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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 Focus November 2010 집중분석 3사관학교ㆍ육사 통합 논란
[인터뷰] 손무현 3사관학교 총동문회장
“3사ㆍ육사 통합 문제는 사회적 문제”
3사 7기인 손무현 총동문회장은 “3사와 육사를 통합하는 문제는 단순한 군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라며 “국방부는 단일 사관학교 체제를 구축해 미래 전장 환경에 적합한 교육체계를 수립한다는 입장이지만 군과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더 좋은 정책에는 귀를 닫고 3사와 육사 통합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특히 단순히 3사와 육사를 통합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엄청난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손무현 3사관학교 총동문회장을 만나 3사ㆍ육사 통합 논란을 중심으로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합동성ㆍ경제성ㆍ효율성 모두 타당성 부족”
국방부는 합동성, 경제성, 효율성 측면에서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국방부의 통합 목적이나 필요성에 대한 입장은?
국방부가 주장하는 합동성, 경제성, 효율성 모두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박휘락 국민대 교수의 논문을 보면 한국군의 합동성 저해요인이 나온다. 군령과 군정을 각각 합참과 각 군에서 독립적으로 행사하는 것이나 합참 주요 직책 18개 중 육군이 14개를 차지하고 있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합참의 3군 불균형과 각 군별 교육 및 지원부대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점도 저해요인이라고 봤다.
그러나 초급장교가 실무부대에서 수행하는 임무는 자군 위주의 최하급 제대 지휘자 또는 실무장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에게 합동전력에 필요하다면 필요할 때 보수교육으로 보완할 수 있다.
타군도 아닌 자군 내의 사관학교를 통합해 합동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다. 필요하다면 생도교육과정에 타군 이해 교육, 합동작전 소개 등 교육을 강화하거나 자대배치 후 보수교육에 반영해도 된다.
장교 양성 비용 등 경제적 측면에서 통합을 볼 때는 어떤가? 또 효율성에 대한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통합 후 장교를 양성하는 소요를 현재 있는 2개 사관학교와 동일하다고 보고 임관 인원을 700명으로 생각해보자.
이 시각에서 보면 통합은 국가 차원에서 예산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소요를 늘이는 것밖에 안 된다. 850억원을 들여 양성한 장교인데도 5년차에 전역을 해야 하거나 중ㆍ단기 자원이 늘어나면 국가예산을 크게 낭비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경제성이 없다. 예산을 낭비하는 방안이므로 효율성도 가질 수 도 없다. 저효율 양성체계일 뿐이라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아주 많다.
“모집과정ㆍ전역자 취업ㆍ비리 등 문제점 더 커질 것”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3사와 육사의 통합 논의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우선 생도 모집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 현재의 지원율은 25~28:1을 고려할 경우 5,250~5,880명이 지원해 210명이 선발돼 입교할 수 있다. 700명을 선발할 경우 490명, 1000명을 선발하면 790명은 현재의 육사 선발기준에 미달하는 경우도 입교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면 전반적으로 육사에 입교하려는 자원의 수 준이 떨어진다. 이는 곧 장교의 질 저하를 초래한다.
3사 입교 수준을 고려해서 선발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그러면 지금까지 강조한 장교의 수준차를 개선하겠다는 논리와 이율배반적인 현상이 벌어진다.
전역자 취업 문제도 심각해진다. 임관후 350~500명은 5년차에 전역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장기복무를 기대하고 있던 이들이 제대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보장하지 못하면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면 이들은 군에 대한 배신감과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3사와 육사 통합은 단순한 군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다.
문제점으로 손꼽아야 할 또 한 가지는 지금처럼 다양한 형태가 아니라 육사 출신으로만 양성하면 그동안의 균형이 깨지면서 비리가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 지휘관, 참모, 헌병, 기무, 감찰이 모두 육사 출신이고 이들이 선후배 사이로 똘똘 뭉친다고 한 번 생각을 해보라.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상호 견제할 수 있는 기능이 지금보다 훨씬 약해질 여지는 충분히 있다. 또한 육사가 두 번이나 정권 찬탈했는데, 그런 역사를 되풀이 할 여건이 생긴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육사 개혁해 명문대에서도 지원할 수 있게 해야”
육사와 3사를 통합하기보다 육사를 개혁하자는 말도 있는데, 그 이유는?
