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이렇습니다] Q: '스카우트(scout)'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척후'란 뜻의 스카우트로 불리게 됐나?
조선일보 9월 23일자 A33면에서 '대한민국 제1호, 소년척후대, 스카우트의 원조'라는 기사를 읽었다. 정성채 선생이 만든 '소년척후대'와 조철호 선생의 '조선소년군'이 한국 스카우트의 원조라는데, 스카우트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척후' '정찰병'이란 뜻의 스카우트로 불리게 됐나?
― 서울시 중랑구 독자 김태민씨
A: 보어전쟁에서 청소년을 정찰병으로 투입해 승리한 영국 장군이 만든 청소년 단체
스카우트(scout)라는 영어 단어에는 전쟁터의 척후병(지형을 순찰하고 탐색하는 병사)이란 뜻이 있습니다. 1889년, 트란스발 공화국(현재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작은 마을인 마페킹(Mafeking)에서 '보어전쟁'이 벌어졌습니다. 금광 붐에 따라 새로 이주한 영국 이주민과 네덜란드에서 먼저 이주한 보어족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이지요. 당시 영국군 수비대를 지휘한 인물이 스카우트를 창시한 베이든 포웰(Baden Powell) 소장이었습니다.
포웰 소장은 700명이라는 적은 병사를 데리고 전투를 하던 중 적에게 완전히 포위됩니다. 적에 대항할 군인이 부족하자 최후의 수단으로 마페킹 지역의 청소년을 모아 적의 지형을 순찰하고 상급자의 명령을 전달하는 등의 일을 시킵니다. 그는 결국 소년 척후병들의 활약에 힘입어 승리하게 됩니다.
포웰 소장은 1907년 제대한 뒤 소년들의 성공적인 정찰활동을 바탕으로 이들에게 관찰력과 추리력, 유용한 기술 등을 가르치기로 합니다. 포웰 장군은 부잣집·가난한 집 자녀 구분 없이 다양한 사회적 배경의 청소년 22명을 뽑았습니다. 포웰 소장은 같은 해 8월 1일부터 9일까지 남쪽 영국의 브라운시섬(Brown sea Island)에서 자신이 만든 훈련법으로 이들과 야영을 합니다. 세계 최초의 보이스카우트 캠프였습니다.
1908년 1월, 포웰 소장은 자신만의 훈련법과 노하우가 담긴 책인 '소년을 위한 스카우트활동'(Scouting For Boys)을 펴낸 뒤 세계 최초로 보이스카우트를 결성합니다. 이 책은 유럽, 미국과 아시아 전역으로 퍼졌고 각국에서도 스카우트 연맹이 창설됩니다. 현재는 160개국에서 2800만명이 스카우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베이든 포웰의 동생 아그네스는 1910년에 걸스카우트를 만들었습니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은 1953년 세계스카우트연맹에 가입한 뒤 현재 36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카우트'라는 말에는 청소년들이 독립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해 남과 국가, 세계에 이바지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스카우트에는 다른 뜻도 있습니다. 스포츠나 연예 분야에서 우수 신인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도 스카우트라고 합니다. 고교야구대회 등을 찾아다니며 '물건'을 찾는 사람들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역시 정찰하고 찾아다니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조선일보 2009.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