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메인으로 쓰던 스피커는 마그낫 모니터 슈프림 202이라는 모델로 4년 전에 40만원 조금 모자란 가격에 구매를 했었다. 꽤 평이 괜찮았었는데, 솔직히 쓰면서 계속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저음은 꽤 잘 잡아주고(타악기 소리는 정말 탁월하다) 소리도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어서 음색도 나쁘진 않은데... 소리의 해상도라고 해야 되나? 특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을 때 각 악기의 음색을 또렷하게 잡아주지 못 하는 느낌이 강했다. 전반적으로 소리들이 뭉쳐 있는 것 같고 중, 고음의 선명도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하여튼 (나름) 비싸게 준 거라 가끔씩은 내 귀를 탓하며 열심히 정을 붙여 보려 했는데, 먼가 계속 불편한 느낌... 그러다 최근에 유튜브에서 강력하게 추천하는 스피커를 하나 발견했다. 국산이고 사실 책상 위에 놓는 북 쉘프 형태로 PC나 스마트폰에 붙여 쓰는 제품이라 기존 거에 비하면 많이 격(?)이 떨어지는 느낌이긴 한데, 이 한 마디에 마음이 혹하고 말았다. "볼륨을 작게 해 놓고 들어도 선명하게 들립니다." 오디오 전문가들의 칭찬도 제법 있었는데, 심지어 '나 보고 200주면서 이 정도 사운드 내는 조합을 만들어 보라고 해도 쉽지 않을 것 같다'라는 멘트도 있었다. 암튼 고민하다가 역시 중고나라에서 질러 버렸다. 새 제품이 최근 행사를 하면서 32만원대인데, 중고매물로 거의 새 제품이 28만원에 박스는 없지만 대신 집까지 가져다 준다는 물건이 있어 얼른 구매했다. 첫 느낌은 약간 애매했다. 확실히 기존 스피커에 비해 소리의 해상도가 확실히 개선되어 소리가 청명하게 들리긴 하는데, 중/고음의 음색이 무언가 낯설다. 자연스럽지 않고 기계적이거나 경박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어떤 때는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음악 종류에 따라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오케스트라를 들을 때 유독 그런 것 같다. 에이징의 문제인가 싶기도 하고, 아직은 판단 내리기가 애매하다. 적어도 앞의 스피커보다는 나은 듯... (한달 반 정도 동안 들어본 지금의 느낌은 위화감도 많이 사라졌고 무엇보다 해상도와 분리감이 좋아서 나름 만족하며 듣고 있다) 기존 스피커는 떼 내서 거실의 하이파이에 붙였다. 거실에 있는 스피커는 결혼할 때 샀던 필립스 하이파이 시스템에 붙어 있던 건데, 필립스 리시버와 우퍼는 이미 맛이 가서 떼내 버리고 스피커만 뒀는데, 스피커도 슬슬 맛이 가기 시작하는 거 같아서 이번에 바꿔 붙여 봤다... 근데 이 스피커 여전히 동일한 문제를 보인다. (뭉쳐서 선명하지 않은 중/고음.) 아무래도 좀 스피커를 잘못 샀던지 나랑 (무지하게) 안 맞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