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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글 스크랩 [영화평론] 데저트 플라워 (Desert Flower, 사막의 꽃)
두메솔 추천 0 조회 933 10.09.14 00:24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영화평론] 데저트 플라워 (Desert Flower, 사막의 꽃)

두메솔 이재관

 

일반적으로 페미니즘 영화라고 하면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 불평등 착취, 참정권 같은 거창한 주제가 되기 십상이다. 이 영화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일찍이 슈바이처 박사가 말한 “생명에 대한 경외심”이라고 할까, 이 영화의 주제는 “여성 그 자체”이며, 인간의 생명을 잉태하고 보호하고 활력을 주는 고귀함과 존엄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와리스 디리(Waris Dirie)의 실화를 토대로 하여 만들어졌는데, 소말리아 말로 "와리스“는 “사막의 꽃”을 의미한다. 선인장처럼 가시가 있는 꽃이 아니라 인간 생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자비심과 활력을 상징하는 매우 고상하고 아름다운 꽃이다. 영화에서는 리야 카베데(Liya Kebede)가 와리스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나이 차이는 많지만 많이 닮았다.(사진 참조... 두 사람 다 예쁘다!! 우측 실제인물이 배우보다 더 예쁘다!!)

 

 

 

와리스는 소말리아의 유목민 부락에서 태어나 세계적인 패션모델이 되었다. 그녀는 3살 때 무지한 관습에 따라 죽음 같은 여성할례를 받았으며 어린 동생들과 황량한 들판에서 염소 떼를 돌봤고 돈 때문에 13살 때 1부 다처 강제결혼을 해야 했으나 고향을 탈출한다. 신발도 없이 험한 산을 넘고 사막을 건너 수도 모가디슈로 간다. 거기서 할머니의 도움으로 영국 런던 행 비행기를 탄다. 런던의 소말리아 대사관 가정부로 일하는 중 고국의 내전으로 귀국명령이 내려졌지만 혼자 런던에 남아 노숙자 신세가 된다. 초면의 마릴린(샐리 호킨스)에게 무작정 매달려 하룻밤 도움을 받고 패스트푸드점 청소부가 되고 거기서 사진작가의 눈에 띄어 패션모델이 된다. 모델 생활은 화려했으나 이면에는 말 못할 고생과 아픔이 따라다닌다. 어느 날 와리스는 용감하게 패션잡지 기자에게 여성할례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이 영화는 기기묘묘하게 꼬이는 스토리 기법도 미스터리도 없고 폭력, 섹스, 음악, 경치, 톱스타 출연 여부 등 모든 면에서 별로 특별하지 못하다. 그러나 상영시간 127분간 한 시도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강한 호소력으로 사로잡는 포인트는 바로 주인공 와리스의 묘한 매력 때문이다. 아래와 같은 도식으로 와리스가 주는 매력의 성분을 분석해보자.

 

 

무지

전통, 관습

명예, 득실

우정, 사랑

?

생명, 활력

자비, 이해심

  (기피하는 가치관)                   (통상적인 표면적 주제)                  (이 영화의 포인트)

 

 

와리스의 표정과 말과 움직임에서 생명, 활력, 자비와 이해심이 상대적으로 너무 크게 부각되기 때문에 명예, 이해득실, 심지어는 우정과 사랑까지 와리스에게 압도당하는 형편이고 저 멀리 좌측 박스의 정반대 속성들(무지, 전통 등)은 와리스 앞에서 숨도 쉬지 못한다. 위대한 승리다. 그 갈망이 우리 마음속에도 잠재하여 있었던 것이다. 화면을 보자.

 

         영화의 첫 장면이다. 소녀 와리스가 거친 들판에서 새끼 염소를 안고 있다. 발아래는 사고로 죽은 염소가 놓여 있다.

         새끼 염소는 무탈하다. 생명이다.

 

 

           신발도 없이 거친 사막을 횡단한다. 그 활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근성 있는 식물처럼 그녀는 어디를 가든 정착하고 살아남고 주변을 위로한다.

 

 

          와리스는 감정을 잘 통제한다. 아무리 어이없는 일을 당해도 마치 남의 일을 보듯 담담하니 놀랍고 아름답다.

          그 여유는 물론 깊은 이해심에서 나온 것일 터, 오히려 상대방을 위로하는 표정이다. 모델로 발탁된 것이 단순히

          미모와 행운 때문이었을까? 그녀의 당당한 표정은 결코 쉽지 않은 아름다움이리라.

 

 

                                                 끝으로, 인상적인 영화 포스터와 화려한 패션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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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9.14 10:10

    첫댓글 저는 영화를 잘 모르지만 연극과 음악이 결합되듯 영화의 서사가 시의 서정을 만나면 그 시너지 효과가 지대하다는 말을 익히 들었습니다. 좋은 평론 감사합니다. -은유와 몽타주의 수사적 효과를 중심으로-라는 부제에 <시와 영화의 방법론적 상관성 연구>라는 본제로 아들이 학위를 받았거든요. 시와 영화의 접목, 광고미디어의 획기적 발전에 연구의 목표를 건 듯 합니다. 이시인님 이따금 영화평론 많이 부탁드립니다.

  • 작성자 10.09.14 09:48

    아드님 전공이 참 좋습니다. 반드시 대성하실 겁니다. 저는 영화 입장료가 반값이라 자주 가는 편입니다. 평론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지만 재미로 써봅니다. 감상문 플러스 알파를 해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 10.09.16 00:16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참으로 다 방면에서 활동을 하십니다 ㅎㅎㅎ 건강하소서

  • 10.09.18 22:30

    여름 휴가 때 명동 CGV에서 딸아이랑 인셉트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꿈속에 소재가 주는 상상력인데 즐겁게 본게 기억에 있습니다 또 보고 싶어지는데요..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시간되셔요..^^

  • 11.10.29 19:38

    딸아이와 아픈 마음으로 감상한 영화 입니다.스크렙 해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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