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서, 뒤돌아 서있는 것만으로 엄청난 존재감를 만들어 내는 이혜영을 보았고 그녀의 모든 말과 움직임은 압도적이었고, 등장한 모든 순간을 지배했으며 극을 보는 내내 '연기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정말 존재하는구나' 하며 감탄했습니다.
필자
배우 이혜영은 대한민국 대표 작가주의 감독이자 아버지 이만희와 연극에 몸담았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배우의 꿈을 갖게 되었고 성정여고를 졸업하고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을 통해서 1981년도에 데뷔하였습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눈에 띄는 외모와 목소리 그리고 신인답지않은 엄청난 연기력을 갖추고 있었기때문에 얼마되지 않아 톱스타 여배우 반열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고혹적인 분위기, 뛰어난 연기력, 압도적인 카리스마, 빼어난 몸매뿐만 아니라 연기력이 워낙에 출중하고 분위기도 독특하다 보니 데뷔 이래로 계속 또래 배우들과는 다르게 특이한 캐릭터들을 연기하면서 연기파 배우로 자리잡게 됩니다.
"세상에는 목소리로 연기를 다 하는 사람들이 몇 있다.
남자 배우 중에는 한석규가 있고, 많이 희화되긴 했어도 최민수 역시 대사 톤이 예사롭지 않다.
이혜영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이 여자, 천생 배우밖에는 할 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한다."
목소리가 똑부러지고 존재감이 강해서 한 번만 들으면 단번에 알 수 있으며 당시 배우들은 성우들이 영화 후시 녹음을 해주는게 흔했지만 이혜영은 워낙 연기력과 발성이 좋아 후시녹음도 본인이 직접 했는데, 특이하게도 1991년 SBS 방송국 개국 초기 메인 뉴스인 SBS뉴스쇼의 앵커를 맡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 영화 커리어도 레전드급이지만, 대부분의 2010년대의 젊은 층의 경우는 주로 드라마를 통해 그녀의 연기를 접하는 경우가 많으며 강렬하고 현대적인 이미지의 외모때문에 주로 섹시하고 당찬 여성을 연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젊은 시절에는 술집 여자부터 인기 연예인, 사업가, 푼수끼가 있는 아줌마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등 연기 폭도 매우 넓으며 젊은 시절과 중년이 된 지금의 외모를 비교해도 성숙해보이는 외모가 거의 변하지도 않았습니다.
"내 존재, 내가 존재하는 이유. 나는 내가 좋아서 배우를 했고, 뭘 보여주고 싶어서 했잖아. (웃음)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냥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연극적이라는 게, 어떤 척을 한다거나 거짓말을 한다거나, 그런 식의 표현으로 많이 쓰이잖아요. “연기하지 마, 거짓말하지 마” 그렇게. 그런 게 아니라 연극이라는 게 극대화된 감정의 표현이잖아요. 그야말로 자기를 표현하는. 그런 게 내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내가 매일 그 안에 들어가 있을 수는 없지만 한 번도 거기서 나를 떨어트려서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이혜영
이혜영은 극대화된 감정의 표현' '자기를 표현하는 것' 극대화되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표출하는 것이 연기이며 연기는 거짓이 아니라 극대화되게 감정을 표현하고 내가 느끼는 감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자기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성격을 예민하거나 신경질적이라고 바라보며, 특히 그것이 '여성' 배우였을 때, 연기는 잘할 수 있어도 감정을 드러내는 여배우의 실제 성격은 지나치게 감상적이며 이혜영을 다룬 뉴스 타이틀을 보면 '예민하고' '섹시하고' '카리스마 있으며' 라는 수식어와 함께 '센 언니'의 느낌의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이혜영은 자신에게 부여된 '카리스마' '예민함' '섹시'와 같은 수식어를 가뿐히 뛰어넘은 채, 좋은 배우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균형'과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더 나아가 좋은 배우는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인간'이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혜영의 아버지 이만희 감독 (1931~1975) 은
<7인의 여포로>라는 영화를 만들때 북한군을 용맹스럽고 인간적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에 의해 상영이 중지됐고 반공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는데 이후 영화는 <돌아온 여군>이라는 이름으로 개봉했는데, 편집과 촬영 작업을 다시 해야 했습니다.
한편 중정부에 끌려가서 곤역을 치르고 수감 됐는데 그때 가석방 된 죄수를 보고 영감이 떠올라 만든 영화가 바로 대한민국의 모던 시네마를 이끈 주요한 영화로 평가받는<만추>입니다.
이혜영은 이만희 감독을 어릴 때부터 존경했고 영화에 일생을 바치고 불꽃처럼 살다간 모습에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김승우의 승승장구'에서 이혜영이 증언한 바에 의하면 이만희 감독은 죽기 전에 자식들에게 "너희들에게 물려줄 게 없구나. 나에겐 내 이름 석 자와 내 작품들 뿐이야" 라는 말을 했고 딱 한 번 따라갔던 촬영 현장도 아직도 잊지 못하며 "살아계셨더라면 걸작 <만추>, <삼포가는 길>, <휴일>, <시장>, <귀로>와 불멸의 전쟁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 <군번없는 용사>, <싸리꼴의 신화>등의 생생한 촬영에피소드를 들었을 텐데요"하는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아버지의 연인인 문숙과는 어렸을 때부터 절친한 사이였습니다.
최민식과 한석규가 인터뷰에서 ‘만약 멜로극을 찍는다면?’이라는 질문을 받았을때 상대역으로 이혜영과 연기해보고 싶다고 뽑았습니다.
