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수필문학회 정기 모임이 끝났을 때이다. 나는 카카오 톡을 이용하여 18명의 회원에게 사진을 보냈다. 모임에 참가한 분들의 사진이다. 자리가 불편해서 몇 장 찍지 못했지만 기념이 될 것으로 생각하여 보냈다.
"땡~~~~~~~큐"
"와 빠르네요. 고맙습니다."
일부 회원의 반응이다. 놀랍게도 말레이시아에서 회신이 왔다.
"즐거운 모임 소식, 잘 받았습니다. 여기는 말레시아 코타키나발루입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들 만드십시오^^"".
SNS(Social Networking System)의 위력을 실감한다.
"고 선생님!, 대난하십니다. 우리 모임이 인재를 얻었군. 혹시 카페 만드실 줄 아시면 ‘다움’에 카페 만드셔서 카페지기가 되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모임은 제85차입니다."
회를 운영하는 책임감 때문인지 회장은 뭔가 다르다. ‘징검다리 문학회’를 위해서 ‘카페를 만들자’고 제안하면서 이번 모임은 ‘84차’가 아니고 ‘85차’라고 지적한다.
‘징검다리 수필문학회’에 카페가 필요하다는 회장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모임을 알리는 것, 합평회를 운영하는 것, 회비의 수지사항, 모임에서 결정한 사항 등을 고지하고, 회원의 작품을 공유할 공간으로서 카페가 필요하다.
그러나 카페를 만들자는 의견에는 다소 부정적이다.
나는 이미 세 걔의 카페를 만들었다. 가장 먼저 만든 카페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고사리 동산’이다. 방과후강사를 할 때 만들었는데 회원이 30여명 정도 되지만 현재는 나 혼자만 사용하고 있다. 두 번째로 만든 카페는 ‘광주노회 남선교회 연합회’이다. 내가 회장의 임기를 마친 2014년 이후로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으며, 세 번째로 만든 카페는 시골 교회를 위해 만들었는데 아예 묵은 밭이 되고 말았다.
대신 내가 사용하고 있는 카페를 이용하자고 제안한다.
회장은 ‘10명 정도는 카페를 이용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 말은 옳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문자 메시지, 카카오 톡(talk)과 카카오 스토리(story) 그리고 카페(caffe) 등을 이용하여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우리는 문학을 하는 사람들이다. 옛날처럼 작품을 원고지 그대로 인쇄소로 넘길 수는 없다. 최소한 자기가 작성한 글을 인터넷에 탑재할 수는 있어야 한다. 이것은 문학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필수 소양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들 문명의 이기를 능숙하게 사용하도록 그 기능을 익힐 필요가 있다.
이번 모임을 알린 사무국장은 문자 메시지를 이용했다. 한 번만 보낸 것이 아니라 세 차례나 친절을 베풀었다. 보낼 때마다 문학하는 분답게 멋진 문장을 곁들였다. 짐작컨대 회원 모두를 그룹으로 묶어서 한꺼번에 발송했을 것이다. 편지를 보내는 것보다 간편하고, 전화를 걸어 날짜와 장소를 알리는 것보다 훨씬 쉽다.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은 핸드폰을 사용하는 분이라면 무조건 가능하다. 문자 메시지가 갖는 최대의 강점이다. 그러나 사용할 수 있는 문자의 양이 140자로 지극히 적다. 만약 작성하는 도중이라도 글자의 수가 이 보다 더 많아지는 순간 MMS(Multi Media Service)로 변경된다. 영문자로 140자이기 때문에 한글로는 띄어쓰기와 문자부호를 포함하여 70자에 불과하다
정보를 교환하는 이기로 문자 메시지보다 더 편리한 카카오 톡이 있다. 문자를 거의 무제한으로 작성할 수 있고 사진이나 동영상도 별 무리 없이 주고받을 수 있어서 그렇다. 여기에 그룹 채팅을 이용하면 여러 사람이 한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간단한 회의도 진행할 수도 있다. 이것은 대단한 장점이지만 다수의 사람이 사용하기 때문에 알림음이 수시로 울리는 단점이 있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관하기에는 카카오 스토리가 좋다. 사진 뿐 아니라 거기에 걸맞는 간단한 글을 삽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여기에 올린 글을 친구로 지정한 분과 공유하면 실시간으로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우수한 기능도 있다. 또 카카오 스토리에 올린 글에는 방문자들이 ‘좋아요.’ ‘멋져요’, ‘슬퍼요.’ 등 공감을 표현할 수 있고, 댓글을 올릴 수도 있으니 의사소통에도 효과적이다.
이런 장점으로 인하여 카카오 스토리는 시를 쓰기에 아주 좋른 기기이다. 그러나 수필을 쓰는 우리에게는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 그것은 오자를 수정하는 기능, 글의 일부를 복사하는 기능, 삭제하는 기능 등 편집 기능이 취약한 것이다. 자판의 크기가 작고, 수효도 적어서 타자하기에도 불편하다.
수필을 쓰기에는 카페가 제격이다. 카페는 핸드폰으로도 글을 올리고 삭제하는 기능이 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한 글을 첨부 파일로 올리거나 카페에 직접 올릴 수도 있다. 방문자들이 댓글을 달아 공유할 수도 있다.
카페에는 카카오 스토리에 없는 메뉴를 만드는 기능, 문서를 빠르게 검색하는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이 있다. 카페에는 문서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스크랩 기능도 있는데, 예를 들어 공모전 소식을 스크랩하여 징검다리 카페로 옮겨 놓으면 회원들이 이것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 편리한 기능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나의 카페 ‘고사리 동산’의 메뉴 몇 개를 변경했다. ‘징검다리 수필문학회’라는 그룹 아래 네 개의 메뉴를 만들었는데, ‘카페를 만들자.’는 회장의 뜻을 온전히 받들지 못한 사정을 너그럽게 이해하기 바라며 간략하게 소개한다.
‘징검다리 사랑방’은 ‘징검다리 수필문학회 회원의 사랑방’이다. 문학회의 공지사항, 회원의 수다, 출간 소식, 애경사 등을 탑재한다.
‘징검다리 작품방’은 ‘회원의 작품을 탑재하여 소통하는 공간’이다. 합평회 원고, 징검다리 문집 원고, 회원의 습작품 등을 탑재한다.
‘징검다리 자료실’은 ‘징검다리 관련 자료’ 곧 회원 및 임원 명단, 회원의 프로필, 회의자료, 행사 자료, 회비의 내역 등을 탑재한다. 회원의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읽기 권한을 신분이 확실한 정회원으로 제한한다.
‘징검다리 역사관’은 ‘징검다리 수필문학회의 역사적 자료’ 즉 징검다리 수필문학회의 정기총회 자료 중에서 정심문학상 수상자 혹은 회원의 수상 기록, 징검다리 문학회가 발간한 수필 문집, 역대 회장, 예산결산 자료 등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자료만 엄선에서 탑재한다.
이상 카페지기로서 나는 카페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회원 및 메뉴를 관리하는 두 가지의 업무를 지원한다. 그리고 회장은 회의 운영 방침에 따라 메뉴별 담당자를 지정하고, 카페의 이용에 관해 몇 차례 교육할 필요도 있다.
이렇게 하여 이 카페가 징검다리 수필문학회의 발전을 기원하는 회장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다소라도 공헌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