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일 세계노동절, 없이있는마을 청년 유림 그리고 KSCF 첫 후속모임에 참여하셨던 대천님과 함께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대책마련 촉구 발언대회'에 다녀왔어요.
이날 행사는 정부와 국회에 신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지지, 응원하는 마음을 모으는 자리였는데요. 현장에는 전세사기 피해자와 시민사회단체 회원 뿐 아니라 노동자, 시민, 기자들 40여명이 함께해 정부와 국회에 사각지대 없는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노동절 집회로 인해 여기저기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오고, 빨간 두건을 두른 집회 참여자들이 우르르 몰려다녔지만... 청년들의 울분 섞인 목소리는 또렷이 들려왔어요.
"이중계약을 당해 계약한 집에 발도 못 들여보았어요"
"집주인이 위장이혼을 해서 법적으로 처벌할 방법이 없대요"
"기업 부실경영으로 인한 피해 2조원은 세금으로 구제하겠다면서.. 왜 청년과 서민들의 보증금 채권매입은 혈세낭비라는 거죠?"
"집은… 누군가에겐 투기의 대상이겠지만, 우리에겐 보금자리예요"
아쉽게도 행사장에 참여하신 피해당사자는 10명 남짓이었어요. 그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당사자들이 더 많이 참여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이내 '보증금까지 잃고 생활의 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피해당사자들을 이만큼 조직하는 것만 해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신 직접적인 피해당사자는 아니지만, 그들과 연대하기 위해 참여한 단체들이 참 많았어요. 행사의 사회는 20년간 철거민/노숙인/상가세입자 등 도시빈민들과 연대하는 운동을 이어온 '빈곤사회연대'의 활동가분이 맡아주셨고, 연대발언에는 청년 주거권 운동단체 '민달팽이유니온', 쫓겨나는 이들의 곁을 지키는 사회선교단체 '옥바라지선교센터' 그외에도 '민주노총 서울본부', '홈리스행동' 등에서 함께 해주셨어요.
고통 속에 있는 이들, 부당한 힘에 짓눌려 기운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곁'이 되어줄 사람들이 꼭 필요해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혼자가 아니라고, 우리 안에 생명의 씨앗이 있으니 함께 목소리 내보자고... 기운을 북돋아주는 연대의 손길들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연대의 손길은 우선 자신의 공동체 안에서 서로 환대하는 기운이 충만할 때, 억지스럽지 않게 흘러가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운동이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뚜렷한 '푯대' 과 더불어 그것을 함께 살아낼 '몸체'가 중요하겠구나 다시금 느끼는 시간이었어요. 우리 K도 하나님나라 운동의 몸체로서, 서로 사랑하는 관계를 통해 그분의 생기를 드러내는 그리스도의 몸 되면 좋겠다 소망하게 됩니다.
*시민대책위원회의 요구사항이 담긴 유인물 사진을 아래에 첨부해두었으니, 읽어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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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소식을 알리는 과정에서 다른 지체들의 때와 기운 살피지 못하고 홀로 들뜬 모습 돌아보게 되었어요.
함께 연대지기(나들지기)를 맡은 수연이와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고, 다른 동지들에게도 조금 당황스럽게 느껴졌을 것 같네요.
사실 제 가까운 사람이 전세사기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데요.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조급해졌던 것 같아요.
수연이에게는 따로 연락했는데, 동지들에게도 미안한 마음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