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에도 협곡은 많다. 그러나 맑고 고운 물줄기가 암봉 같은 너럭바위에 사정 없이 부딪치는 골짜기는 지리산이 아니면 찾을 수 없다. 칠선계곡 뱀사골 고운동계곡 등은 듣기만해도 시원해지는 국보급 계곡. 그 장쾌함과 호쾌함에 천왕봉마저도 여름에는 계곡에 슬그머니 자리를 양보한다.
근교산 취재팀은 이번주 여름산행의 백미를 이루는 지리산으로 찾아간다. 산행 구간은 ‘함양군 마천면 백무동지구매표소~삼거리~첫나들이폭포~가내소폭포~오층폭포~한신폭포~세석평전(1,703곒)~세석산장~거림골~산청군 시천면 거림매표소’. 한신계곡에는 4개의 폭포가 걸려 있고 거림골에는 검푸른 소와 하얀 단애가 수없이 어우러져 있다. 산행로가 잘 정비돼 있는데다 이정표도 촘촘히 서 있어 가족산행 코스로도 그만이다. 산행시간은 5시간30분~6시간.
함양버스정류소에서 백무동행 버스를 타고 가다 종점에서 내린다. 버스에서 내린 뒤 도로를 따라 200여곒를 오르면 상가가 즐비하다. 상가 바로 위에 백무동매표소가 있다.
매표소에서 임도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느티나무식당을 지나 백무교를 건너면 백무동야영장이다. 야영장을 지나자 바로 삼거리가 나온다. 이정표는 오른쪽으로 세석대피소(6.3㎞) 가내소폭포(2.2㎞)를 가리키고 있다. 왼쪽으로 꺾어 올라가면 하동바위를 거쳐 장터목으로 간다.
차량이 들어올 수 없도록 만든 철제 차단기를 지나 숲길로 접어들자 오른쪽으로 계곡이 살짝 엿보인다. 한신계곡이다. 잠시 뒤 삼거리를 만난다. 왼쪽 오르막으로 틀면 산죽으로 덮인 돌길이 이어지고 10여분 뒤 작은 바가지 하나가 들어갈 만한 샘터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목을 축인 뒤 100여곒만 오르면 철제다리가 나타난다. 다리에서 200여곒 위에 첫나들이폭포가 있다. 매표소에서 첫나들이폭포까지 20여분이면 충분하다. 산행로에서 바라본 첫나들이폭포는 상단밖에 드러내지 않아 웅장함을 맛보기는 힘들다. 이곳에 설치된 이정표는 가내소폭포(0.8㎞)를 가리키고 있다.
나무다리를 지나 한신계곡을 건넌다. 이번에는 왼쪽 어깨 너머로 장쾌한 계곡이 흘러내린다. 두 개의 철제다리를 건넌 뒤 10여분이면 가내소폭포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한신지계곡과 한신계곡이 만나는 지점이다.
또 하나의 철제다리를 건넌다. 가내소폭포는 산길에서 오른쪽으로 20여곒 아래에 있다. 가내소폭포의 매력은 협곡 사이를 비집고 흘러내리는 맑고 푸른 물줄기에 있다.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맑은 소며 냉기를 뿜는 폭포수의 청량함은 가슴속 묵은 때를 깨끗이 씻어준다.
가내소폭포에서 되돌아 올라와 다시 길을 이어간다. 철제다리를 건너 10여분 올라가면 오층폭포(830곒)를 알리는 이정표와 만난다. 오층폭포는 다섯개의 작은 폭포가 연이어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 산악동호인의 사랑을 받는 폭포다.
오층폭포를 지나면 오르막이 시작된다. 길섶으로는 산죽이 무성하다. 20여분 팍팍한 산길을 올라서면 한신폭포(870곒)를 알리는 이정표와 만난다. 한신폭포는 산길에서 70여곒를 내려가야 한다. 벼랑 사이로 내려가야 되므로 쉽지 않다. 벼랑 아래에 내려서면 왼쪽으로 칼로 벤 듯한 협곡이 나타난다. 이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신폭포를 만날 수 있다.
폭포에서 되돌아 나와 산길로 다시 붙는다. 양탄자를 깐 듯 유순하던 길이 갑자기 거칠어진다. 발 아래로는 돌부리가 걸리고 오르막은 극심해진다. 군데군데 너덜구간도 나타난다. 90분 가량 쉬엄쉬엄 올라가면 세석산장(0.7㎞)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이곳부터는 잘 정리된 돌계단, 나무계단이 지친 발걸음을 도와준다. 이 계단은 장마 때마다 세석에서 씻겨 내려가는 토사를 보존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세석산장까지 15분이면 충분하다.
봄이면 자줏빛 철쭉밭이 되는 세석평전의 8월은 초록의 물결을 이루고 있다.한때 철쭉제와 넘쳐나던 야영객으로 인해 누렇게 벗겨졌던 세석평전이 제 모습을 찾고 있는 것이다. 세석산장 앞에서는 황폐화되었던 당시와 지금의 세석평전의 모습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안내판이 서 있다. 안내판 앞에서 새삼 환경보호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세석산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은 거림골 방향이다. 천왕봉으로 이어가고 싶은 사람들은 세석평전에서 왼쪽 오르막으로 산행을 이어갈 수 있다. 촛대봉 연하봉 장터목을 지나면 천왕봉이다.
하산길은 잘 닦여져 있어 산행하기가 편하다. 10여분 내려오면 삼거리에서 이정표를 만난다. 왼쪽은 거림(5.5㎞) 오른쪽은 의신(8.6㎞)로 갈 수 있다. 거림은 지리산 능선을 오를 수 있는 가장 짧고 편한 코스다. 경사가 완만하고 산길이 순해 예전에는 술 취한 등산객을 마을 사람들이 지게에 앉혀 올라갔을 정도다. 길은 유순하지만 거림골의 계곡미는 지리산에서도 손꼽을 정도. 아기자기한 한신계곡과 달리 거림골의 계곡은 힘차고 장쾌하다. ‘폭포’라는 이름을 붙여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낙수 구간도 곳곳에 있다.
세석교를 건너 이정표를 따라 하산을 서두른다. 나무 다리인 북해도교, 천팔교를 지나 2시간 정도면 거림매표소에 닿을 수 있다.
첫댓글 산행이사님 수고하셨습니다!!! 예약방에 들러서 꼭 예약하고 가세요
벌써부터 한기가 저며오네여. 피서지의 대명사 한신계곡에서 하루를 즐깁시다. 수고에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