국방부는 중앙일보 기사를 통해 육사와 3사를 통합하면 장교들의 수준차를 줄이고 다양한 장교 양성 과정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합동성, 효율성,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통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합동성은 몰라도 경제성과 효율성 면에서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
육사를 현행 4년제 학제로 하되 지원자격을 3사와 동일하게 대학 2년 이상 수료자와 전문대 졸업자로 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해서 육사는 4년 동안 학사, 석사과정을 마치고 중위로 임관하도록 한 후 석사 학위를 주는 방법이다.
그러면 육사는 대학 2학년을 마치고 입교하는 체제가 되어 자비를 들이지 않고 석사 과정까지 마치고 중위로 임관할 수 있다. 소위 명문대 재학생도 지원할 수 있는 체제가 가능해진다. 이는 육군 장교의 자질이 높아질 수 있는 방안이다.
사관학교 특성상 육사는 장기복무를 목적으로 하고 3사는 중기복무를, 학군과 학사는 단기복무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물론 우수한 인재는 출신을 불문하고 장군이 되고 있다. 다만 패권주의적인 인사제도가 여전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는 게 아쉽다.
자질 문제와 관련 수능성적에 대한 얘기가 많다.
3사 입교생의 수능성적은 육사에 비해 저조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2년 동안 일반학, 군사학, 훈육제도를 통해 수없이 장교로서의 자질을 배양하고 있다. 일반대학과 사회생활, 군생활 등 유경험자를 선발하기 때문에 병사들과 적응도 잘 하고 리더십, 장교의 자질 등을 충분히 갖고 있다. 이는 3사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인 것만 봐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2010년 육군보병학교 초등군사반 성적을 비교해 보면 총 5.0 만점 중 육사는 평균 3.97, 3사는 3.90, 학군 3.87, 학사 3.83, 간부사관은 3.63의 성적이 나왔다.
또 국방일보에 나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3사 출신 장교는 재구상 48.2%, 심일상 45.8%, 동춘상 38.6%를 차지해 육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억2000만원을 들여 양성한 육사 출신과 5000만원으로 양성한 3사의 차이는 미비하다. 그런데도 수능성적으로 장교의 자질을 따질수 없다.
“통합 논의는 3사 전통과 명맥 끊는 것” 3사는 다른 곳과 달리 기수의 변경과 단절을 겪었는데, 이 문제가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것 같다. 3사는 13~14년을 주기로 양성과정을 인위적으로 변경해 기수를 단절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표 참조>
3사는 40여년 동안 대장 외 131명의 장군을 배출하고 육군 영관장교의 다수를 점유하고 있어 ‘육군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임무를 수행해오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과 명예가 끊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전통이 끊어지면 박탈감, 자괴감이 생기고 이는 또 불만요인으로 작용한다. 생도과정 부활은 수없이 많은 절차를 거쳐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부활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4만 여 동문들은 3사가 큰 발전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생도과정 부활 14년 만에 육사와 통합하는 논란에 빠졌다. 하지만 우리는 통합 논의를 3사의 폐교로 인식한다.
이는 육사 출신과의 반목과 정책 결정의 불신, 불만요소 증폭을 불가피하게 한다. 그러면 4만3000여 면의 3사 동문과 약 20여만 명의 동문 가족들은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현재의 인사정책은 특정 출신 위주의 인사정책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인데, 국방부는 육사와 3사를 통합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명확하게 제기하지도 못하고 있다. 납득할 만한 논리도 없고 동문회로부터 의견도 수렴하지 않고 폐교를 결정하려 하는데 불만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우려를 스스로 만든 것과 다를 바 없다.
끝으로 하실 말씀은?
국방부는 지난 8월 청와대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보고시 합동성 강화를 위해‘육ㆍ해ㆍ공군 사관학교 통합’을 검토했으나 각 군의 전통, 문화 등을 감안할 때 불가능하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한 바 있다.
그런데도 국방장관은 육ㆍ해ㆍ공군사관학교 통합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각 군 사관학교 통합 이전에 ‘3사ㆍ육사통합’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은밀하게 TF를 구성해 추진해왔다.
국방부의 3사ㆍ육사 통합 추진 방안은 합동성 강화를 위한 조치와 관련이 적고 경제성과 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을 뿐 만 아니라 육사 출신 장교들의 기득권 유지와 사회적 영역 확대를 위한 통합이다.
이를 빌미로 3사관학교를 폐지하려는 의도다. 또 육사 이전에 대한 사전 준비 작업으로 간주될 수 있으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저지해야 한다. c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