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자 : 2007. 1. 27(일)
2.
장소/시간 : 청계산
[청계산 입구(14:40) -> 삼거리(14:55)
-> 삼거리(15:10) -> 헬기장(15:20) -> 통신탑(15:30)
-> 응봉(15:40) -> 과천 문원동 도원농원(16:30) -> 과천 전철역(16:50)]
3.
동행 : 대식
4.
뒤풀이 : 응봉에서
커피 한잔
5.
산행일기
전날 밤부터 눈이 온다는 보도에 산행 일정을 잡지 못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날씨가 맑았다. 등산, 이천 온천, 동네
목욕탕 등 여러 계획을 고려하다 동네 목욕탕에서 목욕을 한 후 오후 2시부터 청계산을 오르기로 결정했다. 오랜만에 아들과 목욕을 했다. 명동이가 육체적으로는 많이 커가고
있으나, 정신적으로는 아직 성장속도가 더딘 것 같다. 사물에
대한 깊은 관심과 자기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하는 능력도 부족하다. 아빠의 관심과 대화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대식이 2시에 집으로 오고 명동엄마가 청계산 입구까지 차로 데려다 주었다. 늘
한결 같은 집사람이 좋다. 오전에 눈발이 약간 흩날려 산등성이에는 잔설이 남아 있었으나 먼저 간 등산객의
발걸음에 등산로의 눈은 벌써 녹아 있었다. 아쉽다 지난 겨울에는 눈이 내린 길을, 가끔은 눈을 맞으며 산행한 날이 꽤 있었는데 올해는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오늘 등산로는 다른 때 같았으면 청계사 입구에서 좌측으로 난 짧고 평이한 코스를 잡는 것이 정상이나 그러면 너무 짧은 코스가 될 것
같아 우측으로 해서 절고개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청계사 뒤쪽을 다시 걷는 코스로 잡았다. 길도 험해지고
시간도 약 30분 정도 더 걷게 된다. 대식은 그래도 초반
오르막을 넘어서서는 코스가 평이하다고 좋아한다. 미리 더 편한 코스가 있다고 이야기 했으면 청계사 좌측
코스로 가자고 했을 텐테.
청계사에서 응봉으로 가는 코스는 지극히 평이하다. 등산이라기 보다는 산보
정도로 정상 앞 오르막을 제외하고는 거의 평지 수준이다. 약간의 눈에도 설경이 근사하다. 오른쪽으로 서울대공원, 서울랜드의 시설물과 호수들이 눈에 들어온다. 눈이 조금 더 내렸다면 더 멋졌을 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은 보여도 응봉으로 가는 사람은 우리 외에는 없다. 여러 번 드는 생각이지만 대중교통이 등산코스에
주는 영향, 특히 출발지(들머리)의 영향은 크다. 지금 청계산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은 과천에서 전철이나
마을버스를 이용해서 등산길을 잡은 사람들이겠지. 인덕원에서 30분에
한 번씩 오는 마을버스 타고 청계산 초입에 내려 30분 이상 아스팔트 길을 올라 청계산에 오르는 것은
웬만한 정성이 아니면 어렵다. 생각해보면 백운산, 바라산에
등산객이 적은 이유는 대중교통의 불편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알게 되면 근교에 이렇게 멋진 산을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판교가 완공되면 이 두 산의 위력이 펼쳐질 것이다.
응봉에 도착하여 커피 한 잔 마시고 문원동 길로 하산한다. 일전에 회사에서
올랐던 길인데 5년 전 일이라 전혀 새로운 길이다. 하산
길은 초입에 짧은 로프길이 존재하지만 대체로 동네 뒷산 같이 평이하다. 약수터 체육공원을 거쳐 도원농원에
닿는다. 회사 등산 시 보신탕을 먹었던 곳이다. 성우가 보신탕
한 번 하자 하니 후보지 중 하나로 생각해 두자. 도원농원에서 과천전철역 까지는 20분 거리로 늘 보아오던 과천의 도로 이면에 이 같은 연립주택 단지가 있었다는 것이 이채롭다. 하산을 완료하니 막걸리 한잔이 생각났지만 대식의 적극적 호응이 없어 집으로 오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