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제일고가 제11회 금강대기 전국 고교 축구대회 정상을 차지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 축구를 견인해 온 강릉 축구의 명성을 다시 확인시켜 강릉시내는 축제 분위기로 떠들썩 했다. 결승전 현장인 종합경기장에는 1만5000여명의 축구팬이 입장, 전·후반과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로 2시간여 혈투가 끝날때까지 쉼없이 열광적 에너지를 토해 냈다. 또 경기장 밖에는 모두 50여대의 선거연설차량이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입구를 점령, '금강대기 표심'얻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경기 오산고를 응원하기 위해 오산시 체육회 관계자들과 함께 대관령을 넘어온 김구환씨(오산시청 문화공보담당관실)는 "고교 축구대회를 축제로 만드는 도시는 강릉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중과 응원 열기에 혀를 내둘렀다. 김씨는 "이을용, 설기현, 정경호 선수가 강릉 출신이라는 것을 축구인들로부터 들었는데, 그런 스타들을 강릉에서 배출한 것이 우연이 아님을 오늘 확인했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금강대기 결승전은 경쟁과 화합이 절묘하게 엉킨 한편의 드라마였다. 선수들은 거친 호흡을 토해내며 한치도 양보없는 공방을 벌였고, 관중들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하고 하나가 됐다. 학생 응원단이 웃통을 벗어 던지며 파도타기 응원을 시작하면 동문과 시민들이 맞받아 거대한 인간 물결이 몇차례나 경기장을 돌았다. 재학생들이 응원가를 부르면 관중석에서도 박수와 합창이 터져 나오고 70대 노인들까지 흥에 겨워 어깨춤을 들썩거리는 축제 분위기가 2시간 내내 경기장을 지배했다. 재학생과 동문, 학부모, 오산시 축구협회 등 500여명이 대관령을 넘어와 원정 응원한 오산고 응원단에도 아낌없는 박수가 전해지고, 그들도 운동장을 도는 파도타기 응원에 기꺼이 동참했다.
금강대기를 품에 안은 선수들은 운동장 한가운데 센터서클에서 둥글게 원을 그린 뒤 큰절을 했다. 강릉축구의 쌍두마차인 강릉농공고 동문들도 인터넷 메시지를 통해 제일고 우승을 축하한 뒤 오는 6월3일 세계유산∼강릉단오제 정기전에서 다시 한번 강릉 축구의 저력을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염돈호 강릉제일고 총동창회장은 "오랜만에 홈에서 맛보는 우승이기에 동문들의 기쁨이 더한 것 같다"며 "산불피로에 지친 시민들에게 활력소가 되고, 단오제에 참여 에너지로 승화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장 밖은 1주일 앞으로 다가선 지방선거 열기로 달아 올랐다. 이날 종합경기장 주변에 달려온 각 후보들의 연설차량은 모두 50여대. 후보들은 운동원들을 줄지어 거느리고 경기시작 1시간 전부터 경기장 길목마다 장사진을 친 뒤 율동과 인사로 표심을 얻는데 바빴다. 금강대기 결승전 시간에 강릉을 방문한 열린우리당 김근태 최고위원은 당 후보들과 종합경기장을 방문, 장외에서 즉석 유세를 펼친 뒤 관중석을 돌면서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무소속 후보들도 앞 다퉈 경기장에 들어와 관중석에서 인사를 하고 경기를 직접 관전하는 등 강릉 축구 성원 대열에 동참했다. 일찌감치 경기장에 도착한 후보들은 "어느 문으로 관중들이 많이 들어가냐"고 관계자들에게 문의를 하는 등 자리잡기 경쟁도 치열했다. 시의원에 출마한 한 후보는 "합동 유세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대거 몰리는 금강대기 경기장이 중요한 득표마당이 됐다"며 "축구경기도 보고, 선거운동도 하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 참조 : 강원도민일보 최동열 기자님(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