주요 출연작으로는
<겨울 나그네>(1986)
<뛰는 자 나는 자>(1986)
<성공시대>(1988)
<남부군>(1990)
<개벽>(1991)
<명자 아끼꼬 쏘냐>(1992)
<화엄경>(1993)
<피도 눈물도 없이>(2002)
<더 게임>(2008)
등이 있으며
1980년대의 젊은 시절에도 연기력은 매우 좋았지만, 당시의 시대상으로 3S 정책으로 인해서 에로 영화가 붐이였던 시대였기 때문에 주로 수위가 높은 노출 연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땡볕>(1985)
<여왕벌>(1986)
<티켓>(1986)
<사방지>(1988)
<위험한 향기>(1988)
이혜영은 80-90년 대에는 '팜므파탈'느낌의 '섹시한 여성',
2000년대에 들어서는 '카리스마 있는 엄마' '센 어머니'등이 주를 이뤘고
그녀가 맡은 캐릭터는 분명한 맥락과 배경이 있기보다는 이혜영의 강렬한 이미지만을 소비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도발적인 여자, 악녀, 또는 엄마. 이는 남성들이 그녀에게 기대하는 이미지였습니다.
이때문에 그녀는 한국 영화계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었고 1980년대 매체 인터뷰에서 “독재정권이 여배우를 창녀처럼 만들었다. 남성 중심의 사고 때문에 여배우들을 정당하고 진지하게 보는 풍토가 생기지 않는다”고 비판할만큼 여성인권과 성평등 문제에 대해 상당히 앞서있는 페미니스트였으며 여성들의 위상을 세울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혜영은 80년대-90년대 각종 연기상을 수상하며 뮤지컬, 연극, 드라마 등 다양한 활동을 했고 결혼과 출산 등의 이유로 활동이 꾸준히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2000년대 몇 개의 영화 및 드라마에 출현한 뒤, 2010년대 연극으로 다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연극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이혜영은 2018년 tvn 드라마 '마더'로 7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해 그녀의 엄청난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으며
<당신얼굴 앞에서>(2021)
<해피 뉴이어>(2021)
<앵커>(2022)
<탑>(2022)
<소설가의 영화>(2022)
<여행자의 필요>(2024)
등 홍상수 감독의 4편을 포함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당신얼굴 앞에서>로 22년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하면서 여전한 연기력을 증명햇습니다.
수상경력
제30회(1992) 대종상 영화제 여우조연상 - 명자 아끼꼬 쏘냐
제13회(1992)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 명자 아끼코 쏘냐
제25회(1989) 백상예술대상 영화 여자최우수연기상 - 성공시대
제24회(1988) 백상예술대상 인기상 - 거리의 악사
제22회(1986) 백상예술대상 영화 여자신인연기상 - 여왕벌
제25회(1986) 대종상 영화제 여우조연상 - 겨울 나그네
최근에 이혜영은 <파과>라는 작품에 출연했습니다.
이 작품은 전 세계 13개국 수출 및 뉴욕타임스 선정‘주목할 만한 책 100선’으로 선정된 한국 소설에 가장 강렬하게 새겨질 새로운 여성 서사를 탄생시킨 구병모 작가의 베스트셀러 <파과>를 바탕으로
제작된 느와르 액션 스릴러이며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破瓜란 한자어이기도 하고 破果로 쓰이기도 한다.
뒤엣 말은 흠집 난 과일이란 뜻이지만 앞의 한자는 다소 복잡하다.
여자가 처녀성을 잃는다는 뜻에서 파생돼 아예 16살 된 여자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노화와 쇠잔의 과정을 겪으며 조각은 새삼스레 ‘타인’의 눈 속에 둥지를 튼 공허를 발견하게 된다. 소멸의 한 지점을 향해 부지런히 허물어지고 있는 모든 것, 깨지고 상하고 뒤틀린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연민을 느끼며, 조각의 마음속에 어느새 지키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한다.
영화<파과>의 제목은 여주인공이 16살부터 청부살인을 시작한 킬러가 됐다는 의미이자 결국 60년을 넘긴, 은퇴 직전의 여성 킬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대한민국 여배우중에서 이런 역할을 맡을 배우는 이혜영 단 한 명이라고 생각되며 주름이 많은 얼굴인데도 그 주름이 매력있고 아름다운 그녀의 열정적인 행보에 커다란 응원과 박수를 보냅니다.
로더리고 영화 글 모음 1100
첫댓글 이혜영 배우 부친이 만추 감독이었군요 ㄷㄷㄷ
보여줄게 너무 많은 분인데 일찍 타계하셔서 아쉽습니다.
명품이죠
연극을 봤을때 목소리가 아직 선명히 들리는듯합니다.
와 어제 소설 읽으면서 누가 배역 맡을지 궁금했는데...
타이밍!
좋은글 감사합니다
힘이 되는 댓글주셔서 감사합니다 ^^
잘읽었어요ㅎㅎ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대단한 배우임에 틀림없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연기력과 매력이 상당히 덜 알려진 배우입니다. 감사합니다 ^^
포스가 후덜덜 하시죠...
파과 엄청 기대됩니다. 연출이 연기력을 못 따라갈 것 같은 느낌이지만요.
최근(?)에 카지노 라는 OTT에서 한국에서 온 엄청 돈 많은 갑부 여자 사장님(?)으로 나온 그 분 아닌가요?? 발성 톤이랑 연기가 대박이라고 생각했었는 데 눈빛이 그 분이 맞는 것 같아요. 전 그냥 조연이 연기되게 잘하시네 했는 데 알고보니 정말 대단한 배우셨네요.
네 맞아요 그 회장님
@Lew alcindor 연극 발성이라서 목소리 호불호는 있을텐데, 전 좋아해요. 쎈 캐릭터에는 김혜수님과 더불어 회강이죠.
와 길지만 안길게 느껴진 좋은 글이네요! 이혜영 배우의 포스와 발성은 명불허전
힘이 되는 댓글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