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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연예인들의 채식주의 커밍아웃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이에 앞서 ‘생명’이나 ‘환경’에 대한 화두가 던져질 때마다 채식주의는 관심을 받아온 듯합니다. 채식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식물성 식품을 먹는다는 의미 외에도 다양한 의미가 내포돼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몇 년 사이 구제역 파동을 겪은 이후에는 실제로 채식주의자로 돌아선 이들 중 많은 이들이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살처분된 소와 돼지들을 보면서 생명의 존엄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고, 육식에 대한 거부감이 들면서 채식 전환을 결심했다고 말합니다.
좁은 우리에서 식용을 위해 사육되다가 일정 시일이 되면 죽임을 당해야 하는 소, 돼지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동물보호, 생명 존중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되면서 채식주의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시 구제역 현장에서 수만 마리의 돼지, 소들이 무참하게 죽임을 당하는, 현장의 생생한 소리와 광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참담했습니다. 현장에서 이를 집행하는 사람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까지 큰 충격을 준 것이 사실입니다.
생명에 대한 존엄성, 동물보호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살생을 하지 않는 채식주의에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습니다. 건강이나 다이어트를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육식에 길들여 있던 입맛을 채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지나친 채식은 자칫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채식주의는 무엇이고 그 종류와 장단점, 올바른 채식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으로 구축된 국가학술연구 DB(http://riss.kr)의 도움을 받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채식주의란?
채식주의(Vegetarianism)란 야채를 주로 먹는 것으로 육식을 피하고 식물성 식품을 섭취해서 살아가려는 생각을 말합니다. 종교나 사상의 신조로 채식을 고집하는 경우도 있고 소나 돼지, 닭과 같은 동물을 인공적으로 사육하고 도살하는 행위 자체에 거부감이 형성되면서 채식주의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과 함께 다른 동물들의 생명과 지구의 환경, 생태를 보존한다는 의미가 더해져 최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채식주의의 기원
채식주의, Vegetarianism의 어원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영어에서 채소를 뜻하는 Vegetable이 아닙니다. ‘전체의, 건전한, 활기찬, 건강한’이란 뜻을 가진 라틴어 베게투스(Vegetus)에서 왔습니다. 채식을 통해 건강하고 건전한,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채식주의의 기원은 고대 인도와 그리스에서 찾습니다. 당시 인도의 철학자나 종교인들은 비폭력을 실천하는 수행의 수단으로 채식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종교적 교의나 타부(taboo)에 기초를 둔 것으로 대단히 엄격히 지켜져 왔습니다. 힌두교․불교도인 등은 종교적 금욕과 비폭력의 실천 수단으로 이를 준수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많은 철학자들이 이상적인 철학사상의 실천 방편이나 다가올 유토피아 세상에 대한 비전을 바탕으로 채식주의를 행했습니다. 처음 채식주의를 제창한 사람은 기원전 6세기 피타고라스로 보고 있습니다. 피타고라스와 그의 추종자들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영혼이 있어서 죽은 후에 그들이 거꾸로 사람으로 환생한다고 믿었습니다. 때문에 모든 영혼은 동등하니 동물을 죽이거나 먹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 로마 카피톨리누스 박물관에 있는 사모스의 피타고라스 흉상
이 사상은 소크라테스에게 계승됐고, 플라톤에 이르러서는 윤리적 이유뿐 아니라 건강장수에 대한 관심이 더해져 채식주의가 등장했습니다. 플라톤은 채식 자체가 건강을 증진시키고 육식을 위해 가축을 생산하는 것보다 채소를 생산하는 것이 보다 적은 땅이 요구되기 때문에 채식이 훌륭하다고 했습니다. 18세기 루소, 톨스토이와 같은 철학자들 역시 채식주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독교에서도 로마가 몰락하면서 유럽 전역으로 기독교 신앙이 확산되면서 채식주의의 암흑기를 맞긴 했으나 초기엔 이상적인 식단으로 채식을 선택했습니다. 채식주의의 암흑기 시대엔 성 아우구스티누스, 성 토마스 아퀴나스 같은 사상가들이 사람에 의한 동물의 살육, 섭취나 일반적인 이용에 대한 지적 이론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만이 자유의지, 이성, 영혼을 가지고 있고 동물은 그러한 사람의 편리와 이용을 위해 지구상에 존재한다고 한 것입니다. 이는 현재도 기독교 주류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있고, 일부 특정 집단에서만 채식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근대 채식주의 운동은 19세기 중엽 서구에서 전개됐습니다. 1842년 영국에서 베지테리안(Vegetarian)이란 말이 생겨났고, 1847년엔 맨체스터에서 채식협회가 결성됐습니다. 뉴욕에서는 1850년 채식주의자 단체(American Vegetarian Society)가 설립되기도 했습니다. 1878년엔 파리에서 채식주의 박람회가 열렸고 1886년엔 채식협회가 발족해 육식의 폐해와 채식의 중요성에 대해 홍보하기 시작했습니다. 1908년엔 국제채식연합(International Vegetarian Union)이 만들어졌고 세계 최초로 파리에서 세계채식주의자 대회가 열려 국제운동을 전개했습니다.
