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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집결지 : 2012. 3. 25(토) / 길음역2번출구 (10시)
▣ 동 참 자 : 13명 (김용우, 김정남, 나양주, 박형채, 염재홍, 위재웅, 이경식, 이원무, 이재웅, 임삼환, 전작,
최광일, 최근호)
▣ 동 반 시 : "오른손은 모르게" / 이장욱
▣ 뒷 풀 이 : 수육에 막걸리 / 나주집 (아카데미하우스) - 나양주 회원 제공
어제 날씨가 변덕이 심해 비가 왔다가 저녁쯤엔 눈이 오기도 했지만 오늘은 날씨가 좋은 편이다. 부엌에서 열심히 음식을 장만해 준 순단표 찰밥, 부침게, 묵은 김치, 초절임 당귀잎과 들께잎 양파 등을 5개의 그릇에 담아 좀 일찍 집을 나섰다.
늘 지각생을 못 면한 처지라 9시 40분경 길음역 2번 출구에 제일 먼저 도착하였다. 전 총장이 15명 참석 할 거라 전날 귀뜸해 주었는데 모두 13명만 참석하게 되었다. 오늘은 재홍이가 가이드를 하여 마을 버스를 타지 않고 길음 뉴타운을 지나 서경대뒤쪽으로 해서 칼봉능선을 타는 코스를 택했다.
50분쯤 올라왔을까 꾀 긴 거리를 왔고 북한산 둘레길과 연결되어 있는 갈림길에서 입산주를 하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재홍이의 안내 임무가 .끝나고 볼일이 있어 하산해야 한단다. 입산주로 목을 축인 다음 우린 전진이다. 늘 그렇듯 오르면서 세상사를 입에 올리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의 정담을 나눈다.
근호는 오랜만에 동행했기에 물었더니 목각을 열심히 즐기는 모양이다. 한 가지 재미를 붙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심취할 수 있는 취미가 있다는 것 만 으로도 행복한 일일 것이다. 나도 한문서예를 하다가 손을 놓고 있지만 훈장님께서 칠순 겸 한시 작품전을 인사동에서 7월에 하신다기에 한 작품 준비 중인데 시산회와 어울릴 것같아 한번 읊어 본다.
携樽邀友泛蘭舟 四月南風麥已秋 斷岸陰繁黃鳥樂 平沙日暮白鷗愁 (벗을 모아 술동이를 가지고 배를띄우니 4월 남풍에 보리이삭은 벌써 익었네, 녹음이 우거진 절벽에는 꾀꼬리가 노래하고 해 저문 백사장엔 갈매기만 졸고 있구나) 船遊를 즐기는 모습을 노래한 훈장님의 젊을 적에 지은 漢詩인데 내 마음대로 해석해 본다.
마당바위에서 물을 한모금씩하고 증명사진을 찍은 뒤 또 오른다. 한참을 가니 눈이 쌓여 아이젠을 해야만 했다. 조심 조심 오르다보니 벌써 칼봉앞에 도착해 전날 눈이 쌓여 아이젠을 하고 오른 터라 안전한 길이 최선이라 생각해서 우린 갈림길 좌측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가파르고 꾀 멀리 돌아 시간이 지체되었지만 작년 여름 등산때 식사후 달콤한 오수를 즐겼던 암릉을 지나 무사히 대동문에 도착했다. 배꼽시계가 재촉을 하니 점심자리를 찾아야 한다. 전날 눈이 왔고 등산객이 많아 좋은 자리가 없어 우린 돌무더기위에 뷰폐식 상을 차리고 서서 식사를 해야 했다.
양주 산우가 내 대신 동반시 ('오른 손은 모르게' / 이장욱)를 읊었다. 굴 한과 감자전 찰떡 한라봉 순단표 찰밥 5가지 반찬 막걸리 등 상이 꽉차서 두부는 출연을 못했다. 떨리는 속을 달래며 짧은 시간에 식사를 마치고 선걸음에 하산 명령이 떨어지는데 진달래능선은 멀고 하니 계곡으로 직진하자는 근호 말에 따랐다.
점점 다리심이 부족해진 산우들의 원성이 있었지만 어찌하리 여기도 아카데미하우스로 가는 길인 걸. 점심을 서서 먹고 부리나케 내려온 후유증이 나타나 바위위에서 휴식하면서 사진을 한 컷 한다. 조심 조심하면서 하산하여 아카데미 하우스 정류장에 도착했고 배가 꺼지지 않은 탓에 뒤풀이는 간단히 하자는 중론이었다 길을 따라 내려오다 간판 이름이 나주집이라 친근감에 들어섰다.
전총장이 회비를 걷고 일부 장거리 산행 일정을 조정하고 7월28일 중국 연태 곤륜산 산행과 일정에 대해 한교장과 협의한 사항을 알려주고 40만원 정도 소요되니 미리 여름 휴가계획을 세워서 준비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수육과 막걸리로 건배 합창 한잔하세! 그러세!를 외쳤다.
한잔이 들어가니 이경식 전임회장의 입담을 필두로 4.11총선얘기 자전거 선물에 조중동 신문보는 이야기을 하다가 갑자기 전총장이 연금식 복권을 지갑에서 보여 주며 자랑을 했다. 견물생심이라 오늘 신입 회원인 나양주 산우가 음식값을 쏜다하니 연금식 복권을 사달라고 압력을 가했다.
마음씨 좋은 전총장이 아닌가. 5천량씩 사서 주기로 하고 짐을 싸 음식점에서 나왔다. 복권방을 뒤지며 기쁜 마음에 내려 왔지만 한집은 이미 다 팔려 동이 났고 그 다음 복권방을 찾지 못했다. 등산객들이 우리처럼 복권을 좋아하나 보다 복권이 다 팔린걸 보면 수유역에 도착하여 수소문 끝에 우린 전총장이 선사한 연금복권 5장씩을 지갑에 넣고 기쁜 마음을 한가득 안고 헤어 졌다.
4월11일까지 우린 부자다. 산우들이여! 용해에 용꿈을 꾸어 대박들 나시게들. 그리고 당첨되면 십일조는 잊지 말게. 시산회 200회 기념 산행기 책자도 출간해야 하니 말일세.
< 2012년 3월25일 박형채 씀.>
< 동반시 >
"오른손은 모르게" / 이장욱
왼손은 수십 개의 사소한 실망들을 알고 있다.
왼손은 조금 더 가까운 데서 생각한다
왼손은 먼저 떨린다
지붕 위에 내려앉는 새들의 무게와 함께
밤의 이동속도로 나의 왼쪽에서는 무언가
꿈틀거리는 기색
왼손에겐 친구가 필요해
아주 분명한 친구
안개 속에서 불쑥 튀어나온 손목으로
악수를 청하는 친구.
왼손이 좋아하는 것은
갑자기 왼손이 되는 것
안개야 양떼처럼 흩어질 수 있겠지만
그 순간 왼손은 사냥개가 되는 것.
그것에 꽂히는 것
매일 오른손도 모르게
왼손이 사라진다.
세어야 할 것들이 많은데
가리켜야 할 것들이 많은데
스르르 펴진 뒤에 왼손은
낯선 이에게 인사하는 데 천재
쥐락펴락 혼자 손금을 만들다가 불현듯
그것이 되는 것 역시
한낮의 거리에서 당신과 손을 잡고 걸어가다가
당신의 손바닥을 뚫고 튀어나간
나의 왼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