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복잡한 수산물 유통구조를 대폭 축소하고, 경매 중심의 도매시장 거래제도를 개선해 수산물 유통비용을 현재보다 10% 가량 줄일 방침이다.
다소 비위생적인 수산물 유통시설 환경도 개선해 소비자에게 위생적이고 안전한 수산물을 공급하고, 방사능 오염 등 유해 수산물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수산물 원산지 표시 제도도 강화한다.
또한 현재 현대화 사업이 진행 중인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관광 및 외식사업 복합단지로 조성하고, 부산 자갈치시장도 부산공동어시장과 연계해 관광 기능을 강화한 다기능 수산시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10일 서울시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13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대책은 지난 5월 발표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에 이은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 시리즈다.
특히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단기적인 물가안정 대책 보다는 복잡한 유통구조·유통비용 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적 대책이다.
우선 정부는 수산물 유통비용의 거품을 확 빼기로 했다. 연근해산·양식산·원양산 등 생산지 품목별 유통 특성에 꼭 맞는 유통경로를 만들어 유통구조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연근해산 수산물의 경우 산지에서 소비자 식탁까지 오르는 새로운 4단계형 유통경로를 만들기로 했다. 산지에 거점유통센터(FPC)를 확충해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지에는 분산물류센터를 도입해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유통경로 사이의 경쟁을 높인다.
앞으로 연근해산 수산물은 생산자(어민)→산지거점유통센터(FPC)→소비지분산물류센터→소매상 등의 유통경로를 거쳐 보다 싼 가격에 국민들의 식탁에 오르게 된다.
양식 수산물은 활어 전문물류센터 등 새로운 거래환경을 조성해 기존 도매시장 등과 가격경쟁을 촉진한다. 원양산은 도매시장 반입물량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가격결정 시스템을 구축해 가격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유통비용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던 수산물 도매시장 거래제도도 대폭 개선한다. 정가·수의매매를 확대하고, 수산물 도매시장법인이 가공·저장·물류 등으로 사업범위를 넓혀 대형유통업체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준다.
도매시장 현대화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현재 하루 3만명이 이용하는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의 경우 2015년까지 선진유통시설 건립을 위한 1단계 현대화 사업을 마무리하고, 관광과 외식산업을 연계한 '수산물 복합공간단지'로 조성하기 위한 2단계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공동어시장은 사업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인근 자갈치시장과 연계해 관광 등을 포함한 다기능 수산시장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유통비용 절감에 가장 효과적인 수산물 직거래도 확대한다. 지역 특산물과 연계한 로컬푸드형 직매장을 늘리고, 수산물 사이버 직매장도 개설한다. 내년부터는 산지에서 수산물을 직접 구매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업체에 정책자금도 융자 지원하기로 했다.
국민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수산물 위생·물류 환경도 개선한다. 위판장 위생관리기준을 마련해 거점 위판장을 중심으로 위생수준을 높이고, 저온 유통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방사능 오염 등 유해 수산물의 유통을 막기 위한 수산물 원산지 표시 지도·단속을 강화하고, 수산물 이력제 참여 업체와 이력제 품목을 확대한다.
수산물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고등어 등 주요 수산물의 정부 비축물량을 현행 1만4000톤에서 오는 2017년까지 2만8000톤으로 2배 확대하기로 했다. 비축물량은 전통시장 등에 직접 판매해 수산물 가격 안정에 쓰인다.
해양수산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새로운 유통경로를 만들고, 도매시장 운영을 개선할 경우 수산물 유통비용이 현재보다 10% 가량 싸질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9.2%에 달하는 수산물 가격변동률도 정부의 비축물량 확대 등의 효과로 7.5% 수준까지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경우 유통비용은 10% 가량 절감되며, 가격결정의 투명성도 확보된다"며 "열악한 위생·물류환경이 개선되고 원산지 표시관리가 강화돼 소비자들에게 보다 위생적이고 신선한 수산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