채식주의는 철학적, 역사적, 사회적으로 깊은 뿌리를 가진 정신적, 영성적, 정서적 수련으로 행해져 왔으며 최근엔 여기에 가축생산에 소요되는 비용, 환경적 폐해, 비만 등의 여러 이유가 더해져 채식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그 종류도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 채식주의의 종류
채식주의라 하더라도 육식을 어느 정도 선까지 하느냐에 따라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 세미(Semi) : 붉은 고기류는 먹지 않지만 닭고기와 생선, 달걀, 우유 등을 먹는 채식주의자.
- 페스코(Pesco) : 소나 돼지, 닭 등 육식은 하지 않지만 생선, 달걀, 유제품 등은 먹는 채식주의자.
- 락토오보(Lacto-Ovo) : 붉은 고기, 조류는 물론 생선도 먹지 않지만 달걀과 유제품은 먹는 채식주의자.
- 락토(Lacto) : 육류는 붉은 고기든 닭고기와 같은 조류든 먹지 않으며 달걀도 먹지 않지만 유제품은 먹는 채식주의자.
- 비건(Vegan) : 모든 육식은 물론 유제품, 달걀 등 동물에서 유래된 모든 음식과 제품을 배제하고 순식물성 식사를 하는 채식주의자.
- 프루츠(fruit) : 식물이 살아가는 근간이 되는 뿌리나 줄기를 먹지 않고 열매, 잎, 곡식 등 식물에 해를 끼치지 않는 행위를 통해 얻는 식물성 식품만 먹는 채식주의자.
- 생채식(Raw) : 채식을 하되 일체의 익힌 것이나 열을 가한 것을 먹지 않고 생것을 그대로 먹거나 가공해 먹는 채식주의자.
- 청구채식(Buddhist) : 비건이면서 즉, 순식물성 위주의 식사를 하되 양파, 마늘, 부추, 달래, 파 등의 오신채를 철저히 피하는 채식주의자.
이렇듯 다양한 유형의 채식이 존재하는데 국제채식연합의 기준에서는 붉은 고기를 포함해 네 발 달린 짐승을 먹지 않는 것을 채식의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생명 살상이 없는 락토까지를 채식이라 하고 있습니다.
>> 채식의 좋은 점
최근 식약청이 성인남녀 6600명을 대상으로 식단과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채소를 골고루 먹는 사람들을 편식이 가장 심한 집단과 비교했을 때 복부비만 위험도는 42%, 대사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은 23%가 낮았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채소가 다량의 섬유질과 무기질, 비타민 등을 함유하고 있어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통념을 뒷받침합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비만, 대장암 등 현대인에게 문제가 되는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에는 채식 위주의 식사가 큰 도움을 줍니다. 육식을 통해 섭취하게 되는 포화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채소에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채식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는 위의 사례 외에도 많습니다. 지난 2006년 미국 버나드 박사 연구팀에 의하면 채식이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비만 방지와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근거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콩과 토마토, 굴 등과 같은 음식은 전립선암의 발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 현명한 채식
그러나 무작정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채식만을 고집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평소 고기와 생선을 자주 먹던 사람이 갑자기 채식으로 전환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 등 잔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단백질 섭취가 줄면 체내에 있는 단백질을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근육 감소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신체 발달에 필수적인 비타민 D와 B의 결핍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비타민 D는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B는 몸속 대사과정을 돕는 작용을 하는데 이들의 체내 합성 능력이 떨어지면 골연화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콩이나 참깨, 검정깨, 잣, 땅콩 등의 견과류와 콩고기, 두부쿠키 등 다양한 식단을 통해 적절한 영양 균형을 꾀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육식을 즐기던 사람이 급작스럽게 채식으로 변화해 지나치게 채식만을 고집하다보면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자신의 몸 상태와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채식을 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전문점이 생겨나 식물성 재료를 이용한 짜장면, 깐풍기, 콩불고기, 콩버거 등 다양한 음식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육식을 하지 않되 다양한 유형의 음식을 단조롭지 않게 즐기면서 건강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 역사 속 채식주의자들의 말, 말, 말!
-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 : “자연이 포만감을 주는 소박한 음식을 충분히 주지 않는가? 만일 당신이 소박한 것들에 만족할 수 없다면 플라티나(최초의 요리책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인물)나 식도락가들을 위해 글을 쓴 다른 작가들처럼, 소박한 것들을 섞은 복합물을 무한히 만들어 낼 수 없을까?”
- 레오 톨스토이(1828~1910) : “사람은 먹기 위해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건강할 수 있다. 따라서 만일 고기를 먹는다면 그 사람은 오로지 자신의 식욕을 위해 동물의 생명을 빼앗는 데 참여하는 것이다.”
- 알버트 아이슈타인(1879~1955) : “채식주의자들의 목표에 심미적, 도덕적 이유로 동의하는 것과는 별개로 사람의 체질에 미치는 순수한 물리적 영향으로 봤을 때 채식하는 삶은 많은 인류에게 가장 이로운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 프란츠 카프카(1883~1924) : “이제 나는 너를 평화롭게 볼 수 있구나. 나는 너를 더 이상 먹지 않으니.”
※ 참고사이트·문헌
- 현대 채식주의의 기원(THE ORGINS OF MODERN VEGETARIANISM) Paul R. Amato, Sonia A. Patridge 지음 / 이경재 번역문
- 나에게 맞는 채식 유형 고르기 / 레이디경향
- 카인즈 (http://www.kinds.or.kr)
- 네이버 백과사전, 지식사전
- 국가지식포털 객원기자 이동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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