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가사/작가미상,혜완소장본
조석상대 옹가지 어제밤 꿈 가운데
만권서책 열람하니 수수께끼 한구절에
운자를 이용하여 글 한수를 지음이라
무슨말로 지어낼꼬 여러가지 생각못해
개 밖에 없는지라 보시는 이 웃으실듯
울기보다 나을거요
건곤이 조판 후에 만물이 부응하니
마굿간에 매인 말은 용마준마 이름지어
영감님네 호강 돕고
외양간에 매인 소는 농사짓기 책임이요
우리 안 도야지는 영감님네 생신준비
그나마 내 한몸은 책임도 가관이라
회면으로 다니면서 인분처리 내가하며
문간에서 잠을자고 바삭하면 高聲하고
손님오면 안내하고 도적오면 물어뜯고
도적지킴 책임이라
주인댁 가축 중에 내가 제일 寶貨건만
무정하신 주인께서 이런 사정 모르시네
일일마다 조석준비 굉장하다
생선 굽는 내음새며 불포 찌짐 내음새며
코구멍에 스며들제 황홀하기 그지없네
나도 좀 주려하나 이리저리 바라건만
조금도 아니 주네
넓고넓은 식당안에 진수성찬 차려놓고
일가족이 열좌하여 기룡지도 살펴보니
금주발에 옥사발에 선반주 후반주로
자작지급 마친 후에 마나님의 음성소리
먹고 남은 찌꺼기로 개도 좀 주려무나
이런 말삼 듣기로니 반갑기도 그지없어
부엌으로 녀어가서 날름날름 혀를내어
이렇게도 바랫건만 부엌댁 아줌마가
어름어름 만지더니 누룽지 숭늉 찌거기에
생선골통 곁들여서 조석상대 옹가지라
괘씸하고 섭섭하나 기갈이 감식으로
얼른뚝딱 핧아먹고 낭하에 홀로앉아
곰곰히 생각하니 탄식이 절로난다
조석상대 옹가지며 영결종천 홀가지를
나를두고 이름이라 비일비천 나의 몸도
이만큼 장성하니 수하는 들 길수인가
긴 한숨 절은 탄식 무궁하나
탄식한들 무엇하랴
다 쓸어 덥어놓고 광명천지 우주간에
유람이나 하여볼까
곱고도 고운 나의 모습 색갈좋고
태도있고 몸매도 아름답고
기이한 나의 얼굴 상하선녀 부럽잖고
귀연행동 할지라도 중매 설 이 뉘있으리
자유활동 놀아보세
벌판에 나아가서 허다 많은 남자들과
맞선을 본다하면 남자호색 만족할걸
연애 한번 걸어볼까 만수산천 구경하고
들판에 달려가니 이때가 어느때요
춘삼월 호시로다
버들에도 아기털 제비새끼 넘노는데
이화도화 만발하니 범나비 쌍쌍 호랑나비쌍쌍
너울너울 춤을추니 봄이왔네 봄이왔네
도지요요 봄이왔네
여광여취 나의 마음 안정할길 바이없어
이리뛰고 저리뛰고 멀리서 바라보니
영웅호걸 남자들이 떼를모아 오는구나
내 몸을 은신하고 차례차례 살펴보니
면면이 차등없이 기상이 탁월하고
체격이 준수하여 군자기품 늠름할사
사춘기가 되었은 즉
이런행동 할지라도 어느 누가 웃을소냐
급기야 일어서서 넓고 넓은 들복판에
우뚝솟은 뚝덤위에 펄쩍뛰어 올라서서
빨리오란 암호삼아 살랑살랑 꼬리치니
저 남자들 거동보소 안목이 현황하고
정신이 상쾌하여 서로다퉈 경주삼아
달음박질 다가올제 용문산 안개피듯
북한산 구름 모듯 일제히 다 모이니
원만하기 짝이 없네
첫인사를 하려니 인연일사 도리없어
서로보고 멍멍하니 그것이 인사로다
일면여구 다정하야 면면악수 길겨하고
기분좋은 내마음에 부귀공명 부럽잖고
이만하면 쾌재로세
다음으로 결혼문제 이문제를 어찌할고
골라잡아 할라하니 다같은 영웅호걸
놓치기도 아까울뿐 저 양반들 거동보소
장두싸움 일어나서 물고 뜯고 야단나니
살인나기 가에로다
곰곰히 생각끝에 전투지에 들어서서
여보시오 개선생님 내 말삼 좀 들으시오
내 한몸 희생하면 만사평난 되지않소
부디부디 안심하오
개명발달 이 시대에 일부종사 할턱없이
원만한 결혼식을 모조리 거행하며
대장부 소장부로 일생동락 하오리니
그쪽 이행 어떠리오
그제사 평화로운 면면이 곡에 쪼아
박수갈채 형용이라
즉시 단합되었으니 결혼택일 하사이다
월건은 모춘이요 일건은 상고하니
명일은 주당이요 모래는 희사리라
길일은 허다하나 오늘이 으뜸이라
음양상통 도라지라 차례차례 행사하니
부군도 흥성하다 남자가 되려한 뜻
만승천자 부러울까 석양황혼 스며드니
피차간 일반으로 기갈증이 드는구나
그제사 구처없이 후일로 기약하고
각기 귀가 하였도다
일야를 지난 후에 또다시 모여들제
매일같이 그 행사가 십여일 경과하니
건강한 내 신체도 쇠약하여
여보시오 남자분들 이제그만 귀가하오
내 몸이 괴로웁고 厭食症인듯 하니
이것 분명 포태로다
수삭이 지나가며 금동옥녀 생할지니
부풍모습 분간하여 수사 각각 찾아가오
저 남자들 거동보소 묵묵부언 돌아서서
지남지북 흩어지네
뒷모습을 바라보니 시원하고 섭섭하다
양지 족한곳에 누웠다가 한숨 자다
두중한 내 신체로 그럭저럭 지내다가
이삼삭 미만간에 복통이 부단터니
파산이 되는구나 금동옥녀 다남매가
줄을 이어 나왔도다 기쁘고도 공생하여
혀로 살살 핧아주고 세어보니 십오남매 분명하다
남녀분간 하여보니 여자는 한개로다
나의 子福 만족하야 희열경새 그지없다
면면이 살펴보니 부풍모습 흡사로다
걸죽하신 주인댁이 산모대접 잘하시니
유도가 풍부할지 일취월장 되어가니
기쁘고 유관하여 나날이 나는 자정
새암 솟듯 하는구나
수명을랑 동방삭과 석숭왕께 복을 빌어
아나쩍쩍 얼럴사랑 일삭이 넘었으니
주인댁 친척집에 이집저집 안아가니
인간풍속 저러한가 할수없이 물러앉아
울어봐도 소용없고 수하무인 되였도다
불철주야 탄식으로 시일을 넘겼더니
조물의 시길런가 팔자가 그만이라
유월염천 삼복지절 홀가지가 닥쳐오네
다복한 내 자식을 지남지북 흩어져서
임종시탕 할리없고 각문중에 호걸남자
나의 부군 허다하여 헤아릴수 없건마는
아차 한번 이별후로 소식조차 묘연하니
나 죽은줄 어찌 알리 할일없고 할일 없다
인가풍속 법률대로 홀가지가 목에 걸려
에갱 깨갱 영결종천 오호통재 통재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