안쪽으로
대략 100여평은 되어 보이는 공간이 있는데 그 기둥 안쪽으로는 그물이 없습니다.
당연히 그물을 칠 수도 없지요. 많은 조과는 그동안 기지에 내린 상태에서 낚시를 했던 것입니다.
3.이어도 기지에서 좀 더 떨어진 곳에서 낚시를 할 수는 없을까?
그곳의 해저지형은 기지를 중심으로 얕은 곳은 8m, 깊은 곳은 70여m의 수심에 잘 발달한 암초지대인데
500m밖으로는 평평한 글밭으로 쭉 이어져있는 지형이라서 고기가 별로 없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당분간은 낚시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은 중국과의 민감한 지역이며,법적으로는 중요 국가시설이므로
500m이내에는 사전 허락없이는 접근을 금지하는 구역입니다.
당분간, 환상의 섬 이어도는 환상을 가진 채로 쳐다만 봐야하겠지요~~
이어도 탐사출조 : 제주낚시천국(방주호) 010-9032-5582cafe.daum.net/jjGALCHIGS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